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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일 내 우크라 점령지 합병 전망...전술핵무기 배치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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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리자 주민투표 출구조사 93% 영토 편입 찬성"
크림반도 강제 합병 감안, 이르면 10월 1일 정식 합병
전술핵무기 사용시 日히로시마·나가사키 폭격 재현
美·서방, 추가 경제 제재 난망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 정부가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27일까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곳을 대상으로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동남부 자포리자와 헤르손주(州)가 대상이다. 물론 서방에서는 이러한 주민투표를 조작 가능성이 큰 '가짜 투표'라고 규탄한다.

이는 최소 9만㎢에 달하는 우크라 영토로, 전체의 15%를 차지하며 포르투갈 국가 면적에 맞먹는다. 지난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까지 합하면 러시아가 합병하게 될 총 우크라 영토는 최소 20%에 달하게 된다.

러시아 영토 편입 여부에 대해 묻는 주민투표지. 2022.09.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자포리자 출구조사 결과 93% 찬성"…정식 합병 이르면 내달 1일 전개

주민투표 기간은 27일까지이지만 각 지역의 친러 임시 행정부는 벌써부터 관련 데이터를 내놓고 있다. 26일 자포리자주 임시 정부는 러시아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첫날 출구조사 결과 93%가 러시아 영토 편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독립을 선언한 돈바스 지역 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서는 2만3600여명의 주민이 투표했다고 당국이 밝혔다. 헤르손주 임시 정부 선거위원회는 지난 이틀간 투표율이 55.05%로 과반이었다고 알렸다.

서방에서는 친러 임시 정부가 투표를 조작했다고 본다. 또한 일각에서는 대다수의 주민이 이곳을 떠났고 남은 주민들은 러시아계이거나 친러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2월 27일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점령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그해 3월 16일 실시된 주민투표에서도 96.6%란 압도적인 러시아 영토 편입 찬성률을 기록했는데 당시에도 미국과 서방은 날조된 투표라고 규탄, 현재까지도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주민투표가 27일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러시아의 점령지 정식 합병은 언제 이뤄질까. 각 친러 임시 정부 수장이 주민투표 결과를 러시아에 전달, 러 의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승인해야한다.

로이터통신은 크림반도 합병 때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시에 주민투표 실시 후 불과 5일 후인 2014년 3월 21일에 정식 합병 발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를 현재의 상황에 대입한다면 이르면 오는 10월 1일에 정식 합병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 전략핵무기와 다른 전술핵무기...日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사태 재현 우려 

러시아가 강제 합병을 추진할 지역 중에는 우크라군이 최근 수복했다고 주장하는 도네츠크주의 일부 지역을 포함하면서 러시아가 정식 합병을 발표한다면 동시에 우크라의 수복작전을 침략작전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도 최근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평화협상 재개는 물 건너갔다며 "푸틴은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이제 러시아 땅이다. 이제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의 한 주민이 러시아 영토 편입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장에서 선거위원회 관리에게 여권을 보여주고 있다. 2022.09.26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동안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해왔지만 최근 러시아군이 수세에 몰리면서 푸틴 대통령이 핵 카드를 써야할 때가 오고 있다고 본다.

미국과학자연맹(FAS)에 따르면 러시아 무기 체계에서 배치하고 있거나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는 총 4477기로 이중 1900기가 '비(非)전략' 핵무기 이른바 전술핵무기로 추산된다.

여기서 전략(strategic)과 전술(tactical)핵무기의 차이점은 그 위력과 공격 대상에 있다. 전략핵무기의 경우 500~800킬로톤(㏏) 규모의 다이너마이트의 폭발력과 비슷한 대량살상무기(WMD)로 도시 전체를 날려버릴 위력을 자랑한다. 전략핵무기는 말그대로 한 지역을 통째로 파괴시킬 용도로 쓰인다. 

반면 전술핵무기는 이보다 약한 10~100㏏ 규모의 다이너마이트 위력과 비슷하며, 주로 적군의 전차나 항공모함 함대를 정밀 타격하는 데 쓰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전략이나 전술핵무기 모두 대량 살상을 내는 무기임에는 차이가 없어 이를 구분 짓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한다. 아무리 저강도 전술핵무기라도 민간인 학살이란 참극을 피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술핵무기가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었던 미군의 원자폭탄 폭격과 위력이 비슷할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부 기록물에 따르면 원자폭탄 폭격으로 히로시마에서 약 7만명, 나가사키에서 1만5000명이 즉사했고 수십만명의 주민이 피폭됐다. 

러시아가 합병한 우크라 동부와 동남부 지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쓴다면 "1945년 미군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폭격 이후 주민들을 상대로한 첫 핵무기 공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2014년에 강제 병합한 우크라 크림반도 동북부 잔코이 지역 마을에서 폭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2.08.16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군은 전술핵무기를 어디에 쓸까?...무차별 공격시 수십만명 사망 

NYT는 러시아군이 전술핵무기를 쓴다면 북한처럼 경고성 시험발사에 그치거나 우크라군 기지를 겨냥해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험발사에 그친다면 대규모 민간인 사망이란 비극은 피할 수 있다. 영국의 왕립합동국방안보연구소(RUSI)는 러시아가 우크라 사령부나 공군기지를 공격한다면 큰 민간인 사상자는 없을 것이라고 알렸다.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오늘날 유럽에서 전술핵무기가 터진다면 1945년 때 일본에 닥친 일보다 피해 규모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는 인구가 밀집되어 있지 않았지만 현재의 유럽 인구 분포도를 감안하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ICAN은 "한 번의 핵무기 폭발로도 수십만명이 사망할 수 있고 부상자는 훨씬 많을 것이며 유출된 방사능은 여러 인근 국가들에 퍼질 수 있다"며 "여러 핵무기 폭발로 인한 피해는 당연하게도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알렸다.

2023년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배치에만 그칠 가능성도 있다. RUSI의 잭 와틀링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최근 30만명의 예비군에 대해 부분동원령을 내린 것은 "당징 우크라군을 능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 시간을 오는 2023년까지 끌어 서방이 군사적 지원을 끊고 우크라로하여금 협상하라고 강제하는 것을 기대한 것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재앙적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남은 제재 카드가 많지 않다. 로이터는 "미국이 러시아산 에너지 가격상한제 등에 대해 중국과 인도의 협조 동의를 얻지 못하는 한 경제적으로 러시아를 징벌할 추가 카드가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NYT는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쓴다면 우방국인 중국과 인도조자 등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술핵무기의 사용은 지난 77년간 국제 사회의 금기를 깨는 행위이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인도·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제재 협조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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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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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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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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