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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 <14> 한국어와 중국어, 언어로 한중교류 새 길 모색, 박진영 서울시 국장(베이징 대외경무대 방문교수)

기사입력 : 2023년11월09일 16:51

최종수정 : 2023년11월30일 11:09

끝날 듯 하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던 2022년 1월. 중국으로의 발걸음은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그 시기에도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부터 자국민 보호를 위해 모든 입국자에게 3주간 강제 시설격리 조치를 시행 중이었고, 그로 인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지 21일 만에야 베이징 시내에 들어올 수 있었다.

나로서는 중국이라는 낯선 나라의 환경과 문화를 접하기 전 입국 과정이 꽤나 고단하고 길었던 만큼 중국과 중국인, 그리고 2년 동안 겪어낼 중국에서 나의 삶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은 더욱 커져갔다.

드디어 내가 몸담기로 약속된 북경(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교 교직원 숙소에 짐을 풀었지만 학교 외부로의 외출조차 쉽지 않았던 그때 오전에는 교내 어학 과정 수강을 오후에는 연구소(한중 경제문화교류센터)에 출근을 병행하면서 조금씩 중국 생활에 적응해 나갔다.

내가 소속된 북경 대외경제무역대학에는 역사가 60여년에 이르는 전통 있는 한국어학과(조선어학과)가 있었다. 모든 중국 대학에서 다루고 있는 전공학과가 아니어서 나에게 매우 의미있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한국어가 나름 친숙한 학교 분위기 탓에 여기에 근무하는 교수님들과도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박진영 서울시 국장(현 대외경제무역대학 방문교수)이  비즈니스 한국어 경연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또한 그러한 학교의 여건과 상황 덕분에 중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2022년 4월 어느날 북경 대외경제무역대학 한국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네이티브로서 특강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 서울시 공무원으로서 서울시에 대한 소개와 향후 한중 수교 활성화를 위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몇가지 아이디어도 제시하는 내용으로 채운 강의였다.

나의 특강 시간은 한국의 공무원이 강의자로 나선다는 것도 특별했지만, 동시에 '동시통역'을 공부하는 석사과정 학생들에게는 실전으로 접해보는 훈련의 기회이기도 했기에 어떠한 방식이 되었든 그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서 보람도 있었고 열의를 가지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중국 청년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며 새삼 감사했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중국 입성과 '한국어학과'와의 인연

1시간 30가량의 긴장되었던 강의를 무사히 마치고 한국어학과 주임교수이자 외국어학원 부원장을 맡고 계시는 중국인 교수님과 차담회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경 대외경제무역대학 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 있는 대학의 한국어학과 최근 상황에 대하여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한류가 유행하고 한중 관계가 급성장하던 시기에는 한국어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많아서 우수한 학생들도 많이 지망했고 취업도 잘되었는데 요즘 한국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아 한국어학과가 폐지된 곳도 있고 심지어 재학생들조차 다른 전공으로 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 담긴 상황 설명이 계속되었다.

짧은 대화였지만 무엇보다 나의 조국 한국으로서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중국 학생들의 존재가 매우 고맙고 귀중한 미래 자산인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고, 한편 내가 이 학생들을 도울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자리잡았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박진영 서울시 국장(현 대외경제무역대학 방문교수)이 비즈니스 한국어 경연대회 시상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그러던 즈음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중국에서 개최하는 '한국어 말하기대회' 예선 심사위원 위촉을 의뢰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 내에 그동안 수많은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한국에서도 영어 말하기대회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 경진대회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말하기대회라는 형식의 행사가 언어를 매개로 미래 양국의 교류를 이끌 인재들을 양성하고 격려하는 자리라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새삼 크게 깨닫게 되었다.

한국어학과와 한국어 경진대회라는 두가지 단어가 머리를 떠나지 않던 그 즈음, 베이징에 근무하는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 책임자와 친분이 생겼는데 대화 중에 말하기 대회 심사와 한국어학과 특강에 대한 경험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내가 가지고 있는 한국어학과 학생들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그분으로부터 놀랍게도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기존의 방식대로 한국어 전공자를 대상으로 말하기 대회를 하되, 시상품을 예전 처럼 상품이나 상금 같은 방식이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우수한 한국 기업에 취업할 기회를 약속하는 것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었다.

