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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한택수 "韓 반도체, 미·중 양자택일 시기 놓치면 모두에게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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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택수 전 한국정책재단 이사장, 미·중 신냉전 인터뷰
"대만 TSCM, 균형정책 포기 美 선택…남의 일 아냐"
"신냉전 시대 눈 앞에…美, 반도체 공급망 장악 시도"

[서울=뉴스핌] 노민호 허고운 기자 = "미·중 격돌 과정에서 한국이 고통 받고 있다는 건 이미 10년 전에 나온 케케묵은 얘기다. 중요한 건 싸움이 본격화되기 전에 현실적인 대처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현재 미·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파트너로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미·중 전쟁 승자의 전리품이 될 수밖에 없다."

한택수 전 한국정책재단 이사장은 2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G2(미·중)' 간 신냉전 시대 도래의 현실적 대처방안에 대해 "아시아 국가들이 곧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이사장은 행정고시 11회 출신으로, 1990년대 초반 주(駐)일본 대사관 재무관을 역임했고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한일친선협회중앙회 부회장 등을 맡았다. 그는 대표적인 일본통이자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한택수 전 한국정책재단 이사장 [사진=뉴스핌 DB]

한 전 이사장은 특히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며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행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TSMC는 최근 미국의 압박에 120억달러(약 14조7456억원) 들여 5나노(㎚) 반도체 공정 생산 라인을 애리조나주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전 이사장은 TSMC 행보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며 한국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 반도체 사태가 곧 한국에 닥칠 문제"라며 "미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과학 제품들의 '서플라이 체인'(생산이나 공급의 연쇄적 과정)을 자국으로 가져오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화웨이' 판매 금지명령 연장, 중국기업 증시 퇴출법안 상원 가결, 글로벌 공급망의 탈(脫)중국화를 목표로 하는 '경제협력 네트워크(EPN)' 구상 등을 열거했다.

한 전 이사장은 "생산 자체를 미국이 전담하겠다는 게 아닌 제품의 공급 권한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표준 2035'(차세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겨냥한 것이고 과거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냉전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이사장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산업은 '3대 서바이벌 전략'로 ▲대만주체(臺灣主體·대만에 중심을 둔다) ▲친미(親美·미국과의 관계 우선) ▲화중(和中·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친미, 화중이라는 '균형외교'에서 벗어나 미국으로 무게중심 추를 옮겼고 그 실례가 TSMC라는 것이 한 전 이사장의 분석이다.

그는 "약소국은 미국과 중국 시장을 모두 공략하는 양다리 정책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대만을 포함해 앞으로 반도체 업체는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선택해 그 길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전 이사장은 "대만은 결과적으로 처신을 굉장히 잘 한 것"이라며 "중국 시장을 포기하게 됐지만 미국 시장은 지킨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미·중이 협조적 경쟁관계였다면 2010년대에는 적대적 경쟁관계로 완전히 바뀌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런 적대 관계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 이사장은 "미·중이 평화로울 때 우리는 문제없이 장사만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둘 중 하나가 우리를 먹으려고 할 것"이라고 장중마오(張忠謀) TSMC 창업주는 일찌감치 전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의 고민은 한국 반도체업체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외교적인 이유를 앞세우며 기업의 판단에 지나치게 간섭하기보다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중마오(張忠謀) TSMC 창업주는 지난해 11월 직원들에게 "미·중이 평화로울 땐 우리가 문제없이 장사만 하면 되는데 평화롭지 않으면 미·중 둘 중 하나가 우리를 먹으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대만 SET I NEWS 캡처본, 한택수 전 이사장 제공]

다음은 한택수 전 한국정책재단 이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미·중 갈등 속 한국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생겼다'는 우려가 많다. 가장 먼저 어떤 측면에서 가시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가?
▲미·중 격돌 과정에서 한국이 고통 받고 있다는 건 이미 10년 전에 나온 케케묵은 얘기다. 중요한 건 싸움이 본격화되기 전에 현실적인 대처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현재 미·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파트너로 배당을 받을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면 미·중 전쟁 승자의 전리품이 될 수밖에 없다. 아직 시간이 남았는지 모르겠다. 대만은 결과적으로 굉장히 처신을 잘했다. 중국 시장을 포기하게 됐지만 미국을 지켰다.

