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부동산 건설

속보

더보기

건설사 3Q 실적…현대건설 "해외 선전" vs 삼성물산·GS건설 "일회성 비용↑"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현대건설, 영업이익 전년비 57.6% 증가…"대형 현장 본격화"
삼성물산 건설, 3Q 영업손실 1300억…"석탄발전 공사비 증가"
GS건설 영업익, 예상보다 800억↓…"바레인 1400억 일회성비용"
대우건설, 영업익 73% 급증 예상 vs HDC현산, 11% 감소할 듯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건설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은 일회성 비용 때문에 '어닝 쇼크'를 겪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3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석탄 발전 프로젝트의 공사비 증가로 일시적 손실이 발생해서다. GS건설도 지난 2~3분기 합쳐 약 24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생겨 실적이 줄어들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10.27 sungsoo@newspim.com

◆ 현대건설, 영업이익 전년비 57.6% 증가…"대형 현장 본격화"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은 올해 3분기 성적표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우선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1년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220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58% 증가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484억원으로 76.97% 늘었다. 매출은 4조3519억원으로 7.66% 확대됐다.

회사 실적이 이처럼 좋아진 것은 주요 해외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됐기 때문이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처리 공사,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타워 공사 등 해외 부문 매출이 올해 상반기 대비 증가했다.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사는 현대건설이 지난 2019년 수주한 3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공사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 동부 담맘에서 북서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마잔 지역 해상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와 원유를 처리하는 가스플랜트를 짓는 사업이다.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타워 공사는 현대건설이 작년 초 수주한 사업으로, 타워 3구획(약 6093억원)과 4구획(약 6130억원)을 합치면 약 1조2000억원(10억6000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건축 공사다.

두 구획은 카타르 루사일 시티 내 금융지구에 지하 5층~지상 70층 오피스 빌딩과 상가 등 주변 부대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이 단독 수주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그간 해외 수주잔고가 더디게 매출로 반영되거나 해외 부문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반면 이번 실적에서는 해외 부문의 성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카타르 루사일 프라자 타워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 삼성물산 건설, 3Q 영업손실 1300억…"석탄발전 공사비 증가"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일회성 비용' 때문에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13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전 같은 기간(1240억원)보다 2540억원(-204.8%)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2조407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조1070억원)보다 7000억원(22.53%) 감소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국내 석탄 발전 프로젝트의 공사비 증가로 일시적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삼성물산은 국내 석탄발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하도급 정산 관련 외주비가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자재 가격, 인건비가 오르면서 원가가 증가했다. 특히 탈석탄·친환경 기조로 프로젝트 수행환경이 바뀌면서 민원, 보상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공정이 지연돼 비용이 늘어났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공정률 약 80%를 넘어 잔여공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반적 비용 증가 요인을 3분기에 반영했다"며 "향후 잔여공사 진행 과정에서 공정관리를 철저히 해 추가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매출, 영업이익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수주한 대만 국제공항 확장,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공사가 본격화돼서다.

대만 타오위안 공항은 대만 제1의 국제공항으로, 공사비가 1조1644억원에 이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대만의 관문 공항인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공사를 수주했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는 공사비 1조8715억원 규모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것으로, LNG 수출을 위한 저장탱크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설계·조달·시공(EPC)을 수행한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지난 3분기 1조2000억원을 추가 수주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건설수주는 8조7000억원으로, 연간 목표(10조7000억원)의 81.3%를 달성한 수치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조감도 [자료=삼성물산] 2021.03.30 sungsoo@newspim.com

◆ GS건설 영업익, 예상보다 800억↓…"바레인 1400억 일회성비용"

GS건설도 '일회성 비용' 때문에 2개 분기 연속 실적이 줄었다. GS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22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7.27% 감소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3분기 영업이익은 2318억원인데 이보다 800억원 가까이 적게 나온 것.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대비 6.26% 줄어든 2조17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증권가 예상치(2조4282억원)보다 2566억원 적게 나온 수치다.