이 방식은 한중수교 30년 동안 시도되어 본 적이 없었던 형식이어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걱정과 불안은 있었지만 새로 추진하려는 방식이 나름 신선하고도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중국도 최근에는 경기둔화로 청년층의 취업난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분과의 만남 이후 한국어학과 교수님들 그리고 말하기대회를 주최하였던 경험이 있었던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기업에 있는 주재원 등 관계자 분들에게서도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계속 들어가며 행사 계획의 윤곽을 조금씩 잡아 나갔다.

청년취업 문제와 한국어 경진대회의 연계

우선 중국 학생들에게도 인지도가 높고 채용 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기업들의 후보 명단을 작성하고 신입직원 채용을 담당하는 인사책임자들의 연락처를 한국 상회 및 대사관 관계자 등을 통해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화학, 신한은행, 하나은행, 삼성, SK, CJ, 우리은행 등 기업들을 한곳 한곳 찾아다니며 중국 대학의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응원하고자 하는 대회의 취지와 그 학생들에게 채용 기회를 제공하는 대회의 차별성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안타깝게도 만났던 모든 분들이 대회의 취지에는 한마음으로 공감했지만, 한국어학과 출신 채용의 문제는 각 회사의 경영 상황과 인력 구조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불가피하게 참여가 어려운 사정이 많음을 알려주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이 주관한 비즈니스 한국어 경연대회 포스터.  2023.11.09 chk@newspim.com

 

부단히 노력을 기울여도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대회의 명분이 제아무리 좋은들 한국어 실력 외에 검증되지 않은 학생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었기에 그 후로도 애타는 기다림은 몇 주간 더 지속되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 덕분이었을까? 한국의 우수 대학 졸업생들도 취업하기 힘들다는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화학, 신한은행, 하나은행, 총 다섯 개 기업에서 최종적으로 행사 후원을 결정해 주었다.

특히 기업에서 신규직원 채용을 책임지는 인사책임자분들께서는 업무 특성상 누구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설득의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분들이 실무적으로 확신을 가진 다음에는 가장 주도적으로 회사 내 최종 법인장 의사 결정까지 성취를 해주어서 말하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지금도 이 대회에 대하여 가장 애정을 가지고 응원을 해주는 분들이 바로 이분들이기도 하다. 이번 기회에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와 함께 말하기대회의 취지를 누구보다 공감해주신 김진곤 주중한국문화원장께서 앞장서 기업설득과 행사 공간 후원 등을 도와주셨고 중국한국상회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기관 차원에서 후원 명칭 사용을 승인해 주심으로써 말하기대회의 공신력도 크게 높아졌다.

비즈니스 한국어 경진대회의 서막

고대하던 그 날, 2022년 7월 15일. 대회의 첫 공고가 나가던 순간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한국어학과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져줄까? 후원기업들에게 호기롭게 약속한 대로 정말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응모할까? 그동안 적지 않은 한국어 경진대회가 있어 왔지만 익숙한 기존의 방식과 달리 한국의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골자인 이번 말하기대회가 특별히 관심을 더 받을 수 있을까? 혹시 어려운 일을 벌여서 힘을 보태준 많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좋은 의도를 갖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늘 자신있게 일을 추진해오던 서울이 아닌 낯선 외국에서 도전한 일이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몰려 왔다.

하지만 한국어학과 졸업생들에게 인기 있는 SNS(위챗)에 대회공고가 나가자 단숨에 수천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실제 한국어학과 재학생과 졸업생 이외에도 한국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의 문의까지 폭주하기 시작했다.

중국 현지에서도 대학 졸업생 수에 비해 취업문이 좁아 대학원 진학이나 창업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사례가 상당수였기에 역시 한국이나 중국 가릴 것 없이 청년층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취업이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응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대회의 응모 방법과 심사는 비대면 방식으로 추진했다. 즉, 학생들은 주어진 주제에 대하여 5분 이내의 발표 동영상을 찍어 주최 측에 제출하면 이를 모아 심사위원들이 영상을 보고 심사와 채점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는데 공고 이후 최종적으로 전국 한국어학과 학생중 88명의 졸업 예정자들이 대회에 응모했고, 5개 각 회사별 응시자는 16~18명 수준이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박진영 서울시 국장(현 대외경제무역대학 방문교수)이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특강을 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예선심사는 베이징내 여러 대학의 한국어학과의 교수님들을 중심으로 심사위원회를 조직했고, 기본적인 한국어 표현 능력을 평가하는데 중점을 두고 심사를 진행했다.

