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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 '보호무역'…'탄소중립' 더딘 철강·비료·시멘트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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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수출 비중 10%…철강·비료·시멘트 등 타격
기업 노력만으로 역부족…정부 외교적 대응 '절실'

[서울=뉴스핌] 백진엽 선임기자 =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탄소국경세'라는 보호무역 장벽 도입을 예고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보호무역 장벽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철강 등 EU 수출이 많은 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U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집행위원회, 각료 이사회, 유럽의회 간 3자 협의에서 탄소국경세 적용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탄소국경제 도입은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탄소국경세는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을 수입할 때 기준치보다 초과된 배출량에 대해 수입업자가 비용을 더 내도록 하는 제도다.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역내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사실상 추가 관세로 볼 수 있다. 우선 적용되는 품목은 철강·시멘트·비료·알루미늄·전력·수소 등 6개다. 향후 유기화학물질·플라스틱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EU 수출 비중 10%…철강·비료·시멘트 등 타격

EU는 우리 수출 중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로 비중이 높은 경제권역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EU로의 수출규모는 636억달러로 전체 수출 6444억달러의 약 10% 수준이다.

이번에 탄소국경세 대상 품목 중 대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분야는 우선 철강이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EU 철강 수출규모는 43억달러다. EU에 대한 전체 수출 중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6.8%다.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지난해 3550만톤의 철강 제품을 생산, 1450만톤을 해외에 수출했다. 이 중 유럽에 수출한 양은 약 140만톤으로 전체 생산 규모 중 3.9% 정도를 유럽에 수출한 것이다.

비료 산업은 지난해 480만달러, 시멘트는 140만달러 정도를 EU에 수출했다. 전체 수출량이나 철강 등에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지만, 해당 산업 규모나 수출 시장 등을 감안하면 EU는 중요한 시장인 셈이다.

EU에서 탄소국경세 제도를 시행할 경우, 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탄소배출권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해 줄 지에 따라 세금 부과액이 달라지겠지만 한국 제품에 대해서도 세금이 추가될 공산이 크다.

이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함께, 탄소국경세가 부과된 제품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제품이라는 이미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즉 비싸면서 '반ESG' 제품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 공장의 첫 출선 장면.(사진 = 포스코 제공)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탄소국경세 적용으로 철강업계에 연간 1억3500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제도 시행 뒤 국내 알루미늄 13.1%, 철강 12.3%, 시멘트·비료 각각 1.8%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기업 노력만으로 역부족…정부 외교적 대응 '절실'

탄소국경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각 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하면서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것밖에 없다. 국내 기업들 역시 '기후위기'가 중요한 경영화두임을 인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속도로는 EU의 제도에 비해 한참 뒤쳐질 것으로 보여 그 간극에서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스코의 경우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구체적인 탄소감축 실행방안을 수립하여 추진중이다. 2030년까지 에너지효율개선, 저탄소원료대체를 통해 탄소배출 10% 감축, 2040년까지 전기로 신설 및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활용하여 탄소배출 40% 감축, 그리고 2050년까지 포스코형 수소환원제철 공법 HyREX 상용화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2050년 탄소중립에 성공한다고 해도, EU의 탄소국경세 시행 예정년도인 2026년에 비해 한참 늦다. 그나마 국내 손꼽히는 기업인 포스코가 이럴진대 다른 중견중소기업들은 더 어렵다. 특히 비료나 시멘트 등은 탄소중립에 힘을 기울일 역량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들이 힘을 합쳐 EU에 의견 전달 등 지속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재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한다고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무역 장벽으로 느껴진다"며 "기업 자체적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는 별개로,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와 관련 경제계와 함께 대응책 논의에 나섰다. 지난 14일 정부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유럽연합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 현황을 점검하는 첫 범부처 회의를 열었다. 방 실장은 "중소·중견 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국내 탄소배출량 검증 인력·기관 등 관련 인프라를 보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며 "산업부 통상교섭본부를 중심으로 3~4년의 전환 기간 중 EU측과 협의를 지속해달라"고 주문했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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