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아트호텔 '리 메이커' 20일 개관…예술가들이 분단의 현실을 바라보는 법

기사입력 : 2021년05월20일 16:29

최종수정 : 2021년05월20일 16:29

세계 두 번째 접경지역 아트호텔…객실부터 부대시설까지 미술작품으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반도 70년 분단을 상징하는 DMZ(비무장지대). 이곳과 인접한 동해안 최북단 마을에 아트호텔 '리 메이커'가 20일 문을 열었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호텔에 설치해 분단의 비극을 '평화'의 의미로 탐바꿈하는 기회를 선보이는 동시에 방문객들에게는 잊지못할 경험과 휴식을 선사할 예정이다.

아트호텔 '리 메이커'의 설립은 강원문화재단이 고성군과 함께 평화 지역 내 유휴공간을 예술과 접목해 새로운 문화예술관광 거점을 조성하는 'DMZ 문화 예술 삼매경' 사업으로 진행됐다. 'DMZ 문화 예술 삼매경'은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광역연계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강원도, 경기도, 인천광역시가 함께 접경지역의 기존 군사적 이미지를 예술을 통한 이미지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문화예술관광자원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아트호텔 리 메이커, 건물 외관 [사진=강원문화재단] 2021.05.20 89hklee@newspim.com

호텔의 이름인 '리 메이커(Re maker)'는 '강원도에서 새롭게 일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고성군 동해안 최북단 마을인 명파리에서 숙박시설로 활용됐던 유휴공간 '명파 DMZ비치하우스'를 탈바꿈했다.

DMZ와 인접한 동해안 최북단 마을에 세워진 '리 메이커'는 국내 최초 접경지역 아트호텔이다. 영국 작가 뱅크시가 이스라엘 베들레헴에 세운 '벽에 가로 막힌 호텔'(Walled Off Hotel)' 다음으로 접경지역에 세워진 세계 두 번째 아트호텔이기도 하다. 뱅크시는 2017년 팔레스타인 분리장벽에 불화를 넘어선 인류 평화를 기원하는 호텔을 만들어 주목 받았다.

리 메이커는 2층짜리 2개의 건축물에 8개의 아트룸(객실)과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실제 머물 수 있는 아트룸은 그 자체로 평화·생태·미래를 주제로 한 고유 작품이다. 공간마다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작품이 들어섰고, 사용 가능한 일상 소품을 포함한 오브제(objet) 하나까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4월까지 모두 8명의 작가(팀)가 참여해 약 반년에 걸쳐 완성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경 작가의 아트룸 김작가의 방 [사진=강원문화재단] 2021.05.20 89hklee@newspim.com

DMZ라는 특유의 장소성에 동시대미술을 절묘하게 접목시킨 오묘초 작가는 '불편함'을 키워드로 한 아트룸 'Weird tension'을 선보인다. 분단이 심어놓은 상황에 익숙해진 채 섬나라처럼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철책 밖 실존하는 존재와 철책 너머에 갇인 우리의 모습을 마주하는 작품 '친밀한 적들'과 분단 이후 우리가 쌓아올린 남북 간 거리감을 중첩된 혼종의 서사로 기록한 작품 '시간과 정신의 방' 등을 만날 수 있다.

신예진 작가의 아트룸 '산수설계 홈 프로젝트'는 '생태'에 집중한 작업이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의 모습이 아니라 더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을 법한 미지의 자연을 상상하며 제작됐다. 호텔이라는 장소성이 물씬한 이 작품은 자연과 예술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오묘초 작가의 아트룸 Weird tension [사진=강원문화재단] 2021.05.20 89hklee@newspim.com

작품 '스펙트룸(spectroom)'과 '레이(Ray)'가 설치된 스포라_스포라(팀)의 아트룸은 경계를 마주하면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갈등과 반목을 이탈한 조응과 포용을 그리고 있다. 색과 선을 중심으로 한 추상벽화인 '스펙트룸'은 오래전 판문점을 기록했던 보도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의 사진을 재해석한 것이며 고성 바다에 뜬 무지개에서 영감을 얻은 '레이'는 무기가 되는 황동과 구리를 이용한 빛의 시간을 상징한다. 한반도의 오늘을 반영하듯 현재도 철책으로 둘러싸여 접근이 금지된 바다와 무지개의 이질성이 이 작업의 특징이다.

이외 아트호텔 '리 메이커'에서는 실향민이자 허구의 인물인 '김 작가'를 통한 현실과의 정서적 왕복을 보여주는 박경 작가의 아트룸 '김작가의 방'을 비롯해, 인간과 물고기(육지 및 바다)·새(하늘)·검은색(밤)과 흰색(낮)의 5가지 요소를 모티브로 긴장의 장소 속 사색의 공간을 연출한 스튜디오 페이즈(팀)의 작품 '테셀레이션(Tessellation)'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레스토랑에 설치된 주연 작가의 작품 Plamodel DMZ [사진=강원문화재단] 2021.05.20 89hklee@newspim.com

또한 탱크를 뚫는 관통탄 등의 무기원료로 사용되는 전략물자 중의 하나인 금속으로 환경에 대한 조형적 해법을 탐구한 옴니버스식 공간을 연출한 류광록의 '금속방', 안락함과 평온함이 깃든 박진흥의 '쉼', 남북의 근원을 전통적 맥락에서 재해석한 채 고향에 대한 실향민들의 그리움을 덧댄 홍지은(도자기공방숲)의 아트룸 '조선왕가-again' 등도 관람객을 맞는다.