-대만 반도체 하면 TSMC. 어떤 점이 주목할 만 한가?
▲한국의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고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로 품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대만과 삼성, 반도체라는 점에서는 같다. 대만 반도체 업체가 최근 2년 겪은 일을 알면 삼성이 어떤 일을 겪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겪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은 미국을 벗어날 수 없다. 결국 대만처럼 갈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겐 혼선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한국 정부가 잘못 개입하면 이 과정에서 실수가 생기고 한·미·중 간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대만 반도체 산업은 어떤 원칙으로 미·중 사이에서 버텼나?
▲기본적으로 대만에 중심을 둔다는 대만주체, 그리고 친미다. 중국에게도 항상 이점을 얘기했다. 또 중국과도 협력 할 수 있다는 화중 전략이다. 친미화중(親美和中)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서바이벌 전략이다. 그런데 대만이 이 원칙을 영원히 지킬 수 있느냐. 없다. 미국 시장도 가져가면서 중국 시장도 먹는 양다리를 약소국은 할 수 없다.

-그런데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약 14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세우겠다고 했다. 미국이 압박은 구체적으로 어떠한가?
▲애리조나는 미국의 주요 군수시설이 많은 곳이다. 미국은 국익을 위해선 반도체 관련 서플라이 체인을 장악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반중(反中) 친미(親美) 인사로 유명하다. 그를 미국 정부가 노골적으로 도와줬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이 해커를 동원해 대만 선거에 개입, '친중공(親中共) 정권'을 세우려고 노력하는 것을 사전에 미국이 구글과 페이스북 전문가 등을 보내 도와주는 등 외교적으로는 대만을 지키겠다는 암시를 계속해 왔다.

미국이 대만에 압력을 넣기 시작한 것은 2년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출발은 미국이 중국과의 적대관계로 변했기 때문에 미중간 군사적인 충돌을 감안해 여러 검토를 하기 시작했다. 대만 반도체가 미국 군수품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60%를 공급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대만이 중국 손에 들어가면 미국 반도체 60%가 공급이 안 된다. 이는 군사력에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고 미국은 이를 안 것이다.

미국은 대만에 대한 적극적인 외교 공세와 더불어 대만 업체가 중국과 거리를 두도록 압박해왔다. 시스템 반도체는 모든 비밀을 공유해야 한다. 핵심은 대만이 중국을 포기하고 미국에 전념하겠다는 것이고 미국은 함께하겠다고 손을 든 것이다.

-대만, 중국 사이가 나쁠 것 같다. 반도체 분야에선 어떤가?
▲대만 업체의 기본 뿌리가 중국말 하는 사람들이고, 대만 업체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 나중에 중국 반도체 업체에 취직한다. 중국 반도체 기술이 아직은 수준이 낮고 중국 전체 수요 10%도 자급자족을 못하고 80~90%를 수입해야 한다.

수입량이 늘어나니 대만 반도체 업체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을 스카웃하는 등 중국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미국이 파악해서 대만 반도체를 중국과 끊어버리겠다는 것이다. 단 대만 입장에서는 미국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었다. 근무하는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퇴직하면 제2직업도 해야 하니 중국과 관계 돈독히 하려는 사람이 많다. 회사에는 친중파도 많다.

일련의 상황에서 대만 나름대로 생존 전략을 세웠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 제품을 둘러싼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해 기본적인 공장을 무조건 대만에 두고 다른 데 가지 않는다고 원칙을 정했다. 이러한 입장을 유지해 왔는데 4년 전에 중국에서 계속 설득하고 겁주고 친중 직원들을 회유해 시범공장 식으로 짓기도 했다. 난징에 소규모 반도체 공장을 세웠다. 2020년부터 가동 시작됐다. 여기 생산능력은 대만 전체의 2% 정도다. 단 생산 공정은 최신식이 아니다. 기본 원칙을 유지하되 정치적 타협을 위해 상징적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을 어떤 방식으로 견제하고 있나?
▲미국은 반도체를 끊으면 중국 '화웨이'가 주저앉을 것으로 봤다. 또한 반도체 기술을 쫓아오는 약 10년 동안 중국 군수산업이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수준을 알 수 있는 사례가 있다. 중국은 그동안 로켓 발사를 많이 했는데 실패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최근 1년 반 사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다 실패했다. 미국이 2년 전 시스템 반도체 일체를 중국에 공급 못하게 한 영향으로 보인다. 고급 시스템 반도체가 없으니 제어가 안 되는 것이다.

