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풍에어컨 '절전 90%' 홍보...LG 건조기 '스팀' 기능 잇따라 겨냥
LG전자 "표현 다소 과장돼...오해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발끈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활가전 에어컨과 건조기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사 에어컨 성능을 극대화해 표현한 광고와 LG전자 건조기를 저격하는 내용의 홍보 영상을 공개하자 LG전자가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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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2020.05.11 sjh@newspim.com |
◆ 삼성, 무풍에어컨 절전 성능 홍보...LG 건조기는 저격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무풍에어컨의 절전 성능을 강조한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광고에서 삼성전자는 "9%가 아니라 최대 90% 절전, 전기요금 걱정 없이 마음껏 즐기는 무풍생활"이라고 강조했다. 무풍 기능을 사용하면 하루종일 틀어놔도 전기요금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튜브에도 게재된 이 영상은 한달여 만에 조회수가 257만회를 넘겼다. 이는 같은 날 게재한 에어컨 청소가 용이하다는 내용의 이지케어편 영상보다 조회수가 1.5배 이상 많다.
여름철을 앞두고 에어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이같은 광고 전략이 통한 것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에 LG전자 건조기의 주요 기능인 스팀을 겨냥한 '그랑데AI 비긴즈 - 스팀받지마 편' 영상을 게재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영상에서는 그랑데AI 건조기 컨트롤 보드에 '생각할수록 스팀받네, 뜨거운 온도로 옷을 건조하면 옷감이 열받아 안받아?' '열받은 옷감에 스팀 뿌린다고 옷감이 살아나?'라는 문구가 연달아 나온다.
브랜드명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LG전자가 올해 건조기 신제품의 주요 기능으로 스팀을 강조하고 있어 사실상 이를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영상에서 그랑데AI 건조기가 스팀이 필요 없는 에어살균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과 옷감 손상이 없는 60도에서 건조 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비교 우위에 있음을 암시했다.
삼성전자가 LG전자 건조기를 겨냥한 영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선보인 공식 TV 광고에서도 '스팀이 필요 없는 에어살균+'라는 문구를 넣었다.
◆ LG "다소 과장된 부분 있어 '오해' 소지 다분" 발끈
삼성전자의 이같은 광고 영상에 대해 LG전자는 "일부 광고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우선 무풍에어컨 광고에서 거론한 '절전 90%'에 대해서는 "전기 요금을 90% 아낄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따져보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광고에 표현한 90% 절전은 전기요금을 계산할 때의 '전력사용량(소비전력X사용시간)'이 아닌 '소비전력'에만 해당된다. 무풍에어컨 최대(MAX) 냉방모드 대비 무풍모드의 소비전력을 비교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개 절전이라는 표현을 일정 시간에 사용한 전력량이 더 적을 때 사용한다. 에어컨에서는 설정 온도에 도달하기까지 같은 시간 동안 얼마나 더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전력사용량이 낮은 것은 효율이 높다는 것을 말하므로 궁극적으로 절전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기는 하다"며 "다만 일반적으로는 같은 시간에 소비된 전력량을 비교해 더 적은 것을 두고 절전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전기 요금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전력사용량이 아닌 '소비전력'을 비교한 것이란 점을 주의사항으로 넣었지만 화면이 빨리 지나가는 데다 문구가 작게 쓰여 있어 쉽게 인지하기가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풍량 조절을 통해 에어컨이 아낄 수 있는 전력소비량은 최대 10% 정도"라며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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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 그랑데AI 광고 영상. [사진=유튜브 캡처] 2020.05.11 sjh@newspim.com |
특히 LG전자는 스팀을 저격한 삼성전자의 건조기 광고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LG전자 건조기에 적용된 스팀은 살균을 위한 기능으로 건조 단계 전 살균·탈취를 위해 사용된다"며 삼성전자의 내용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건조는 저온·제습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마치 뜨거운 스팀으로 옷을 건조한다는 표현이나 이로 인해 옷감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뉘앙스는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도 해외에 판매하는 프리미엄 건조기에 스팀 기능을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광고에는 주의사항으로 소비전력을 비교한 것이라는 것을 넣었다"며 "건조기 광고는 자사 건조기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