대부분 한국어를 4년 이상 공부한 학생들로서 제출한 발표 영상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우수했기에 그 중 각 회사별로 10명씩 결선 심사 대상자로 추리는 심사과정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결선은 새로운 발표 주제를 부여했다. 각자가 응모한 회사에 대한 사전학습을 통해 회사의 성격과 경영 방향을 충분히 이해한 바탕 위에 자신이 이 회사에서 일할 경우 한중 관계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구술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다소 난해한 주제일 수 있었지만, 응시자 모두 여러 경로를 통해 성실히 목표한 회사의 비전과 사업방향, 사회적 책임 등 경영의 방향에 대하여 진지하게 학습하였고 자기만의 의미있는 포부와 계획들을 발표내용에 담아내었다.

이러한 내용들을 담은 5분짜리 동영상을 취합해 다섯 개의 회사에 응시한 자료를 각각 보냈고 이와 함께 재학증명서, 성적증명서 등 심사에 필요한 보조자료들도 함께 동봉해 회사에 제공하였다. 대회 우승자에게는 채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전제된 상황이었기에 결선부터는 해당 회사별로 응시자를 자체 심사하도록 시스템이 짜여졌기 때문이었다. 실제 학생을 직원으로 채용할 회사에서 한국어 능력과 함께 기본적인 입사 자격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행사를 후원하는 기업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예상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심사절차 설계가 기업 인사책임자분들에게는 대회에 대한 신뢰감을 주면서도 한편으로 신선한 경험을 갖게 만드는 기회였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결선 응시자들이 응모한 회사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 학습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만든 발표 영상을 심사하며 그들이 회사에 대해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한명 한명 모든 학생들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그 노력에 적지 않게 감동을 느꼈다는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두 번의 연기 끝에 열린 시상식

2022년 비즈니스 한국어 경진대회는 다음과 같이 추진됐다.

7월15일~8월17일 대회공고 및 예선참가 접수(총 28개 대학 88명이 응시). 8월16일~8월26일: 예선 심사, 결선 참가자 발표(총 50명, 각 기업당 10명). 8월27일~9월20일: 결선 참가자 주제발표 영상 제출 및 기업별 심사- 9월23일 : 수상자 발표(기업별 1·2·3등). 11월16일 시상식 개최(베이징 소재 주중한국문화원)
2022년 9월 21일, 각 회사별로 진행된 결선에 대한 최종 심사결과가 대회 주최측인 북경 대외경제무역대학으로 전달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을이 되자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시상식 공간을 확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상 학생들이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것까지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부득이 시상식은 연기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상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학생들의 심중을 고려해서 예정된 날짜에 수상자 명단을 우선 발표했다. 그리고, 당초 예정되었던 9월 시상식 일정은 10월로, 그리고 다시 11월로 연기되었다.

처음 시상식 행사를 기획할 때 어떻게든 수상한 학생들을 시상식장에 직접 초대해 대회 수상에 대한 자긍심과 각 기업 대표분들과 직접 만나서 소통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 행사 일정 연기를 거듭했지만, 끝내 대학 수업 학기 중이라는 점과 대학 내 코로나 방역 정책상 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기에 수상자들로부터 수상 소감 영상을 제출받아 시상식을 개최하는 것으로 후원기업들과 의견 조율을 마쳤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11월 16일 기다리던 시상식 날 공교롭게도 주최 측인 북경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교내 코로나 양성자 발생으로 학교가 폐쇄되는 바람에 학교 측 관계자들이 외부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행사 취소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긴박했지만 다행히 다섯 개 기업 대표분들과 후원기관 관계자, 언론사 특파원, 대사관 관계자분들을 모시고 재중국한국문화원에서 무사히 행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5명의 우승자들의 결선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수상소감 영상상영, 그리고 행사에 참석한 회사 대표자들의 심사 및 시상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결선영상 상영시 각 회사에 대한 우승자들의 발표내용이 학생 신분이라기보다는 현재 해당 회사에 재직 중인 직원같은 수준의 이해도와 깊이를 가지고 있었기에 많은 행사 참석자들이 놀라워 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박진영 서울시 국장(현 대외경제무역대학 방문교수)이 2023년 5월 17일 베이징 제 2외국어대학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아울러 한중수교 30주년이라는 의미가 컸던 2022년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으로 여러 다양한 행사를 시도조차 해 볼 수 없었던 베이징에서 어렵게 치러낸 이번 한국어 말하기대회 시상식은 모처럼 한국과 중국의 문화교류 행사로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를 행사에 참석한 많은 분들로부터 받았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베이징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 대회를 취재해 보도해 주었다.

