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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법농단 첫 유죄' 이민걸·이규진 2심서 실형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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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유죄…'사법농단' 사건 관련자 중 유죄 선고는 처음
검찰, 헌재 소수 의견 언급도…징역 2년6월 실형 구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검찰이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벌어진 '사법농단' 사건 관련자 중 처음으로 유죄 판결이 나왔던 이민걸 전 부장판사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지난 10월 헌법재판관 3인이 낸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인용 소수 의견을 언급하면서 "1심 판단과 달리 재판관 3인은 사법행정권자의 특정 재판에 대한 의견 전달 이후 담당 재판부의 합의가 있었더라도 이미 훼손된 재판에 대한 신뢰 회복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이는 결과 발생 판단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재는 다수의견으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각하하긴 했지만, 3인은 중대한 헌법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 직권남용 판단에 있어서도 그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걸 부장판사(좌)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우) [사진=뉴스핌DB]

이 전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직권남용이 성립하려면 일반적 직무권한이 존재해야 하고 법률상 최소한의 근거는 있어야 한다"며 "피고인이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 상당히 고위직으로 일선법원 기획법관이 그 의견에 따랐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월권적 행위일 수 있어도 직권을 남용한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 전 상임위원 측도 "양형위 상임위원은 법원조직법상 독립된 기관으로 돼있음에도 기존 관행 내지 대법원장 지시에 의해 법률상 담당해선 안 될 업무를 담당했다"며 "자신이 담당해서는 안 되는 업무를 상급자 지시로 맡았던 피고인의 행위를 어느 정도 불급한 행위로 볼 것인지 깊이 숙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이 전 부장판사는 "이 사건 수사와 1심, 항소심 재판을 겪으면서 나 자신을 많이 돌아봤다"며 "어찌됐든 사법행정의 중요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 다만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떠한 선입견 없이 법리적 사실관계에 대한 증거 판단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 취지로 다투고 있지만 공소장에 기재된 행위가 잘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검찰 조사에서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한 심정은 지금도 같고,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다투고 있지만 징계 처분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도 다 제 자신에 대한 성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2017년 3월 처음 문제가 발생한 이후 2019년 3월에 30년간 법관 생활을 마치고 법원을 나설 때까지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했는데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5년 가까운 시간 동안 뉘우치고 반성했다. 제가 겪은 시간 동안 저보다 힘든 분도 있었고 저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지만 제 입장에서 그분들께 사과를 드리는 한편, 저도 힘든 시간 겪은 건 사실이라는 점도 넋두리처럼 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두 사람에 대한 판결 선고는 내년 1월 27일 내려진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민의당 소속 박선숙·김수민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되자, 사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협조를 얻을 목적으로 서울서부지법 기획법관에게 주심판사의 향후 재판진행계획, 사건 유무죄에 대한 심증을 확인해 보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에서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 헌재 내부 정보 및 동향을 수집하고, 서울남부지법이 사립학교 교직원의 연금 지급과 관련해 재직기간 산출의 근거가 되는 법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취지로 위헌심판제청을 하자 해당 재판부에 직권취소를 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이 전 부장판사와 함께 통진당 해산 후 소속 의원들이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자 법원행정처가 수립한 판결 가이드라인을 서울행정법원과 광주지방법원에 전달하고,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을 와해 시도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부장판사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징역 1년6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두 사람이 처음이다.

특히 1심은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들이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일선 법원 법관들에게 위법 부당한 지시를 내려 법관의 재판 독립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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