작품 외에도 레스토랑, 커뮤니티룸, 굿즈샵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인근 통일전망대와 최북단 해수욕장인 명파해변, DMZ박물관 등 안보관광차 방문하는 관람객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조성됐으며 강의와 토론도 가능하다.

아트룸으로 조성된 객실 외에도 로비와 복도 등 공용 공간에도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들어와있어 작은 미술관을 떠올리게 한다. 레스토랑과 로비에 각각 설치된 주연 작가의 설치작품 'Plamodel DMZ'와 안평대군의 꿈 속 도원의 광경을 옮긴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나전으로 재구성한 김종량 작가의 '신 몽유도원도-나전'은 각각 10m가 넘는 거대함 속에 디스토피아적 현실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적 이상향이 대비를 이뤄 눈길을 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신예진 작가의 산수설계 홈 프로젝트 [사진=강원문화재단] 2021.05.20 89hklee@newspim.com

총괄 기획을 맡은 홍경한 예술 감독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임을 상징하는 DMZ는 전세계 마지막 금단의 땅이자, 비극과 희망이 교차하는 장소"라며 "이 호텔은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동란 이후 70년의 역사와 단단한 이념의 장벽 내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과 마주할 수 있는 혼돈의 실험실"이라고 강조했다. 장민현 큐레이터 또한 "호텔 '리 메이커'는 일상과 접목된 공간에서 어떻게 문화예술의 영구성을 실현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둔 사업"이라며 "향후 의미 있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DMZ 문화예술 삼매경 아트호텔 '리 메이커' 사업을 주관한 강원문화재단 김필국 대표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하며, 아트호텔 '리 메이커'가 고성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되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첫 미국출신 교황… 즉위명 '레오 14세'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미국 태생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70)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제267대 교황에 선출됐다.  가톨릭 역사상 미국인 교황이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티칸 교황청은 새 교황의 즉위명을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 '레오'는 라틴어로 '사자'를 뜻한다. 강인함과 용기, 리더십을 상징한다. 8일(현지시간) 교황에 선출된 레오 14세. [사진=로이터 뉴스핌] 레오 14세는 선출 공식 발표 직후인 오후 7시 20분쯤 바티칸시티 성베드로 대성당 2층 '강복의 발코니'에 등장해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감정이 북받힌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어로 말한 그의 첫 마디는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이었다. 그는 이어 "이 평화의 인사가 여러분의 마음속에 스며들어 여러분의 가족과 모든 사람, 어디에 있든, 모든 민족, 그리고 온 세상에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시스티나 예배당에서 실시된 콘클라베 이틀째 투표에서 교황으로 선출됐다.  전 세계 70개국에서 모인 133명의 추기경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참석자의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를 탄생시키기 위해 투표를 계속했다.  오전에 실시된 두 차례 투표에서는 선출이 무산됐다. 오전 11시 50분쯤 시스티나 예배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추기경단은 오후 4시 투표를 재개했다. 오후 두 차례 투표가 끝나고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던 오후 6시 8분쯤 굴뚝에서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장엄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후 7시 10분쯤 선임 부제 도미니크 맘베르티 추기경이 성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치며 새 교황의 탄생을 알렸다.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레오 14세는 1982년 사제로 서품했다. 이후 성직자로서의 경력 기간 대부분을 남미 페루에서 보냈다. 2015~2023년까지 페루 북서부 치클라요에서 주교로 재직했다. 2015년에 페루 시민권을 취득했기 때문에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그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이다. 이 수도회가 교황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23년 그를 추기경으로 임명하고 교황청 주교성 장관에 앉혔다.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이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그의 개혁정책 추진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학적으로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갈등이 심했던 보수와 진보 세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번째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말로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마나 흥분되는 일이고,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며 "교황 레오 14세를 만나길 고대한다.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ihjang67@newspim.com   2025-05-09 04:20
사진
김문수,대선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오전 법원에 대통령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후보는 이날 KBS에 출연해 "대통령후보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합법적인, 정당한 절차를 거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인 제가 있는데 지금 무소속 한덕수 후보하고 빨리 단일화를 하라고 한다"며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8 yooksa@newspim.com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는 10일 또는 11일 제6차 전당대회를 소집한다고 공고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기 전 단일화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신청한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에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연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는 현재 단일화 문제로 당 지도부와 갈등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가해 "무소속 등록도 안하겠다는, 입당도 안하겠다는 그런 사람을 상대로, 유령과 단일화하라는 이것은 올바른 정당민주주의냐, 저는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5-08 17:1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