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쌍북리 유적에서 백제 사비기 대형 건물지가 발견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측은 이 건물을 백제 사비기 왕궁의 관련 시설물로 추정하고 있다.
13일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에 따르면 부여 쌍북리 유적 발굴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초기 왕궁과 관련한 주요 시설로 추정되는 대형건물지와 대가야 토기, 중국제 자기, 옻칠 토기 등 주요 유물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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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쌍북리 유적 전경(위), 건물지 [사진=문화재청] 2020.10.13 89hklee@newspim.com |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 왕궁 종합학술연구의 하나로 발굴조사한 부여 쌍북리 유적은 부소산성, 부여 관북리 유적과 더불어 백제 사비기 왕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현재로서는 왕궁보다 관청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연구소 측은 분석하고 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13일 뉴스핌에 "사비 왕궁의 모습도 모르지만, 이 건물을 왕궁으로 보긴 어렵다"며 "다만, 일반 건물이나 가옥은 아니고 왕궁과 관련한 시설이나 관청 정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높은 지대에 이러한 대형 건물을 민간에서 세우긴 어렵다. 또 엄청난 크기의 마당(빈 공간)이 있고, 공간을 열고 닫을 수 있는 문 형태의 장량형 유구가 있기 때문에 왕궁과 관련한 시설로 추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형 건물지에는 백제 시대 건물지 6동과 약 30m 길이의 장량형 유구, 울타리, 배수로, 우물 등의 유구가 조사됐다. 장량형 유구는 대궐 문이나 집 대문의 좌우에 길게 연결돼 있는 유구로 동서방향으로 긴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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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쌍북리 유적 출토물 [사진=문화재청] 2020.10.13 89hklee@newspim.com |
이중 건물지1은 중앙에 자리한 사각형의 건물을 중심으로 동서 양쪽에 부속 건물이 추가된 역 '품(品)'자형의 건물로 1개의 구덩이 양쪽으로 30cm 내외의 기둥을 세운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건물지는 지금까지 사비도성 내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다.
건물지2는 건물지1과 동일한 위치에 약 30cm 가량 성토한 뒤 조성했는데 동서길이 1240cm, 남북길이 720cm인 대형건물지다. 건물지는 정면 8칸, 옆면 4칸의 벽주식 건물로 주칸 거리는 175cm 내외다. 벽주식 건물은 여러 개의 기둥을 세워 벽체가 건물의 상부구조를 지탱할 수 있게 한 건물이다. 이와 유사한 형태와 크기의 건물지는 공산성 내 왕궁 관련 유적에서 확인된 15호 건물지가 있는데 이 건물지는 공산성 유적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건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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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부여 쌍북리 유적 출토 가야 토기 및 비교자료 [사진=문화재청] 2020.10.13 89hklee@newspim.com |
출토유물로는 대가야 토기, 중국제 자기, 옻칠토기 등이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대가야 토기는 지금까지 사비도성 내에서 출토된 사례가 드문 것으로 대가야 멸망이 562년인 점을 고려하면 부여 쌍북리 유적이 사비천도 초기에 조성됐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다. 또한 가야 각국의 사신이 백제에 온 기록을 남긴 기록인 '일본서기' 중 '흠명천황 2년(541)'과 '5년(544)'에 남아있는 백제와 가야의 긴밀한 교류관계에 대한 내용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이기도 하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앞으로도 백제 사비도성과 왕궁의 모습을 밝히기 위한 조사·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며, 이번에 조사된 부여 쌍북리 유적의 발굴조사 성과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89hk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