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뉴스핌] 이경구 기자 = 사람처럼 두발로 걷는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경남 사천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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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자혜리의 두 발로 걷는 백악기 원시악어 복원도 [사진=진주교대 김경수교수] 2020.06.12 lkk02@newspim.com |
김경수 진주교대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장은 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인 경남 사천에서 발견된 세계최초의 백악기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에 대한 연구결과를 네이처 자매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틱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 수 백 여점이 발견된 곳은 경남 사천시 서포면 자혜리 전원주택 부지 조성 공사 지역으로 약 1억 1000만 년 전 퇴적된 백악기 진주층에 해당된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자국 길이가 18-24cm로 발자국 길이에 근거한 원시악어의 몸길이는 최대 3m로 추정된다.
이 원시악어 발자국은 '바트라초푸스 그란디스(Batrachopus grandis)'라는 새로운 이름(신종)으로 명명되었는데 '대형 바트라초푸스 원시악어 발자국(large Batrachopus)'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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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자혜리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 보행렬 화석 [사진=진주교대 김경수교수] 2020.06.12 lkk02@newspim.com |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발가락이 4개이며 첫 번째 발가락이 가장 작고 세 번째 발가락이 가장 길다. 발가락에는 마디의 흔적도 잘 보존돼 있다.
두 발로 걷는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보행렬은 같은 방향으로 걸어간 흔적 10여 개가 함께 발견되었다. 이런 보행렬 패턴은 이 원시악어가 무리를 지어서 이동하는 습성을 가졌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형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은 얼핏보면 사람 발자국과 아주 비슷하다. 걸어가며 남긴 보행렬도 사람 발자국 보행렬과 매우 비슷하다.
이번 연구의 1저자인 진주교대 김경수 교수는 "중생대 원시악어들 중에서는 두 발로 걷는 악어 골격 화석이 이미 발견되었다는 것도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연구 성과로 받아들여진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며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 공룡과 함께 육상 생물 중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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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천 자혜리의 원시악어의 뒷발자국 화석. A: 왼쪽 발자국, B,C:오른쪽 발자국[사진=진주교대 김경수 교수] 2020.06.12 lkk02@newspim.com |
그는 "트라이아스기 말기에는 이들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류가 멸종하고 이후 공룡들이 중생대 쥬라기와 백악기에 번성하였을 것으로 해석됐다"며 "사천 자혜리에서 발견된 두 발로 걷는 원시악어 발자국 화석의 발견으로 트라이아스기에 멸종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지역에서 약 3m 길이의 원시악어가 백악기까지 오랜 기간 살아남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학술적 증거이자 최초의 발견"이라고 덧붙엿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서부 경남 지역인 진주, 사천, 고성 일대의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가 세계자연유산 등재 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 미국, 호주의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lkk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