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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외환 전망] '킹달러' 여건 당분간 지속

기사입력 : 2022년01월03일 09:24

최종수정 : 2022년01월03일 09:24

월가, 내년 중반까지 달러 강세 지속에 무게
연준-ECB 통화정책 온도 차
위안화 강세 멈추고 영연방 국가 통화 전망 '맑음'

[편집자] 이 기사는 12월 31일 오전 09시13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2021년 미 달러화는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강세를 보였다. 미국에서 빠르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경제 재개방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달러화는 상승 탄력을 받았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달러화 강세에 반영됐다.

월가에서는 연초에도 달러화가 일단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면서 달러화가 지지력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30 mj72284@newspim.com

◆ 벌어지는 연준-非연준 통화정책, 달러화 지지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지난 29일 95.9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89.94보다 약 6.7% 높은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달러화지수는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연간 기준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월가는 입을 모아 "2021년 달러 약세"를 외쳤다. 그러나 달러화는 강력한 미국의 경제 성장률과 다른 선진국 대비 높은 금리로 지지됐다.

달러화 강세 속에서 유로화는 지난해 말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지수에서 가중치가 가장 높은 유로화의 움직임에 따라 내년 달러화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데, 연준과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를 감안하면 달러화 강세에 무게가 실린다.

ECB는 2021년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서 예정대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오는 3월 종료하기로 했지만, 기존의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일시적으로 확대해 시장 충격을 완화했다. 연준이 3월 자산매입을 완전히 중단할 계획이지만, ECB는 아직 APP의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보고서에서 "ECB가 내년 말 출구로 향할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달려있다"면서 "ECB는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상당히 상향 조정했지만 양적 완화 종료 및 금리 인상과 관련한 포워드 가이던스 조건을 여전히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BofA는 ECB가 가까운 시일 내에 출구전략을 택하지 못하고 월 2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과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높은 오름세를 유지한다고 해도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2023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연준이 내년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종료하고 이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이 같은 ECB의 완화적 정책은 달러화 가치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BofA는 달러화가 2022년 상반기 상승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유로/달러 환율은 현재 1.13달러대에서 1.10달러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BofA 뿐만 아니라 모간스탠리, 스미모토미쓰이신탁 자산운용, 롬바드 오디어 등 주요 기관들은 달러화가 일단 상반기에 뚜렷한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미즈호 뱅크의 비시누 바라탄 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전반적인 달러화 강세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상품통화 매도세는 더욱 거세질 수 있으며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연준의 긴축을 상쇄할 정도에 미치지 못해 신흥시장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미토모미쓰이 자산의 케이 야마자키 선임 펀드 매니저는 "연준이 2023년부터 보유 자산 축소에 돌입할 것이고 이것은 달러화를 지지한다고 본다"면서 "연준의 정책 정상화는 다른 국가를 웃도는 미국의 경제 성장으로 정당화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달러화의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스코샤은행은 인도 루피화와 한국 원화, 태국 바트화가 달러화 강세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평가했다. 스코샤의 치 가오 전략가는 "루피화는 자본 유출과 유가 상승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화 대비 주요 통화 고평가 정도·유로/달러 전망.[차트=ING] 2021.12.30 mj72284@newspim.com

◆ 달러 하방 위험도 상존

일부에서는 연준이 3차례가 아닌 4차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NAB의 로드리고 카트릴 선임 외환 전략가는 "2022년 리스크는 연준이 3번이 아닌 4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라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1.10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이 1.3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 역시 달러화가 계속 강세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웰스파고의 닉 베넨브록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과 2023년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예상하고 유로/달러 환율이 1.10달러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종전에 2022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를 점치던 웰스파고는 최근 2023년 말까지 달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반면, 반대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전문가도 있다. 즉, ECB가 물가 대응에 나서기 위해 긴축 쪽으로 움직이고,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 경우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자비에 코로미나스 거시 전략 책임자는 지난 10일 자 보고서에서 연준이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확인하면서 달러화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BCA리서치의 체스터 엔토니포 외환 전략가는 킷코뉴스와 인터뷰에서 미 달러화가 내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CB보다 빠른 연준의 긴축이 이미 달러화에 반영됐다는 판단에서다.

