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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원유 제재 삐거덕...경제 이익 vs 제재 동참 '눈치게임'

기사입력 : 2022년06월02일 11:19

최종수정 : 2022년06월02일 11:22

서방 제재 속 中·印 러 원유 수입 대폭 늘려
원산지 바꾸고 불법환적으로 버젓이 거래
러 천연가스 금수 망설이는 EU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유럽연합(EU) 27개국이 러시아에 대한 6번째 제재안을 논의한 끝에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의 90%까지 대폭 줄이기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금지하는 대신 러시아에서 헝가리와 독일을 거쳐 오는 육상 드루즈바(Druzhba) 파이프라인을 통한 수입만 허용키로 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의존도가 큰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 때문에 마련된 절충안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해상 수입로만 막아도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 90%까지 감축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EU의 에너지 제재는 벌써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값싼 러시아산 원유를 사느냐, 제재에 온전히 동참하느냐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원유 배럴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중국은 수입 늘리고, 인도는 주요 수입국 부상 

미국과 대다수의 EU 서방국들은 자발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금수 제재에 참여하고 있지만 러시아산 원유가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35달러 저렴해진 기회를 틈타 수입 규모를 대폭 늘린 국가들이 있다. 바로 중국과 인도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 최대 단일 고객이다. 영국의 유조선 추적 및 분석 업체 보텍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하루 160만배럴(bpd) 규모로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였는데 지난 5월에는 190만bpd로 수입량을 늘렸다. 

러시아와 전통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도는 더하다. 시장조사기관 레피니티브 아이콘 자료에 따르면 인도가 최근 3개월 동안 사들인 러시아산 원유는 3400만배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때보다 3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세부적으로 인도는 지난 5월에만 2400만배럴을 사들였다. 지난 4월 720만배럴보다도 3.5배 가까이 수입을 늘렸다. 6월에는 2800만배럴을 수입할 계획이다. 

인도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국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다.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을 늘린 시점은 기가 막히게도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직후다. 미국과 서방은 대(對)러 경제 제재를 고민할 때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헐값에 살 기회로 여긴 것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지난 5월 원유 수출량은 지난 4월보다 오히려 6%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평화협정 협상단 수석인 미하일 울리아노프는 "러시아는 충분히 다른 고객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사진은 북한 남포항에서 러시아가 지원한 밀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 페이스북] 2020.05.14 noh@newspim.com

◆ 원산지 바꾸고 불법환적...헝가리·터키 등 '동상이몽' 

제재 감시망을 피해 러시아산 원유를 나르는 데 일등공신은 단연 그리스 유조선이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대다수가 그리스 유조선인 해운물류 공급망이 러시아산 원유를 인도와 아시아 각국에 운송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미드 로이즈리스트 편집장은 "그리스 해운사들이 이번 러시아산 원유 금수 제재로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투르크메니스탄' 유조선으로 탈바꿈하고 해상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운송하고 있는 데 식별용 트랜스폰더(transponder·무선 설비)를 꺼 추적을 피한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원산지를 불분명하게 바꾼 러시아산 석유 제품이 인도 정유회사들을 통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대서양 일대로 수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유 수출길이 막히자 휘발유나 경유 등 정제유로 둔갑해 버젓이 유통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핀란드국제문제연구소(FIIA)의 마리아 샤기나 선임 연구원은 "러시아는 제재를 회피할 기술을 알고 있다. 북한, 이란도 하는 불법환적이다. 러시아가 안 한다면 오히려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EU 회원국들 간의 '동상이몽'(同床異夢)도 제재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헝가리는 EU의 러시아산 원유 전면 금수 조치에 반대했고, 육상 드루즈바 파이프라인으로 계속 원유를 공급받겠다고 천명했다. 

또 다른 회원국 터키도 당장은 러시아산 원유 금수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터키는 자국 원유의 17%를 러시아로부터 공급받는 데 빠른 시일 안에 대체할 수입원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사진=로이터 뉴스핌]2022.03.01 mj72284@newspim.com

◆ "러시아, 천연가스 금수에도 당장은 큰 타격 없다"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천연가스다. EU가 천연가스 금수조치 카드를 꺼낼까.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은 전면 금수에 못미치는 원유 제재도 6차 논의 끝에 합의된 마당에 천연가스 금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내부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 금지를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탄소중립 이니셔티브에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큰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후문이다. 

EU가 끝내 천연가스 금수 조치에 나서더라도 당장은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츠의 제임스 헉스텝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부문 천연가스 분석 헤드는 올해 메가와트시(時)당 96유로(13만원)로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 때문에 "러시아가 엄청나게 수익이 줄어들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EU에 화석연료도 수출한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우크라 침공 이후 2달 동안 러시아가 EU에 수출한 화석연료 규모는 약 47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를 벌어들였다. 

또한 러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유로와 달러 결제가 가능한 가즈프롬은행 계좌를 설립, 고객들은 이곳에 대금을 넣으면 가즈프롬은행이 루블화로 환전해 본래 결제 계좌로 이체한다. 

CNN비즈니스는 "이미 유럽의 대형 에너지 회사들이 가즈프롬은행에 신규 계좌를 설립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제재의 허점과 향후 집행에 잠재적인 어려움들이 있다"고 진단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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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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