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책의속살] '면죄부 vs 피해구제'…브로드컴 자진시정 '퇴짜'로 동의의결 재조명

기사입력 : 2023년06월16일 15:44

최종수정 : 2023년06월16일 15:44

동의의결 제도, 헐값 면죄부 vs 신속·실질적 피해 구제
애플의 통신사 '갑질' 사건 동의의결 신청에 정치권 논란
공정위, '피해 구제' 중심에 놓고 제도 발전시켜 나갈 듯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에 갑질한 혐의를 받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동의의결안(자진시정안)을 기각하면서 동의의결 제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동의의결 제도는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 소비자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다. 지난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 공정위, 브로드컴 동의의결안 '삼성전자 피해구제 미흡' 이유로 거부

공정위가 브로드컴 사건에서 피해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보상이 미흡하다는 점을 주된 이유로 동의의결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앞으로 동의의결 제도 운영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브로드컴 [사진=로이터 뉴스핌]

1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7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브로드컴의 거래상지위 남용 건과 관련한 최종 동의의결안을 기각했다. 공정위가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한 후에 동의의결안의 내용을 문제삼아 기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로드컴은 구매 주문 승인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활용해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 부품을 3년간 연간 7억6000만달러 이상 자사로부터 구매하는 장기계약(LTA)을 체결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작년 1월 관련 조사를 마치고 심사보고서를 상정했으나 작년 7월 브로드컴의 신청에 따라 같은 해 8월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브로드컴과 협의를 거쳐 올해 1월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했으나 전원회의에서는 이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피해 구제가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앞서 브로드컴의 잠정 동의의결안이 나왔을 때 피해 기업인 삼성전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 없이 특정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었다.

◆ 동의의결 제도 본래 취지에 맞게 '피해 구제'에 방점 찍힐 듯

동의의결 제도는 '헐값 면죄부'와 '신속하고 실질적인 피해 구제'라는 상반된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을 떠넘기는 등 갑질을 한 혐의로 공정위 심의를 받던 애플코리아(애플)가 동의의결을 신청하자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빚어졌다.

당시 애플은 1000억원 규모의 상생지원안을 제시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광고업계 추정을 근거로 애플이 2009년부터 통신사에 전가한 광고비가 1800억~2700억원에 달한다며 동의의결안 금액 규모가 터무니 없이 작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업에 헐값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그러나 한편에서는 과징금 위주의 공정위 제재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며 동의의결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과징금은 걷어봐야 국가 재정으로 쓰일 뿐, 직접적인 피해자 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과징금 불복소송에서 공정위가 패하면 처분 실익이 사라지며, 그 사이 대형 로펌들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애플의 동의의결안에 따라 운영되는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 수료식에 참석해 "동의의결은 처벌 중심의 기존 시정조치 한계를 보완하고, 보다 적극적인 시정방안을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역동적인 시장 경쟁과 공정한 거래질서가 확립되도록 하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시장의 변화가 빠른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동의의결 제도의 활용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브로드컴 사례에서 보듯 앞으로는 '피해 구제' 쪽에 보다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의의결안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해 공정위 심사관이 수동적인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원회의에서 (피해 구제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기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심사관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가 조사하거나 심의 중인 사건의 당사자가 시간끌기를 통해 제재를 피하는 이른바 '꼼수 동의의결'를 막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통과된 개정법은 동의의결 절차가 진행 중인 동안에는 본 사건의 처분시효(일종의 공소시효)가 정지되도록 했다. 동의의결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이를 악용하는 사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dream7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