BCA리서치는 "연준이 2022년 금리를 올리고 ECB가 연준에 뒤처질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면서 달러인덱스가 앞으로 12개월간 90으로 하락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달러화가 계속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토니포 전략가는 "달러화가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12~18개월 사이에 96선에서 90선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안화 제한적 약세 전환 전망

달러화 강세 속에서 중국 위안화는 완만한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도 대체로 달러/위안 환율의 상승세를 점친다. 월가 기관 13곳의 2022년 말 달러/위안 환율 예상치 평균은 6.418위안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현 수준 대비 0.8%가량 위안화가 절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위안화는 지난해 5월 저점으로부터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위안화 강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왔다.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상업은행에 요구하는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지난 15일 7%에서 9%로 올렸다.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Fitch Ratings)는 중국 재화에 대한 수요가 약해지고 중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하면서 위안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피치는 달러/위안 환율이 현재 6.37위안 선에서 2022년 말 6.7위안 선으로 상승해 위안화가 절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가 현 수준 대비 5%가량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달러/위안 환율이 6.2위안으로 소폭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골드만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아직 위안화 표시 자산 투자 비중이 작다고 보고 중국으로 자본이 유입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위안화 강세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내년 연말 전망치.[표=주요 기관 예측치 정리] 2021.12.30 mj72284@newspim.com

◆ 호주·캐나다 달러, 미 달러 강세 속에서도 '반짝'

올해 약세를 보인 호주 달러는 내년 강세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BofA는 상반기 호주 달러가 미 달러 대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후 하반기에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BofA의 아다시 신하 아시아·태평양 외환 전략 책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와 호주중앙은행(RBA)의 정책 정상화 사이의 줄다리기가 내년 호주 달러를 움직일 테마가 될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중국의 느린 통화 완화 정책과 RBA의 비둘기파적인 가이던스가 호주 달러에 하방 압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호주 달러를 띄울 수 있는 재료들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판단했다. 신하 책임자는 호주 달러/미 달러 환율이 0.76달러까지 상승하고, 영국 파운드/호주 달러 환율도 현재 1.85파운드 선에서 1.59파운드까지 내려 호주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전망은 호주가 내년 4.0%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4분기 RBA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가정에 기인한다.

ING 역시 RBA가 내년 테이퍼링에 나서고 연말 전에 자산매입을 종료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ING는 내년 7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시장 컨센서스가 지나치게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캐나다 달러도 미 달러 강세 속에서도 지지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통화다. ING는 캐나다 달러를 "가장 안전한 상품 통화"라고 평가했다.

브렌트 기준 유가가 배럴당 76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가에 비교적 민감하게 움직이는 캐나다 달러 역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벗어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개방 경제를 지닌 캐나다도 강한 경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캐나다의 실업률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기업들의 투자 역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하고 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지난 10월부터 매파적인 기조를 보이며 내년 2분기나 3분기 첫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은 현재 3월에도 캐나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보며 내년에만 5차례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 중이다.

ING는 캐나다 달러화가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가장 낮은 변동성을 자랑한다면서 현재 1.28캐나다 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달러/캐나다 달러 환율이 내년 1.25캐나다 달러에 가까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와 비슷한 근거로 뉴질랜드 달러화의 강세를 점친다.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은 G10 중 가장 매파적인 중앙은행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시장은 RBNZ가 내년 말까지 175bp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뉴질랜드 경제의 양대 축인 교육과 관광이 되살아나면서 경기 회복에 탄력이 붙어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캐나다 달러.[사진=로이터 뉴스핌]2021.12.30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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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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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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