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핌] 고종승 기자 = 전북 전주시 노송동에 지난 연말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6000만원의 성금을 훔친 절도범 2명에 대한 형량이 항소심에서 늘어났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17일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36)·B(35)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8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월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해마다 연말이면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두고 간다는 사실을 알고 '얼굴없는 천사'가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10시께 성금 6000여만원을 둔 뒤에 동사무에 '가져가라'고 전화하는 틈을 타 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같은 달 26일부터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SUV차량을 주차하고 차량번호판을 가린채 잠복하며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놓고 가기를 기다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성금을 도난당했다는 동사무소의 신고를 받고, 평소 못보던 SUV 차량을 이상하게 여긴 한 주민의 제보로 CCTV를 분석, 충남결찰과 공조수사를 벌여 범행 4시간여 만에 논산과 대전 인근에서 A·B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성금 6016만2310원도 되찾아 얼굴없는 천사의 뜻에 따라 노송동사무소에 전달했다.
1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하자 피고인들과 검찰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익명의 기부자의 선량한 마음을 헤아려야 함에도 고귀한 성금을 건드렸다"며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마음을 갖기는커녕 이를 훔쳐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유튜브 통해 사전에 치밀하게 공모한 점 등을 종합하면 1심 판결은 가볍다고 판단된다"고 원심 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2000년부터 20년간 매년 연말에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몰래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다라'는 쪽지와 함께 놓고 간 성금 총액은 6억6850만4170원에 달한다.
전주시는 노송동사무소 근처 도로를 '얼굴없는 천사'의 거리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기념비를 세워 그의 뜻을 기리고 있다.
lbs096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