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 3, 4년간 임금 25% 이상 올리기로 합의
UAW "2028년 협상테이블에는 빅5나 빅6도 함께"
비노조 업체 임금 인상 도미노, 노조 설립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비용 상승 문제에 직면했다. 미국 자동차노조(UAW)의 파업 여파로 근로자 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다.
6일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포드와 스텔란티스, GM 등 미국 빅3는 6주 간의 UAW 파업 관련 협상을 통해 4년 간 최소 임금을 25% 이상 올리기로 했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복지 혜택을 합해 이들 자동차 빅3의 비용은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봤다.
[미시간 로이터=뉴스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인근의 미시간주 벨빌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 시위에 동참해 연설하고 있다. 2023.09.26 koinwon@newspim.com |
이번 협상은 미국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UAW는 토요타와 테슬라, 폭스바겐 등 노조가 없는 완성차 업체의 사업장에 노조를 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포드와의 잠정 합의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비노조 사업장의 조직 결성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면서 "2028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때 빅3 뿐만아니라 빅5나 빅6도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무노조 자동차 제조사들의 임금도 따라 오르고 있다. 토요타는 내년부터 미국 공장 근로자 임금을 9.2% 올린다고 발표했다. UAW 파업의 여파로 미국 자동차 업계 빅3의 임금이 오르는 것에 맞춰 임금 인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혼다 등 다른 외국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미국 공장에서의 임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여파는 현대차와 기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26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미국 앨라배마·조지아 공장에도 임금 인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현대차 공장이 UAW 소속은 아니지만 미국은 아직 완전 고용 상태이기 때문에 근로자들과 임금 협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요타 등 비노조 업체와 같이 노조가 없는 현대차와 기아 공장도 임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미국 앨라바마 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
이를 넘어 현대차·기아 공장 노조가 설립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UAW 파업이 6주 가량 지속되면서 테슬라나 현대차의 판매는 올라갔었다"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UAW가 배터리 사업장도 마찬가지고 현대차·기아 공장과 사업장에도 노조원 채용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임금 협상 기한이 우리나라처럼 매년이 아니라 2~3년 마다 있는데 주마다 다르다"라며 "다음 임금 협상 시기 때에는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많을 것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대통령이 되면 굉장히 큰 (노조 설립)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당장은 UAW 파업으로 테슬라나 현대차가 이득을 보지만 장기적으로는 노조가 설립되면서 임금 인상 압박을 가할 것이고 비용 상승으로 매출이나 수입이 감소되는 좋지 않은 경영 수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나 테슬라에 대한 미국 정부 등의 노조 설립에 대한 압박이 심해질 것이고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며 "노조가 내년 말 혹은 후년까지 만들어진다고 보면 전체적으로 비용 상승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