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2023 100대 CEO] '글로벌 기업' 만든 흙수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기사입력 : 2023년12월11일 06:12

최종수정 : 2024년11월13일 08:27

외환위기로 실직 후 셀트리온 창업
바이오시밀러로 승승장구..합병 '승부수'
K-바이오, 사람에 대한 애정 남달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해당 기업 임직원은 물론 시장 투자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의 관심사다. CEO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의 활약상을 연중기획 시리즈로 연재한다.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방보경 기자 = 2023년 한국 바이오 업계의 큰 이슈 중 하나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었다. 두 회사의 합병에 관심이 높았던 것은 성사 여부와 함께 합병에 대한 배경, 그리고 그 그림을 그린 것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서 회장은 한차례 은퇴를 했다가 다시 복귀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합병=성공'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서 회장이 생각하는 셀트리온의 미래를 위한 첫 단추는 잘 꿴 셈이다. 이에 두 회사의 합병에 이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그리고 더 중요한 서 회장이 그리는 셀트리온의 비전이 성사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인간 서정진의 위기, 셀트리온이 시작됐다

셀트리온의 시작은 서 회장의 개인적 위기에서부터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서 회장은 이후 한국생산성본부, 대우자동차 등으로 회사를 옮겼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직장을 잃은 서 회장의 선택은 '바이오'였다.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믿은 서 회장은 대우자동차 출신 동료들과 함께 넥솔을 창업했다. 넥솔은 셀트리온의 전신이 되는 기업이다.

이후 서 회장은 셀트리온을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해외판매를 목적으로 설립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그는 바이오, 아니 국내 재계의 대표적인 '흙수저'로 유명하다. 유년 시절 당시 산림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그만둔 아버지와 함께 서울 구파발역 인근인 은평구 기자촌으로 상경했다. 이후 작은 연탄 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와 생계를 유지했다. 본인이 대학생이 됐을 때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밤에 택시 운전을 했다.

그런 성장 배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업을 하면서도 항상 절실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일단 부딪혀 보는 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많다. 창업 초기 서 회장은 무작정 미국을 건너가 저명한 바이오 분야 연구자들을 찾아다닌 끝에 벡스젠과 기술 제휴를 맺는데 성공했다. 벡스젠의 에이즈 백신을 한국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후 투자금을 끌어모아 인천 송도에 대규모 공장을 지었지만 공장 완공을 1년 남겨놓은 상태에서 에이즈 백신의 임상실험이 실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다행히 다국적제약사인 BMS와 의약품 위탁생산(CMO)계약을 체결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이후 위탁생산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셀트리온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자 서 회장의 관심은 지금의 셀트리온을 있게 한 바이오시밀러로 이어졌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은 동등하면서 가격은 낮은 의약품이지만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 난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분야다.

이런 이유로 주위에서 실패 확률이 높다며 말리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서 회장은 셀트리온 성장 무대라고 생각해 뜻을 꺾지 않았다. 이는 2012년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로 빛을 보게 된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을 바이오업계의 다크호스를 넘어 주목받는 업체로 성장시키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램시마는 유럽에서 56%, 미국에서 3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은 조 단위에 이른다.

이후에도 셀트리온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 등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세계적인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올라서게 됐다. 이후 서 회장은 2020년 헬스케어 등 다른 분야의 사업을 모색한다는 이유로 셀트리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 은퇴 후 복귀한 서정진, 합병 후 성과가 키워드

2023년, 은퇴 3년만에 서 회장이 복귀하면서 셀트리온은 다시 한번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서 회장은 복귀와 동시에 3사(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합병 계획을 본격화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은 신속하게 성사시켰고,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3사 합병에 대해 기본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체 사업 사이클이 일원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 이를 통한 시장 확장성 강화, 그리고 재무 투명성 등이다.

증시나 관련업계에서도 합병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제시한 내용 중 세번째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셀트리온, 그리고 서정진 회장에 대한 해묵은 논란(또는 오해) 때문이다. 셀트리온그룹의 경우 바이오 업계에서 보기 힘든, 개발·생산(셀트리온)과 국내 유통(셀트리온제약), 해외 유통(셀트리온헬스케어) 담당 기업이 따로 있다보니 분식회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서 회장 자신이 바이오 연구 등 관련 분야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업계에서 선입견을 가졌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이번 합병은 그룹의 재도약을 도모하는 동시에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그동안 해묵었던 논란 자체를 없애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런 취지가 성공적이려면 결국 합병 이후 성과가 좋아야 한다. 셀트리온은 3사 합병을 진행하며, 목표로 2030년까지 연매출 12조원 달성과 22개 제품 추가 개발을 선언했다.

◆ 'K-바이오와 사람에 대한 애정'…서정진 어록

서 회장은 셀트리온에 대한 높은 관심, 그리고 본인 자체의 성향, 직선적인 화법 등으로 인해 국내 대표적인 스타 경영자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많은 말이 관심을 받았고, 관점에 따라 상반된 평가를 받기도 한다.

다만 그가 말한 다수의 어록에는 '한국 바이오에 대한 애정', 그리고 '사람의 중요성'이라는 가치가 엿보인다. 다음은 서 회장의 대표적인 어록들이다.

"셀트리온은 10년 전 초기자금 50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어느덧 세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시장을 석권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앞으로도 한국경제 활력의 보람이자 희망이 되고 싶다. 바이오는 이제 반도체와 맞먹을 정도의 규모를 갖고 있어 많은 스타트업들이 희망을 품을 것이다." (2019년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

"셀트리온그룹은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가의 헬스케어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인류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기업을 만들어간다는 창업정신과 기업철학을 반드시 실현하겠다." (2019년 '비전 2030' 발표)

"한국의 가장 큰 자산은 한국인이다. 근면성실한 한국인의 장점을 살리면 제약바이오산업은 미래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2019년 기자간담회)

"성공의 필요조건이 전문성이라면 충분조건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관 뚜껑이 닫기 전까지 실패라는 건 없다. 성공하지 않았을 뿐이다. 실력이 있어도 똑똑한 척하지 않고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남의 장점을 칭찬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2017년 한양대 특강)

"똑똑한 사람은 혼자 '시작'할 수는 있지만 '마무리'는 못 한다. 마무리는 주위에 아군을 거느린 사람의 몫이다." (2011년 언론 인터뷰)

"학점·스펙쌓기보다 나를 따르는 친구 몇 명 있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능력과 실력만으로는 성공한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CEO로 거듭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2011년 건국대 특강)

jinebi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