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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尹 "한일관계, 과거 넘어서야…셔틀외교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협력"

기사입력 : 2023년03월21일 10:29

최종수정 : 2023년03월21일 10:31

"미중경쟁·공급망·북핵 위협…한일협력 필요성 커져"
"제로섬 관계 아냐…윈·윈 관계로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제시한 뒤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데 이어 국무회의를 통해 한일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헀다. 한일정상회담 이후에도 국민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자 직접 대국민설득에 나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12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북한 핵 위협의 고도화 등 우리를 둘러싼 복합위기 속에서 한일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때로는 이견이 생기더라도 한일 양국은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관계는 한 쪽이 더 얻으면 다른 쪽이 그만큼 더 잃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라며 "한일관계는 함께 노력해 함께 더 많이 얻는 윈·윈 관계가 될 수 있으며,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17일 방일에 대해 "우선 한일 양국의 경제계가 적극 환영하면서 그간 위축된 양국 경제교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재일 동포들도 그간 한일관계 경색으로 겪어온 어려움과 고통을 일거에 털어버릴 기대감에 동포사회가 축제 분위기라고 했다"고 했다.

다만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제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야 한다"며 "세계로 뻗어나가 최고의 기술과 경제력을 발산하고, 우리의 디지털 역량과 문화 소프트 파워를 뽐내며, 일본과도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12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방일 정상회담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그간 얼어붙은 양국관계로 인해 양국의 국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과 일본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는 양국 기업이 글로벌 수주시장에 공동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건설 설계 역량을 보유한 양국 기업들이 파트너로서 협력한다면, 건설과 에너지 인프라,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 글로벌 수주시장에 최고의 경쟁력으로 공동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4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2.23 taehun02@newspim.com

다음은 윤석열 대통령의 제12회 국무회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

자유에 대한 강한 열망과 불굴의 리더십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이 한 말입니다.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됩니다.

그동안 한일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어왔습니다.

양국 정부 간 대화가 단절되었고,
한일관계는 파국 일보 직전에서 방치되어 왔습니다.

2011년 12월 마지막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뒤,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일본 정부가 2016년 출연한
'화해치유재단'도 불과 2년 만에 해체되었습니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사건 판결은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등 경제보복으로 이어졌으며,
우리도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우리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을 배제하는 등 역사 갈등이
경제 갈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일본과 2016년 지소미아를 체결했다가
2019년 8월 GSOMIA의 종료를 발표하고, 석달 뒤 다시
이를 보류하는 등 한일안보 협력마저 파행을 겪었습니다.

저는 작년 5월 대통령 취임 이후, 존재 자체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관계의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 왔습니다.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습니다.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전략경쟁,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
북한 핵 위협의 고도화 등 우리를 둘러싼 복합위기 속에서
한일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게 교류해 온
숙명의 이웃 관계입니다.

독일과 프랑스도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면서
적으로 맞서다 전후 전격적으로 화해하고, 이제는 유럽에서
가장 가깝게 협력하는 이웃입니다.

한일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합니다.

친구 관계에서 서먹서먹한 일이 생기더라도 관계를 단절하지 않고
계속 만나 소통하고 이야기하면 오해가 풀리고 관계가 복원되듯이
한일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로는 이견이 생기더라도 한일 양국은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한일관계는 한 쪽이 더 얻으면 다른 쪽이 그만큼 더 잃는
제로섬 관계가 아닙니다. 한일관계는 함께 노력해 함께
더 많이 얻는 윈-윈 관계가 될 수 있으며,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습니다.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 동포들이 피해를 입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하여,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 하고,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방일에 대해 우선 한일 양국의 경제계가 적극 환영하면서
그간 위축된 양국 경제교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일본에 가서 만난 재일 동포들도 그간 한일관계
경색으로 겪어온 어려움과 고통을 일거에 털어버릴 기대감에
동포사회가 축제 분위기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우리 정부가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양국 간 불행한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본과 새로운 지향점을
도출하고자 한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은 한일 간 공동의 이익과 공동의 안전, 그리고 공동의 번영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게 되었다면서,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하였습니다.

당시 굴욕적이고 매국적인 외교라는 극렬한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박 대통령은 피해의식과 열등감에 사로잡혀 일본이라면 무조건
겁부터 집어먹는 것이 바로 굴욕적인 자세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한일 국교 정상화가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는
우리의 자세와 각오에 달려있다면서 끝내 한일 국교 정상화라는
과업을 완수하였습니다.

