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 대표 쿠르츠, 또 세계 최연소 총리 자리에
녹색당 연정 참여 첫 사례, 정치 지향점 다른 당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오스트리아 제1당인 보수 '국민당'이 진보 '녹색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1일(현지시간) 합의했다고 영국 BBC방송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녹색당이 정부 구성에 참여하는 경우는 이번이 최초다. 오스트리아에서 처음으로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국민당과 녹색당의 연정이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총리(만 33세)는 녹색당과의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두 세계를 하나로 묶는 데 성공했다"며 "기후와 국경을 지키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베르너 코글러 녹색당 대표도 "서로 다른 두 당이 오스트리아의 미래를 위한 정부를 구성하는 데 가까스로 다리를 건설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연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2일 발표될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국민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미등록 이민자를 중심으로 한 반(反)이민 기조와 세금 인하, 녹색당이 주장해 온 환경세 인상 등 친(親)환경적인 입장을 아우르는 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로 쿠르츠 전 총리는 또 다시 세계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그는 1986년 8월생으로 만으로 33세다. 현재 세계 최연소 지도자는 1985년 11월생인 핀란드 총리 산나 마린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작년 9월 하원 의원을 다시 뽑는 조기 총선이 실시됐다. 쿠르츠 전 총리가 연정 파트너였던 극우 자유당 소속 부총리의 부패 의혹으로 연정 파기를 선언하면서다.
국민당은 총선에서 제 1당 지위를 다시 차지했으나 득표율이 37.5%로 과반을 밑돌아 연정 구성이 필요했다. 이에 국민당은 녹색당 등과 연정 협상을 벌였다. 녹색당은 득표율 13.9%를 기록했다.
![]() |
제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좌)와 베르너 코글러 녹색당 대표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