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채권·외환

속보

더보기

공기업 부채 545조 '눈덩이'…느슨해진 부채관리

기사입력 : 2021년09월14일 17:32

최종수정 : 2021년09월14일 17:32

347개 공기업 부채 5년간 45조원 증가
주요 40개 공공기관 부채도 36조 늘어
정부, 공공기관 자율성 강조하며 느긋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쌓여가는 공기업 부채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별 재무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 체계를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재무위험도가 높은 공기업을 정부가 직접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도 아직까지 없다. 단지 매년 실시한 경영평가에서 일부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고작이다. 

◆ 공기업 부채 5년새 45조 급증…부채비율은 소폭 감소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체 347개(알리오 공시대상 350개 중 산은·수은·기은 등 은행 3사 제외) 공공기관의 지난 5년간(2016~2020년) 부채규모는 500조3000억원에서 544조8000억원으로 45조원 가량 늘었다. 이중 중장기 재무 관리대상인 주요 40개 공공기관의 부채규모는 같은 기간 476조3000억원에서 512조1000억원으로 약 3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기재부가 최근 발표한 '2021~2025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이들 40개 공공기관의 부채규모는 2025년까지 638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예상치인 549조6000억원보다 89조3000억원 가량 늘어난다. 매년 18조원씩 빚이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한 주요 에너지공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광물투자 실패로 자본잠식에 빠진 일부 공기업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자산이 17조5000억원으로 5년새 4조5000억원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는 1000억 가량 늘어 18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2016년 1조1188억원에서 지난해 2조4391억원으로 두배 이상 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역시 지난해말 기준 자산이 3조200억원으로 전년대비 91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채는 3400억원 늘어 6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공사는 부채를 2025년까지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지만 보유 자산도 같이 줄어들면서 2025년까지 자본잠식 상황은 유지될 전망이다.

대한석탄공사가 가진 부채도 지난해말 기준 2조1100억원으로 1년만에 1245억원이 늘었다.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고시제도에 의한 손실영향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대한석탄공사는 2025년까지 부채가 2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관들의 올해 적자폭도 커질 전망이다. 기재부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1~2025년 중장기 재무 전망' 세부 자료에는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주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들의 성적표가 담겨 있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전력 등 주요 공공기관 15곳이 6조7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3조3993억원)의 약 2배 가까운 규모다. 

적자가 예상되는 주요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은 한전과 발전 자회사 6곳(남동·남부·중부·서부·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석유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인천항만공사, 산업단지공단 등 15곳이다.

◆ 정부 '강 건너 불구경'…자율성·책임성만 강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 단지 공공기관의 자율성과 책임성만 강조할 뿐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2021~2025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기관별 재무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 체계를 지속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기관은 책임성에 기반한 자율적 재무관리를 추진하고, 부채감축계획 종료(2017년) 이후 부채가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지속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본잠식 등 재무위험도가 높은 기관은 경영효율화, 사업 조정 등 자구노력을 계속해 선제적 재무리스크 관리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09.13 jsh@newspim.com

다만 정부가 직접 나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경제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공공기관 재무관리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평가상 불이익을 주거나 재무관리가 방안한 경우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통해 (부채감축을) 유도해 나가는 간접적인 활동뿐이지 정부가 직접적 패널티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기본적으로 공공기관 부채비율을 200% 내에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기업에서는 부채비율 200%를 부실기업 판단의 잣대로 보고 있다. 즉 부실기관이 아닌 이상 정부 개입을 최소하겠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자산 2조원 이상 공공기관들의 부채비율은 전체적으로 160%~170% 선에서 관리해나가는 큰 방침 하에서 만들어졌다"면서 "앞으로도 그런 방향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하나하나의 채무와 관련해 기재부라고 더 많이 알겠냐"면서 "기관 자율성이 1차적 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