GS건설은 지난해 완공한 바레인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현장의 정산 문제로 3분기에 1400여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회사는 향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 비용 환입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만 일회성 비용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3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개선된 것으로 나온다. 3분기 일회성 비용(1400억원)에다가 영업이익(1520억원)을 더하면 2920억원이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2093억원)보다 39.51% 증가한 수치다.

GS건설은 지난 2분기에도 일회성 비용 때문에 실적이 줄었었다. 당시 영업이익은 1253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1% 위축됐다. 상반기 플랜트 부문의 인력조정 비용(전직지원 프로그램에 따른 희망 퇴직금 등)으로 약 10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서다. 

하지만 GS건설은 오는 4분기 이후부터 실적이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분기에 자회사 GS이니마의 오만 수주 추가 인식과 호주 대규모 인프라 수주가 예정돼 있어서다.

GS이니마는 GS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스페인 소재 자회사다. GS이니마는 작년 11월 중동 오만에서 예상 매출 2조3000억원대의 초대형 해수 담수화 사업을 수주했다.

오만 알 구브라 3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은 수도 무스카트의 해변 지역에서 일일 30만㎥ 규모 역삼투압(RO) 방식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를 짓고 20년간 운영하는 것이다.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 발전사업은 수도 무스카트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일일 10만㎥ 규모의 해수 담수화 시설을 건설하고 20년간 운영하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오는 4분기 이후에는 건축·주택부문, 신사업 부문 성장과 해외 수주 호조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건설, 영업익 73% 급증 예상 vs HDC현산, 11% 감소할 듯

앞으로 실적 발표할 업체들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에는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실적을 발표한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건설은 대형 건설사들 중에서도 실적 증가 폭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된다. 에프앤가이드를 보면 대우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1781억원)이 전년대비 73.08%, 당기순이익(1208억원)이 115.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실적 증가가 기대되는 이유는 대형 해외현장의 매출 기여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공종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과거 대비 안정적인 수익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6월 나이지리아 리버스주 보니섬에서 나이지리아 가스공사 플랜트 설비 7호 트레인(NLNG 트레인7) 사업의 착공식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나이지리아 보니 LNG플랜트 전경 [사진=대우건설] 2021.01.06 sungsoo@newspim.com

NLNG 트레인7 설비는 천연가스를 공급해 물, 황화수소 등의 기타 성분들을 제거하는 시설로, 연간 LNG 생산량이 800만t 규모다. 계약금액은 총 5조1811억원이며 대우건설의 지분은 40%(약 2조724억원)다.

이라크 신항만 공사도 있다. 올 초 대우건설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2조9000억원 규모의 알 포(Al Faw) 신항만 후속공사를 패키지로 계약했다.

알포 신항만 후속공사는 ▲컨테이너터미널 안벽공사(약 5586억원) ▲컨테이너터미널 준설⋅매립공사(약 7936억원) ▲알포-움카스르 연결도로(약 4810억원) ▲신항만 주운수로(약 3433억원)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터널 본공사(6931억원) 등 5건의 공사다. 총 수주액은 26억2500만달러(약 2조 8686억원)이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대비 11.02% 감소한 1180억원, 매출 전망치는 0.80% 증가한 8190억원이다.

현산은 올해 주택공급이 작년보다 크게 늘지 않아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산의 올해 분양계획 물량은 1만5000가구로 작년 실적(1만4999가구)과 큰 변동이 없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과 대비된다.

현대건설의 올해 분양계획 물량은 작년 실적보다 27.26% 증가했고 DL이앤씨는 18.89% 늘어났다. GS건설은 7.54%, 대우건설은 4.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산은 현재 진행 중인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향후 매출에 인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산 관계자는 "올해 공릉역세권 개발과 같은 복합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사업과 인천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등으로 총 1만5000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다"며 "인천신항 배후단지 개발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도 본격 추진하고 있어 향후 매출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