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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이 수사·자치경찰 직접 지휘?…권한 분산 효과 미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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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국회 발의 자치경찰법 뜯어보니…예외 조항 달아놔
대테러·전쟁 등 비상사태 시 경찰청장이 직접 지휘 가능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최근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자치경찰제는 경찰 권한 분산이라는 경찰개혁의 일환이다. 하지만 국회에 발의된 일명 '자치경찰법'에는 경찰청장이 수사경찰과 자치경찰을 직접 지휘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담겨 있어 기대했던 권한 분산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 발의한 경찰법 전부 개정안은 경찰 조직을 업무에 따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수사경찰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눈 것이 특징이다. 당초 당정청이 추진했던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완전히 분리하는 이원화가 아닌 하나의 조직으로 두는 일원화로 변경됐다.

다만 국가경찰 사무는 종전대로 경찰청장의 지휘·감독을 받고 자치경찰 사무는 시·도지사 소속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수사경찰 사무는 경찰청 산하에 설치될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감독한다.

문제는 원칙적으로 경찰청장이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휘할 수 없도록 규정하면서도 예외 조항을 달아놨다는 것이다. 개정안 제14조에는 '경찰청장은 국민의 생명·신체 또는 공공 안전 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 수사에 있어서 경찰 자원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등 통합적으로 현장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국가수사본부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다'고 돼있다.

경찰 로고 [사진=뉴스핌DB] 2020.04.22 gyun507@newspim.com

자치경찰도 마찬가지다. 제32조에는 '경찰청장은 전시·사변, 천재지변, 그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대규모 테러 또는 소요사태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 전국적인 치안유지를 위해 긴급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자치경찰 사무를 수행하는 경찰공무원을 직접 지휘·명령할 수 있다'고 규정돼있다.

사안에 따라 경찰청장이 수사경찰과 자치경찰을 지휘·감독하는 지금과 같은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 권력 분산이라는 경찰개혁 취지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창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법센터 검경개혁위원회 간사는 "경찰청장이 사법경찰을 지휘하는 구조에서 수사 권한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가수사본부는 경찰청장의 수직적인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소속 한 입법조사관은 "공공의 안전 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이 무엇인지, 경찰 자원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때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며 "범위를 특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이 수사에 직접 관여할 여지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면 수사 독립성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경찰은 경찰청장의 권한 남용 등과 같은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청장이 직접 수사에 개입하는 예외 사례는 극히 드물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관계자는 "중대성과 긴급성, 대규모 경찰 자원 동원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만 경찰청이 수사를 지휘한다"며 "이런 사례는 대테러나 전쟁 등에 국한된다"고 말했다.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 또한 "예외 단서는 대통령령으로 엄격히 제한한다"며 수사경찰과 자치경찰, 국가경찰 분리는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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