"우리는 이 대회를 통해 누구에게 무슨 메시지를 주려고 개최하는가?"

6개월여간 한국어 경진대회를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줄곧 드는 생각이었다.

후원기업이나 기관 그리고 이 대회를 함께 응원하고 지지해준 모든 한국인들이 이 대회를 통해 한국이 중국 대학의 한국어과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학생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마음으로 전달해 주고 싶어 했고, 학생들에게 당신이 선택한 전공이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며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한중 문화교류를 활성화 함에 있어서 서로 다른 언어는 다가가기 어려운 장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벽을 낮추고 연결을 공고히 하는데 있어 양국간 서로의 언어를 학습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존재함으로써 뛰어넘을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주기 때문에 양국간 가교 역할에 있어 그들의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소회와 앞으로의 기대

따라서 중국 현지에서 한국어를 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는 한국어학과 학생들은 한중 양국의 입장에서 큰 인적자산이고 그러한 측면에서 이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하나의 통로로서 만들어진 비즈니스 한국어 경진대회는 양국의 소중한 인적자산을 지키고 양성하는 또 하나의 시도로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특히 한중간의 관계에 대한 인식조사 등에서 특히 한국과 중국의 청년세대가 서로에 대하여 부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의외의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들이 앞으로의 양국 관계를 이끌어갈 미래세대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자 난관인 취업의 문제와 연계하는 다양한 지원책이 모색되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다. 당초 2022년 비즈니스 한국어 경진대회는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실험적으로 개최한 대회였지만 2023년은 물론 기회가 되면 연이어 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행사 이후 한국어학과 학생들의 열렬한 요청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후원기업들이 다시 한번 큰 결단을 내려주었기에 가능했다. 아울러 후원기관도 더 늘어나 한층 풍성한 학생 지원(시상금)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소식도 하나 있다. 주최자인 대외경제무역대학교와 교류가 있는 한국 내 모 대학이 중심이 되어 한국 내 '중국어학과'들을 응원하는 프로젝트로서 똑같은 형식의 경진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는 계획이 추진 중에 있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의 중국어학과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중국어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수상자들에게 한국에 진출한 대표적 중국기업들에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형식으로 기본 골격은 같다.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 된다면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동일 시점 또는 격년으로 번갈아 대회를 개최해서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서로의 대표기업에 취업함으로써 한중 교류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언어라는 매개체를 활용해 양국을 연결하는 또 다른 실험과 도전이 다양한 방면에서 시도되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울러, 지난 30년동안 한중간에 시도되었던 많은 인문·사회·문화·예술·체육 등 분야의 교류들도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맞게 진화되어 다시 도약하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올해 개최될 제2회 한국어 말하기대회가 앞으로 제3회, 제4회로 쭉 이어져 양국 교류를 공고히 하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응원하고 기원하면서, 다시 한번 이 과정에서 나와 함께 용기내 주시고 힘을 모아주신 후원기업과 후원기관, 그리고 함께 이 대회를 개최하는데 힘써주신 대외경제무역대학 한강일 교수님, 학군봉 부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쓴이 = 박진영, 서울시 국장(현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 방문교수)

중국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학교 방문교수(2022~2023)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2019)
서울시 정책기획관 (2019)
서울시 공기업담당관 (2016)
미국 뉴저지 주립대학 방문연구원(2014~2016)
동국대학교(경영학과) 졸업(1999)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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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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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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