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감성어사전 [ 4. 우리우리 설날은]

기사입력 : 2024년02월07일 14:00

최종수정 : 2024년02월07일 14:02

김이 모락모락 피는 떡방앗간 풍경 그리워
까치들의 설날보다 우리우리 설날이 행복해야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는 설날에 더 잘 어울린다. 음력으로 섣달그믐밤을 지나 새아침이 밝아야 비로소 한 살 더 먹은 느낌이다. 그 중심에 떡국이 있다. 조선시대 홍석모가 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떡국을 '백탕(白湯)' 혹은 '병탕(餠湯)'이라고 썼다. 겉모양이 희다고 하여 '백탕'이라 했으며, 떡을 넣고 끓인 탕이라 하여 '병탕'이라 했다.

[서울 = 뉴스핌] 고향집에 걸려 있는 박아지. [사진 =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2.07 oks34@newspim.com

어린 시절 설 명절을 앞둔 동네 떡방앗간은 그야말로 문전성시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가래떡이 기계에서 쭉쭉 빠져나오면 방앗간 주인이 일정한 크기로 잘라 찬물에 담갔다가 재빨리 꺼내서 함지박에 정렬한다. 어쩌다가 긴 가래떡을 얻는 횡재를 하기도 했다.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가래떡을 오래오래 음미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서울=뉴스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귀성행렬. 최지환 기자. choipix16@newspim.com

설명절을 지내기 위해서 귀성길에 오르는 건 고난의 행군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설날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서울역 앞에서 밤을 새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 어느 해엔 귀성표를 구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압사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향가는 길이 하루반나절이 걸린다 해도 고향집 앞마당에서 자식들을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 생각에 고단한 줄 모르고 만원기차에 몸을 실었다.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 김종길 '설날 아침에'.

[서울 = 뉴스핌] 고향집 장독대. [사진 =양재명 작가 제공] 2024.02.07 oks34@newspim.com

수 많은 시인들이 설날 아침을 노래했지만 아직까지 김종길의 그것을 능가하는 따스함을 가진 시는 보기 힘들다. 반칠환은 '새해 첫 기적'이라는 시에서 어떤 경지를 펼쳐 보인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거북이는 걸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굼벵이는 굴렀는데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그런 새해 아침에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느새 집안은 맛있는 냄새와 함박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그리고 어김없이 생각나는 노래도 있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동요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설날 연휴에 고향을 찾기 보다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설날을 외롭게 보내는 사람들도 차츰 늘어난다.

[서울 = 뉴스핌] 고향집 마당에 걸린 솥에서 떡국이 익고 있다. [사진 = 양재명 작가 제공] 2024.02.07 oks34@newspim.com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곽재구 '사평역에서' 중에서.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던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이제는 유명가수가 된 진성(본명 진성철)이 부른 '안동역에서'의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이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고향집에 계신 어머니가 시나 노래 속의 주인공처럼 하염없이 자식을 기다리는 설날은 아무래도 너무 쓸쓸하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 파기환송' 향후 재판 절차는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다시 받게 되면서 향후 절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는 1일 오후 3시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10(파기환송)대 2(상고기각) 의견으로 이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이 소송기록을 서울고법으로 송부하면 배당 절차가 진행된다. 단 기존 2심을 진행한 재판부는 배당에서 제외되며, 재판부 배당 후 본격적인 심리가 재개된다. 재판부 배당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식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이번 사건은 대법원이 원심의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환송한 사건이다. 대법원판결은 기속력(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뒤집을만한 중대한 증거가 새롭게 제기되지 않는 이상 파기환송심은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라 심리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1심은 이 후보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파기환송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사자는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이 후보의 형이 확정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파기환송심 심리와 선고 자체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파기환송심이 선고를 단시간에 낸다고 해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온다면 이 후보가, 반대의 경우엔 검찰이 재상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상고이유서는 20일 안에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이 후보가 재상고를 결정하는 상황이 온다면 최소 20일은 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고려했을 땐 이 후보의 형 확정은 '6·3 조기대선' 전까지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이 후보에 대한 유죄 확정이 대선 이후로 넘어가고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헌법 제84조'에 대한 논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범위를 임기 도중 기소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당선 전 기소된 사안도 포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결국 이에 대한 해석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5-01 18:12
사진
과기부 "SKT 신규 모집 중단" 촉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SK텔레콤의 이용자 신규 모집이 전면 중단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SK텔레콤에 해킹사고 발생에 따른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보다 강도 높은 해결책 추진을 촉구했다. 먼저 국민이 상황을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일일 브리핑 등을 통해 현 상황을 국민 입장에서 쉽게 설명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토록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SKT 로밍센터에서 고객들이 유심교체를 위해 줄을 서 있다. 2025.04.28 choipix16@newspim.com 유심 교체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SK텔레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밝힌 일부 계층에 대한 유심보호서비스 일괄 적용 방안의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이번 해킹사고에 따른 이용자 피해발생 시 100% 보상을 책임지는 방안도 국민에게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설명토록 했다. 각계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보상 시 입증책임 완화 등을 검토하고, 이용자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해 이행토록 했다. 최근 SK텔레콤의 잦은 영업전산 장애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 장애 발생시 즉각적인 상황공유와 신속한 복구를 통해 번호이동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조치하도록 했다. 이달 초 연휴기간 출국자들이 공항에서 유심 교체를 위해 오래 대기하는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인력도 대폭 확대토록 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5-01 16:2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