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시청률 부진의 늪을 벗어났던 JTBC가 다시 위기에 빠졌다. '서른, 아홉'과 '기상청 사람들'로 8%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후속작 '그린마더스클럽'과 '나의 해방일지'가 시작부터 논란과 동시에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 '그린마더스클럽', 저조한 시청률에 일베 논란까지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이 '서른, 아홉'을 통해 세 여자의 진한 우정을 그려냈다. 연기로는 이미 인정을 받은 배우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모았다. '서른, 아홉'은 1회 시청률 4.4%(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으로 시작해 마지막 회는 약 2배 가까이 높은 8.1%이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린마더스클럽' 포스터 [사진=JTBC] 2022.04.15 alice09@newspim.com |
그리고 후속작은 '그린마더스클럽'이었다. 초등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린 이 작품은 초등학생의 교육열에 대해 다룬다. 대한민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육열기와 사교육을 고스란히 반영했지만, 이미 JTBC에서 'SKY캐슬'로 다루기도 한 주제이기도 하다.
'그린마더스클럽' 역시 사교육으로 유명한 가상의 동네 상위동을 배경으로 초등학교에 막 입학해 같은 반이 된 다섯 명의 엄마들이 주인공이다. 모두 다 학교 뿐 아니라 사교육과 각종 스펙을 통한 발돋움에 관심이 많고, 또한 초등학교 커뮤니티로 묶여있는 모습은 앞서 방송된 드라마들과 비슷한 설정이다.
앞서 'SKY캐슬'은 교육열에 살인사건을 더해 스릴러 장르를 가미하며 빠른 속도감을 자랑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린마더스클럽'은 정반대이다. 오히려 시작부터 '고구마 드라마'란 이야기를 듣고있다.
극중 이은표(이요원)은 명문대 박사학위까지 딴 똑똑한 인물로 나오지만 사회성이 결여된, 정작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벙어리가 되는 모습으로 답답함을 자아냈다.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프랑스 유학파 출신'이라는 인물 설명과는 정반대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린마더스클럽'에서 사용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루엣 [사진=JTBC '그린마더스클럽' 캡처] 2022.04.15 alice09@newspim.com |
그리고 첫 방송 후에는 일베 논란까지 더해졌다. 지난 6일 방송된 1회에서는 이은표가 '어느 시간 강사의 피 끓는 항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고 분노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해당 장면의 기사 사진으로 사용된 남성의 실루엣이 우 성향 커뮤니티인 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미지로 밝혀졌다.
이에 '그린마더스클럽' 제작진은 "제작 과정에서 해당 이미지 유사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했으며 특정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JTBC 내에서 여러 차례 일베 논란이 있었던 만큼 여론은 싸늘하다.
답답한 전개와 논란 탓인지 시청률도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고 있다. 첫 방송은 2.5%로 시작해 2회는 0.5%P 상승한 3%를 기록했지만 3회는 다시 2.5%로 하락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 방송된 4회(14일 방송분)은 3.6%로 1.1%P 상승했지만 큰 상승세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 '나의 해방일지', 사회 풍경 녹였지만…힐링 없는 드라마의 저조함
박민영과 송강의 달달한 사내연애를 그렸던 '기상청 사람들'의 후속작인 '나의 해방일지'도 '그린마더스클럽'과 상황은 같다. 앞선 작품이 기상청이란 특수한 장소와 사내연애의 잔혹함과 달달함을 그리며 호평을 얻어 7%대의 시청률로 종영했지만, '나의 해방일지'는 전작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나의 해방일지' 메인 포스터 [사진=JTBC] 2022.04.15 alice09@newspim.com |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소생기를 그린 '나의 해방일지'는 이민기와 김지원, 손석구, 이엘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던 배우들이 모였다. 다채로운 배우들이 모인 만큼 기대감은 컸지만 1회는 어둡도 암울한 분위기만 전파를 탔다.
극중 염미정(김지원)은 말로 사람을 모으는데 재주가 없으며, 무표정하다가도 눈앞에 사람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미소를 짓는 사회적으로 적응된 인간으로 그려진다. 특히 혼자 있을 때는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얼굴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1회에서는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지친 직장인의 삶과 하루하루를 견디듯 살아가는 무채색 인생만이 그려졌다. 여기에 은행으로부터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독촉 연락을 받음에도 가족에게 알리지 않는 답답함까지 겸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현실 속 직장인의 모습을 녹여낸 '나의 해방일지' 속 김은표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캡처] 2022.04.15 alice09@newspim.com |
어떻게 보면 현 사회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반영한 걸수도 있지만 사회에서 벗어나 집에서 힐링을 원하는 시청자에게는 더없이 지치고 무거운 작품인 셈이다. 이에 시청률 역시 2.9%로 시작해 2회는 단 0.1%P 상승한 3.0%를 기록했다.
JTBC가 후속작으로 선보인 '나의 해방일지'와 '그린마더스클럽'이 공통점을 꼽자면 주인공들의 우울함과 답답함이다. 비록 드라마가 시작한 초반이긴 하나, 결정적 사건으로 중반부에 입소문을 타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는 것도 냉혹한 현실이다.
시청자들은 우울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지쳐있는 만큼, 편하게 휴식을 하며 보는 드라마 안에서도 답답함을 느끼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과연 '그린마더스클럽'의 이은표와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이 몇 회차때부터 '고구마 캐릭터'라는 답답함에서 해방돼 각성을 해 등을 돌리려고 하는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