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이용자 보호 위해 필수적" VS CP "통신사 보호 위한 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방통통신위원회가 공개한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 수정안에 '이용대가' 문구가 빠졌다. 넷플릭스 등 대량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통신사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안이 쏙 빠진 셈이다.
반대로 CP들도 방통위의 가이드라인 수정안에 반발했다. 통신사만을 보호하기 조치라는 주장이다.
방통위가 지난 1년 간 논의해 온 '가이드라인' 수정안은 통신사와 CP 양 당사자 모두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이용대가' 문구 빠진 가이드라인

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넷 생태계 선순환을 위한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 제정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방통위가 1년 간 논의한 망 가이드라인을 마무리 짓기 위해 마지막으로 업계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이다.
공청회에는 반상권 방통위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이 발제를 하고, 이어진 토론에선 김남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 윤상필 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장, 김재환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날 방통위 측에서 공개한 가이드라인 수정안에는 통신사 측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이용대가' 단어가 빠졌다. 통신사 측은 가이드라인에 정당한 이용대가 산정 및 지불을 명시하고, 기존 '망 이용계약' 뿐만 아니라 아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CP도 포괄하는 취지로 가이드라인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상권 과장은 "2018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가이드라인 연구반을 구성해 운영해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고, 7월부터 10월까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통신사와 국내외 CP를 대상으로 비공개 의견을 수렴해 수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망 이용과 관련해 사업자 간 사적 계약을 존중하며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사업자간 자율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단, 이용자 피해 발생, 불공정 행위를 통한 시장 왜곡 등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11조 '망 장애 예상 시 CP→ISP에 정보제공 의무' 추가
방통위가 발표한 가이드라인 수정안에서 CP와 통신사가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11조 CP의 의무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가이드라인 수정안 11조에 따르면 콘텐츠 사업자 등은 자신의 책임 하에 있는 인터넷 트래픽의 경로 변경, 트래픽 급증 등으로 인해 이용자의 콘텐츠 이용에 현저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사전에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페이스북이 임의로 망 접속 경로를 변경하며 이용자 피해를 키웠던 과거 사례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재환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망 가이드라인의 궁극적인 목적이 이용자 보호라면 이용자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 이용자에게 장애를 고지하면 되는데 왜 그 정보를 ISP에게 제공해야 하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해 "CP가 통신사와 계약을 하면 무조건 비용을 지급해야 하고, 그 비용은 인상을 예정하고 있다는 통신사 중심의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CP는 모두 통신사의 고객으로 통신사로부터 보호받아야할 상대방이 분명한 반면 우리나라의 통신3사는 모두 대기업으로 누군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경제적 약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가이드라인은 이용자 보호라는 방통위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통신사를 대표한 윤상필 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 실장은 "국내 OTT시장에서 해외 CP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불공정 경쟁환경에 기인하며, 이것은 결국 시장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제정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수적이며 인터넷 산업의 진입장벽 해소,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CP와 ISP 간 망 사용료 문제를 이용자 문제로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총장은 "페이스북이 망 접속 경로를 변경한 것처럼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면 일정부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 규제의 틀이 스타트업이나 중소CP들에게 또 다른 허들을 가져올 수 있어 규제를 일정 규모의 사업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bc12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