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대림산업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며 기업 분할 방안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실망에 가깝다. 분할 이슈가 복합기업 디스카운트 해소에는 긍정적이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부재 등 투자자들을 유인할 매력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대림산업은 전 거래일 대비 6.03% 빠진 8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계열사인 대림건설은 5.09% 하락해 2만6100원까지 떨어졌다.

대림산업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분할 방식은 대림산업을 지주사 디엘(가칭)과 건설사 디엘이앤씨(가칭)로 인적 분할하고,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에 따라 두 회사의 주식을 각각 44%, 56% 나눠 갖는 식이다. 석유화학사인 디엘케미칼(가칭)은 물적 분할돼 지주사가 주식 100%를 소유하는 비상장사가 된다.
당초 대림산업의 기업 분할이 가시화되며 주가는 최근 3주간 오름새를 보였다. 대림산업우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27.88% 상승했다.
이날 대림 그룹의 주가 하락은 그동안 오른 추가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규모 투자 계획이 있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정책이 부재하며 증권가에서는 주주들에게 호재도 악재도 아닌 중립적인 이벤트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복합기업으로 저평가 받았던 요인은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건설과 석유화학 사이 연관성이 낮아 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건설 사업에서 얻은 수익으로 석유화학 부문에 투자하며 배당률을 낮춘 탓에 주주들의 불만이 컸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업의 건설투자는 오롯이 건설투자에 사용하고, 유화사업 역시 과감한 투자 확대와 디테일한 전략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복합기업 할인요인은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는 "화학의 이익 다운사이클과 건설의 수주 업사이클이 맞물리면서 그동안 동종 업계 대비 멀티플이 할인됐고 주가는 박스권에 갇혀있었다"며 "이번 분할이 기업 가치 재산정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권 분쟁 논란이 사그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의 경우 지분이 21.67%에 불과하다. 이에 분할 이후 지분 스와프 등을 통해 지주사의 지분을 높이며 지배력 강화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대림산업이 기업 분할을 알리며 석유화학사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반면, 건설 전략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문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림산업 주가나 분할 후 합산기업가치 산정에서 중요한 것은 디엘이앤씨의 가치가 시장에서 얼마나 인정받느냐"라며 "신재생, 환경 등 시장이 선호할 만한 신규 사업에 대한 추진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부담 요소"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기업분할 목적으로 사업별 최적화 전략을 통한 주주이익 극대화를 언급했지만,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산술상 히든 밸류의 계산 외에는 주주로서의 알파 기대감을 가질 수 없는 실정"이라며 "향후 배당정책 등과 같은 주주 환원 정책이 발표될 경우 지주사 밸류에이션 상향에 따른 주가 업사이드는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향후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이 승인돼야 하며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 정책, 분할 이후 장기적인 성장 비전, 기업가치 재평가 방안 등이 거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림산업은 오는 12월 4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zuni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