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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직구 금지' 사태에 인증제도 혼란…중국과 상호인증 추진해야

기사입력 : 2024년05월21일 14:14

최종수정 : 2024년05월21일 14:14

'해외직구 인증 의무화' 파동 지속…정부, 사흘 만에 철회
인증 필요성 대두…유해물질 포함한 중국 제품 다수 검출
선진국, 'MRA'로 상호인증 체계 구축…한국은 캐나다뿐
국표원 "정교한 작업 필요…국가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최근 불거진 '해외직구 인증 의무화' 사태로 인한 후폭풍이 여전하다.

정부는 안전 관리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 안전을 위해 인증을 의무화하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나, 제도와 여론 수렴 등이 부실한 상황에서 섣부른 행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 타국과의 상호인증 체계가 전무한 상황으로, 소비자 혼란과 불편 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섣불렀지만 '인증제' 필요성은 커…발암물질 포함된 중국산 제품 다수

정부는 지난 1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고, 안전성 조사 결과 실제로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에 한해서만 반입을 제한할 뿐 해외직구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16일 해외직구 제품에 국가인증통합마크(KC) 인증을 의무화하겠다는 '소비자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했던 바 있다. 이후 손품을 팔아 싼 값에 물건을 사려는 소비자의 노력을 차단하고, 다양한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국민 반발이 거세지자 사흘 만에 이를 철회했다.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자료=국무조정실] 2024.05.16 jsh@newspim.com

이는 대통령실의 사과로도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20일 사과문을 통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고, 정책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점 등 전반적으로 섣불렀음을 인정했다. 이날 성태윤 정책실장은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부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정책을 추진하며 거센 비판을 맞닥뜨렸지만, 이번 정책의 핵심은 '국민 안전'에 있다. 이 안전을 지키기 위한 통과선이자 저지선이 정부가 제시한 KC 인증이다. 정부는 최근 중국 해외직구 물품들에서 유해 성분이 다수 검출된 사례들을 계기로 정책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관세청이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초저가로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 252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이 중 38종(15%)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최대 3026배 초과하는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 또 이달 서울시는 알리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장신구 2종에서 기준치의 최대 270배에 달하는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진=서울시]

현재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물품들은 중국 내에서 어떤 인증을 적용 받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국은 우리의 KC 인증처럼 CCC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자국 내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한한 의무일 뿐 한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알리 등 중국 해외직구 플랫폼에서는 CCC 인증을 받았음을 홍보하는 제품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국가기술표준원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도 '수출용' 제품을 만들 때는 관련 한국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중국도 한국에 파는 물건을 자국에서 어느 정도로 관리하는지는 모르는 상황"이라며 "알리 등 중국 플랫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앞으로 협력을 통해 알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암물질이 포함된 중국산 제품들이 판매대에 올라도 소비자들로서는 '인증'이란 최소한의 여과장치가 없어 이를 거를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우려해 KC 인증을 의무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탓에 결과적으로 큰 사회적인 혼란만을 불러일으켰다.

◆ 상호인증 체계 구축해 소비자 편의 늘려야…선진국은 품질 인증 공유

이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상호인증 체계를 구축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방안으로 지목된다. 우선 중국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이 자국에서 어떤 인증을 받았는지 표기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인증이 KC 인증에 준하는 수준이 아닐지라도 소비자에게는 최소한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기적으로는 양국 간 상호인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상호인정협정(MRA)'을 통해 양국 간 직구 시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MRA는 국가 간 시험·인증체계 등을 상호 인정해 중복 없이 한 번의 시험만으로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시험 결과를 상호 인정하는 1단계와 인증 결과를 상호 인정하는 2단계로 구분한다.

이를 통해 선진국들은 ▲미국 UL 인증 ▲일본 PSE 인증 ▲유럽연합(EU) CE 인증 등 자국의 품질 인증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 판매 기업들은 이중 인증으로 소요되는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제품 안전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네이버]

다만 우리나라의 KC 인증은 아직 주요국들과 MRA 2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양국 간 상호인증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MRA 2단계가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와 MRA 2단계를 체결한 국가는 캐나다 1곳뿐으로, 미국·영국·베트남 등과는 1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상호인증 체계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국가 간 협정과 조약 등 세부적인 근거들이 필요해 구축에는 상당 시일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근거들을 제정하는 것과 더불어 상대국의 인증 체계를 숙지하고 상호 기준을 맞추는 데에도 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국표원의 한 관계자는 "세계무역기구(WTO)와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정신이 상호인증까지 나아가는 취지인 것은 맞지만, 국가 개별적으로는 굉장히 정교하고 세부적인 조약들을 맺어야 한다"며 "서로 자국의 인증 체계에 대해 알려주고, 기준점을 맞추며 조율하는 일 등은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전했다. 

r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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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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