-대만의 애리조나 공장 건설은 양다리가 아닌 미국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나?
▲에피소드가 있다. 최근 미국이 화웨이에 일체의 반도체 칩을 팔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정보를 중국 스파이가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중국은 TSMC에 5·7나노 칩 7억달러 오더를 넣었다. 그걸 미국이 첩보로 알았고, 대만은 거절함. 7억달러를 TSMC가 그냥 거절했을 리가 있겠는가. 미국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다. 대만을 포함해서 앞으로 반도체 업체는 미국과 중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양다리는 할 수 없다.

-그러면 미국의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 반도체 기업이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 우리는 그들의 결정과 판단 지원을 해주는 게 정답이고 간섭을 줄여야 한다.

-그러면 업체들도 전략을 바꿔야하나?
▲최근 일을 다시 보면 트럼프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했다. 또 차이잉원 총통이 대만이 육성해야 할 핵심 중의 핵심은 반도체라고 밝혔다. 중국이 다급해졌다. 대만 IT 업체들이 이미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은 한국 기업인에 대해 '한·중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를 해줬다. 급하다는 방증이다.

-최악의 결과는 어디까지 갈 수 있나?
▲한국 반도체를 미국을 포함한 모든 서방세계에 팔수 없게 하는 것이다. 중국에만 팔라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미·중 갈등이 본격화됐다고 말씀하셨는데.
▲한마디로 협조적 경쟁관계에서 적대적 경쟁관계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기점이 2010년이다. 미국 정부에서 이때부터 서류에 중국을 '적'으로 명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적대적 경쟁관계가 가속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 '중국은 적이 될 것'이라는 말은 20년 전부터 나왔다.

9·11 테러가 없었다면 그때부터 중국을 공격했을 것이다. 중동과 전쟁하느라 중국을 압박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면서 제 코가 석자였다. 이후 미국은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내세워 아시아·태평양을 중시하는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미국이 외교ㆍ군사정책의 중심을 아시아로 이동시키겠다는 것)를 발표했다. 지금은 미·중 갈등이 한가로운 무역전쟁이 아니라 적대적 경쟁관계다.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에 어떻게 공격할 것으로 보는가?
▲중국이 '중국 제조 2025'에 이어 중국이 첨단 업종에서 스탠다드가 되도록 하겠다는 '중국 표준 2035'를 언급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 제조 2025까진 참지만 그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첨단과학 분야 서플라이 체인 몽땅 미국이 장악해야 하는데 핵심이 반도체다. 반도체의 서플라이 체인을 가져와 모든 공급에 대한 권한을 미국이 갖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통신 분야 서플라이 체인, 첨단 분야 서플라이 체인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많을 것 같다.
▲대만 반도체 창업자로 불리는 장중마오(張忠謀) TSMC 창업주는 지난해 11월 직원들에게 '미·중이 평화로울 땐 우리가 문제없이 장사만 하면 되는데 평화롭지 않으면 미·중 둘 중 하나가 우리를 먹으려고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미국, 차이잉원 정부 모두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을 겪었다. 이 사람의 고민을 지금 한국의 반도체 기업도 하고 있을 것이다.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만 한국 정부가 너무 압박하면 안 된다. 대만의 사례를 보면 양다리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이 공격한 중국의 화웨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랑하는 기업이다. 중국 공산주의가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간판이다. 우리의 작품은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이다.

◆한택수 전 이사장은
1950년 서울 출생 / 서울고, 서울대 경영학과, 보스턴대 경제학 석·박사 / 행정고시 11회, 재무부 은행과장, 주일대사관 재무관, 재경원 국고국장,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 창조경제연구원 이사장, 한국정책재단 이사장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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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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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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