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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려운 '잔여 백신' 접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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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여 백신 앱에는 모두 '제로'...병원에 직접 전화 연락해 대기
병원 내원→본인 확인 절차→사전 질문→접종→15분 대기
접종 다음날 접종 부위에 참을 수 있을 만 한 근육통
접종 3일째 접종 부위 뻐근하기만 별다른 후유증은 없어
2차 접종은 2달 뒤라는 안내 말고는 정확한 정보 전달 못 받아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빨리 마스크 벗고 싶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 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가 시작 된 지난 27일 1차 접종을 했다는 친구 A가 말했다. A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며 언젠간 맞아야 하는데 먼저 맞는 게 낫지 않느냐"고 했다.

기자의 아버지는 다음달 3일까지 사전 예약해야 하는 60~64세에 해당한다. 인터넷을 통해 1차 접종 대리 예약을 했다. 가장 친한 친구인 A도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했고, 아버지도 다음달 중순에 백신을 맞는다.

주변에 백신과 가까워진 사람들이 생기자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은 곧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사실 부작용이 있진 않을까 무서운 마음도 조금 있었다. 

[사진=질병관리청 COOV 캡쳐]

'만약 오늘 잔여 백신이 있다면 맞겠다.'

지난 28일 금요일, 일을 하다가 갑자기 결심이 섰다. 호기심에 마스크를 벗고 싶다는 간절함도 생겼다. 오전 10시쯤부터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잔여 백신을 찾아봤다. 근무지인 서울부터 거주지인 인천까지 지도를 옮겨가며 샅샅이 뒤져봤지만 모두 '0'이라고 떴다. 유명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보다 어려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주 가던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잔여 백신을 맞을 수 있냐고 물었다. 병원 측은 연락하면 바로 올 수 있는지 등을 묻고 잔여량이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안내했다. 또 "어플리케이션에선 오후 4시 이후나 돼야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병원에서 오후 1시 45분쯤 "잔여 백신이 있으니 오후 3시에 내원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곧이어 질병관리청에서 1차 접종 예약을 확인하는 안내 문자도 왔다. 접종할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다.

다소 긴장 된 마음으로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모 내과에 오후 2시 55분쯤 도착했다. 평소에도 내원 환자가 많은 병원인데, 백신 때문인지 흡사 작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곳곳에는 '백신 예약자는 데스크에 따로 말해 달라'는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먼저 주민등록증 등으로 간단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의료진이 "임신 가능성 있냐", "아픈 곳 있냐", "코로나19 진단 받은 적 있냐", "평소 복용하는 약 있냐", "알러지 있냐"는 등의 사전 질문을 한 뒤 체온을 쟀다. 환자 1명은 2~3차례 체온을 다시 측정 한 뒤에도 좀처럼 열이 내리질 않아 접종을 하지 못 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본인 확인 절차, 사전 질문 등을 끝낸 5명의 접종 예약자가 주사실 앞에 거리 두기를 하고 대기했다. 다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드디어 오후 3시 15분쯤 주사실에 들어갔다. 주사실 안에선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두 손에 장갑을 끼고 중무장을 한 의료진이 곧장 주사를 놨다. 주사 바늘이 들어갈 때 따끔 거리는 것 빼곤 아무 느낌이 없었다. 잔여 백신으로 맞은 사람이 많냐고 물으니 아직 별로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주사실 앞에서 15분쯤 대기를 했다. 이상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나란히 앉아 있던 접종자 일부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 이제 가도 되냐"고 했다. 그 사이에 또 다른 의료진이 접종자들에게 다가와 "백신 접종 내역 확인서가 필요하냐"고 묻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의 백신 접종 내역 확인서는 회사 제출용 등으로 쓰인다. 15분동안 특이한 신체 변화는 없었다.

옆에 있던 30대 여성 B씨도 잔여 백신을 맞았다고 했다. B씨는 "하루 종일 앱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겨우 됐다"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인데 일부러 왔다"고 말했다. 실제 접종 대기 틈틈히 앱을 살펴봤으나 잔여량이 있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진료를 보기 위해 내원한 환자들은 접종자들을 보고 "백신 안 아프냐"고 큰 관심을 보였다.

접수처에 2차 접종은 언제인지 등을 물었다. 접수처에선 "8월 13일 오후 3시가 원칙인데 그때 가봐야 안다"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백신 접종 내역 확인서와 문자에서도 예약일이 8월 13일 오후 3시라고 적혀있을 뿐이었다. 2차도 직접 예약을 해야 하는 것인지, 다른 날짜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이 궁금했지만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오후 3시 30분이 지나서 병원을 빠져나왔다. 예상 시간보다 오래 걸렸다. 병원 앞에 있는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사먹었다. 타이레놀의 주요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발열과 두통, 신경통, 근육통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약 덕분일까. 걱정했던 큰 이상 반응은 없었다.

다음 날인 29일 접종 부위에 참을 수 있을 만 한 근육통이 생겼다. 접종 부위의 근육통은 더 심해지지도 나아지지도 않고 31일인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 무리는 없다.

이곳저곳에 1차 접종 사실을 알렸다. 엊그제 내 모습처럼 모두들 걱정이 앞섰다. 기자도 지인들에게 친구 A가 그랬던 것처럼 "아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1차 백신 접종자와 접종 완료자에 한해 오는 7월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한다. 마스크 없는 일상이 간절하다.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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