박 대통령의 결단 덕분에 삼성, 현대, LG, 포스코와 같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한국경제의 눈부신 발전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후, 부침을 거듭하던 한일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었습니다. 김 대통령은 오부치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선언하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 방문 연설에서 역사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불행했던 것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한 7년간과 식민 지배 35년간이었다면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천 5백 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김대중 대통령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비약적으로 확대된 양국 사이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필요불가결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만들어나가야 할 때라면서, 양국 정상의 선언이 한일 정부 간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과 한일청구권협정은 한국 정부가 국민의 개인 청구권을 일괄 대리해 일본의 지원금을 수령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조 아래, 역대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분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1974년 특별법을 제정해서 83,519건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받은 청구권 자금 3억 달러의 9.7%에 해당하는 92억 원을, 2007년 또다시 특별법을 제정해서 78,000여 명에 대해 약 6,500억 원을 각각 정부가 재정으로 보상해 드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의 합의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 제3자 변제를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과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이 한국 식민 지배를 따로 특정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 표명을 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2010년 '간 나오토 담화'입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비롯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정부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중국의 총리 저우언라이는 1972년 일본과 발표한 국교 정상화
베이징 공동성명에서 중일 양국 인민의 우호를 위해 일본에
전쟁 배상 요구를 포기한다고 하였습니다.

중국인 30여만 명이 희생된 1937년 난징대학살의 기억을
잊어서가 아닐 것입니다.

당시 저우언라이 총리는 "전쟁 책임은 일부 군국주의 세력에게 있으므로 이들과 일반 국민을 구별해야 한다. 때문에 일반 일본 국민에게 부담을 지워서는 안되며 더욱이 차세대에게 배상책임의 고통을 부과하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는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있게 대해야 합니다.

세계로 뻗어나가 최고의 기술과 경제력을 발산하고,
우리의 디지털 역량과 문화 소프트 파워를 뽐내며,
일본과도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펴야 합니다.

이제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입니다.

저는 이번 1박 2일 방일 중 기시다 총리와 내각을 비롯하여 정계 조야 주요 인사들과 경제계 주요 기업인들을 다수 만났습니다.

모두 양국관계 개선에 따라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야당도 기시다 내각의 한일관계 개선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게이오 대학에서 만난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서도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에 부푼 모습을 보았습니다.

12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방일 정상회담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그간 얼어붙은 양국관계로 인해 양국의 국민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에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양국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안보,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논의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외교, 경제 당국 간 전략대화를 비롯하여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정부 간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할 것이며, NSC 차원의 <한일 경제안보대화>도 곧 출범할 것입니다.

우리 대통령실과 일본 총리실 간의 경제안보대화는 핵심기술 협력과 공급망 등 주요 이슈에서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을 증진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한일 경제계가 함께 조성하기로 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은 양국 미래세대의 상호 교류를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가교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번에 일본은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하기로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상호 화이트리스트의 신속한 원상회복을 위해 긴밀한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선제적으로, 우리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토록 오늘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것입니다.

한일관계의 개선은 우선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뛰어난 제조기술과 일본 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이 연계되어
안정적인 공급망이 구축될 것입니다.

양국 기업 간 공급망 협력이 가시화되면, 용인에 조성할 예정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기술력 있는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첨단 혁신기지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세계 1, 2위 LNG 수입 국가입니다.

양국이 '자원의 무기화'에 공동 대응한다면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LNG 분야 협력이 심화되면 일본 기업들로부터 LNG선박 수주도 증가할 것이고, 미래 친환경 선박, 수소환원제철 등에 대한 공동 R&D 프로젝트를 확대 추진함으로써 2050 탄소중립 이행 등 기후변화에도 함께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일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는 양국 기업이 글로벌 수주시장에 공동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 것입니다.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4년간 한일 양국 기업들이 추진한 해외 공동 사업은 46개 국가에서 121건, 약 270조 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건설 설계 역량을 보유한 양국 기업들이
파트너로서 협력한다면, 건설과 에너지 인프라,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
글로벌 수주시장에 최고의 경쟁력으로 공동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은 경제 규모 세계 3위의 시장입니다.

한일관계 개선은 한국산 제품 전반의 일본 시장 진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양국 간 문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일본 국민의 한국 관광이 늘어나면 내수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경제 분야 기대성과가 가시화되고 우리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기업간 협력과 국민 교류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산업, 통상, 과학기술, 금융 외환, 문화 관광 등 관련 분야에서 양국 장관급 후속 회의를 신속히 개최하고,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협력 분야 대화 채널 신설, 양자 우주 바이오 공동연구 지원, 산학협력 실증거점 구축, R&D와 스타트업 공동펀드 조성, 육상과 항공 분야 물류 협력 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저와 기시다 총리는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일 안보 공조가 매우 중요하며,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일치하였습니다.

지난 목요일 제가 일본으로 떠나기 두 시간 반 전에 북한이 ICBM을 발사했습니다. 저는 한일 간 북핵과 미사일에 관한 완벽한 정보공유가 시급하다고 판단하여, 한일정상회담에서 전제조건 없이 선제적으로 지소미아를 완전히 정상화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2019년 한국이 취한 GSOMIA 종료선언과 그 유예로 인한 제도적 불확실성을 이번에 제거함으로써 한미일, 한일 군사 정보 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양국의 인태 전략, 즉 한국의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 태평양 전략'과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도 긴밀히 연대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나아가 동북아 역내 대화와 협력 활성화를 위해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재가동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한일 두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는 셔틀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이번 순방을 통한 한일 두 나라의 관계 개선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 부처에서는 협력 체계 구축과 아울러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 주길 거듭 당부합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저는 현명한 우리 국민을 믿습니다.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세대 청년세대에게 큰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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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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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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