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ANDA 칼럼] 정부·기업, 미래 대비 '잰걸음'…정책 지속성 절실하다

기사입력 : 2023년05월10일 07:39

최종수정 : 2023년05월10일 07:39

반도체·전기차 등 민관 합동전선 구축
핵심산업 '초격차' 기술 로드맵, 지속성 담보돼야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재계가 위기 극복과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정부도 세제 지원과 기술 연구 로드맵 구축 등의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글로벌 경쟁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업계와 정부가 발을 제대로 맞춰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정부와 반도체 업계는 '초격차'와 '신(新)격차'라는 미래 기술 개발 로드맵을 내놨다. 10년 내로 우리가 우위에 있는 메모리·파운드리는 '초격차'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선 '신격차'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45개 핵심기술이 담긴 로드맵은 △신소자 메모리 및 차세대 소자 개발 △인공지능(AI), 6세대 이동통신(6G), 전력, 차량용 반도체 설계 원천기술 개발 △초미세화 및 첨단 패키징을 위한 공정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10년간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게 골자다. 특히 기업은 가까운 미래를 위한 전략을 세워 성장하고, 정부는 보다 먼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차세대 기술 개발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같은 초격차 기술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GAA는 칩 면적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인 신기술이다. SK하이닉스도 강점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에서 격차를 벌여 나가겠다는 목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9일 오후 전기차 생산, 수출 현장을 점검하고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 전기차 수출 선적부두를 시찰하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자동차업계 역시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경쟁력 확보에 분주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울산공장 내에 총 2조원이 투입될 전기차 전용 공장을 4분기에 착공하기로 했다. 앞서 2030년까지 울산공장 전기차 라인 신설을 포함해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화성시에서 기아 오토랜드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정부 역시 국내 전기차 공장 투자금을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위한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투자금의 최대 25%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는 '국가전략기술을 사업화한 시설'에 전기차 생산시설 등을 포함시킨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기존 대상은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등 4개였는데 이를 확대하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달말 국무회의를 거쳐 6월 초 시행될 예정이다.

이처럼 민관이 힘을 모아 주력 산업에 대한 차세대 경쟁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다만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전세계적인 불황은 모든 업체들이 겪는 상황이고 일정 주기를 가지고 움직이는 싸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책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법, 글로벌 강자들의 위협 등은 국내 업체들을 옥죄고 있다.

반도체법 관련해 중국 사업장의 첨단화를 못하는 것은 일단 유예되면서 시간은 벌었지만 여전히 리스크로 남아 있다. 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꾸준한 성장을 하고 있지만, 부동의 1위인 TSMC의 시장점유율은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미중 패권다툼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글로벌 차량용반도체 1위인 인피니언이 삼성과 SK의 터전인 국내에서 신제품을 공개,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자동차 업계 역시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친환경 등으로 포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여기에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 등으로 '치킨게임'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와 산업계의 합동전선 구축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 차세대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은 반드시 필요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한 당부의 목소리도 많다. 앞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로드맵과 정책은 정권과 관계없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핵심 산업, 그리고 과학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 로드맵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제와 산업에 대한 수많은 로드맵과 투자유인책 등이 나왔지만 그 정권이 끝나면 흐지부지됐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는 중장기 미래를 위한 기술 확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임기 5년 정권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 후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미래 기술에 대한 정책은 정권이 바뀌는 것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jinebi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