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스페셜 인터뷰] 정송학 회장 "병역명문가 예우·지원법 제정해야"

기사입력 : 2019년10월01일 07:01

최종수정 : 2019년10월17일 17:21

'국가에 젊은 바친 3대(代)' 권익증진 선구자
정송학 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특별인터뷰

[서울=뉴스핌] 노민호 허고운 기자 = "성스러운 병역의무를 위해 국가에 젊음을 바친 3대(代)를 기리는 '병역명문가'의 복지혜택·제도시행을 위한 법제정이 시급하다."

서울 광진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정송학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은 '병역명문가 지원 및 예우에 관한 법률안' 통과가 단체의 우선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3대가 현역복무를 모두 마친 가문을 지난 2004년부터 '병역명문가'로 선정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예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5378가문, 2만 7154명의 병역명문가가 공식 선정됐다. 이들은 병역명문가 패와 증서를 받고 병무청 홈페이지에 기록되며, 900여곳의 국공립 민간시설 이용시 감면이나 우대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이를 큰 혜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병역명문가 자체를 모르는 국민도 많아 관련 홍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송학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정 회장은 "112개 자치단체에서 조례로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이 있지만 너무나 부족하다"며 "2015년 회장을 맡았는데 관련 법 제정이 안 돼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고 대부분의 비용을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역명문가회는 병무청으로부터 병역명문가 인정을 받은 사람만을 회원으로 하는 곳인 만큼 정 회장은 물론 그의 아버지, 아들도 병역 의무를 마쳤다. 정 회장의 아버지 고(故) 정병후 씨는 일제시대 징용됐다 해방 후 귀국했고 6·25가 터지자 자진해서 군에 입대해 지역 방위에 힘썼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지역사회 일꾼으로 봉사한 아버지를 회상하는 정 회장은 "모두 아버지 덕분"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9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당시 32살)가 훗날 병역명문가가 될 수 있게 해줘, 고마움과 자부심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그다. 정 회장의 어머니도 32살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됐지만, 자식 뒷바라지에 평생을 바치셨다고 한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뒤를 돌아 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정 회장은 입대 전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영장을 받은 후 연기신청을 냈지만 업무처리 과정 오류로 사법고시 3개월 전 눈물을 머금고 군에 입대했다. 정 회장은 "다소 억울한 면도 있었지만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송학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정 회장은 제대 후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한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고 28년을 근무했다. 부지런한 그는 CEO까지 역임했다. 이후에도 구청장,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대학 교수 등 늘 도전하는 자세로 이색 이력을 쌓았다.

정 회장은 "돈도 없고 백도 없는데 여러 일을 했다"고 자평하며 "그런 경험 때문에 심부름을 잘할 것 같아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라는 뜻에서 나를 중앙회장으로 추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금도 사회 전반에 남아있는 병역기피 풍조에 대해 "우리는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하고 청년들이 스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며 "고위 공직자, 사회 지도층은 병역을 이수한 사람만 권한과 명예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군 복무기간이 과거보다 많이 단축됐다고 해도 한참 젊은 나이에 통제된 군생활을 마치면 국가에서 보상과 혜택을 줘야 한다"면서도 "군 복무기간은 허송세월을 낭비하는 게 아닌 국가에 대한 충성심, 인내, 공동체 정신, 리더십을 익히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정송학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사진 가운데)이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 왼 쪽 네 번째)와 함께 '병역명문가 문패 달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다음은 정송학 중앙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먼저 병역명문가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는 2012년 10월 30일 병무청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지 7년이 지난 단체다. 3대가 현역복무를 모두 마친 가문을 병무청이 심사 후 선정한 병역명문가만 회원으로 한다. 2004년 처음 선정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병역명문가는 총 5378가문의 2만7154명이 선정됐다. 병역명문가회는 병무청의 선양사업 지원과 함께 회원 복지정책을 연구하고, 정의로운 병역의무 이행을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가치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되면 어떤 혜택이 있나.
▲병역명문가 문패와 증서가 수여되고 병역명문가증을 교부한다.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가문의 병역이행 사항도 영구히 게시한다. 병무청과 협약된 900여곳의 국공립·민간시설 이용시 감면이나 우대 혜택을 제공하며 국방부가 운영하는 군부대 체력단련장, 콘도, PX에서 20년 이상 복무한 군인들과 동일한 이용권을 얻는다.

-그럼에도 병역명문가에 대한 혜택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112개 자치단체 조례로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이 있지만 너무나 부족하다. 2017년에 홍철호 국회의원이 병역명문가 지원 및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고 국방위원회 법안 소위에 계류 중이다. 홍 의원은 우리 단체의 고문이다. 병역명문가회는 법률안의 조속한 심의와 통과를 목표로 관련기관과 협력하며 노력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송학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을 2015년부터 해온 소감은 어떤가.
▲2012년도에 사단법인 설립 이래 경남 창원에 있던 중앙회 사무실을 내가 회장을 맡으면서 서울로 이전했다. 사무실도 있어야 하고 사무국장도 필요한데 5년째 대부분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올해 국회에서 사업비로 6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외에는 병역명문가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 제정이 안돼서 우린 정부로부터 지원을 못 받는다. 성스로운 병역의무 이행으로 국가에 젊음을 바친 3대(代) 병역명문가에 대한 복지혜택·제도 시행을 늘리기 위한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대부분 사비로 운영하면 힘들텐데 기부금은 많이 들어오지 않나.
▲2017년 3월에 기획재정부로부터 법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됐다. 후원이 많이 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하필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이 시끄러워지면서 잘 들어오지 않았다. 기부금이 들어오면 병역명문가와 관련된 광고도 내고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은데 아쉽다. 사실 병역명문가 회원 중에도 부자가 많이 없다. 내가 더 많이 부담하고 임원들도 조금씩 내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병역명문가 기념우표 전시.[사진=병무청]

-병역명문가는 어떤 분들이 제일 많나.
▲매년 병역명문가 중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국방부 장관·병무청장 표창을 준다. 상을 받은 분들을 보면 1대가 6·25 참전, 2대가 월남 파병한 경우가 많고, 복무 기간이 긴 분이 우선 표창 받는 것 같다. 특수한 경우는 광복군에서 복무하신 분, 군인은 아니지만 6·25 때 기관사로서 많은 국민을 살리고 수송한 분이 있다. 병무청에서 규정을 바꿔 2대, 3대 중 군 의무복무를 마친 여성이 있는 경우 병역명문가로 인정한다.

-유명인 중 병역명문가인 분이 있나.
▲사실 과거 암울한 시대에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권력이 있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군대에 많이 가지 않아서 병역명문가도 많지 않다. 그래도 병역명문가를 선정하고 보니 유명인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있다.

-중앙회장님 본인도 당연히 병역명문가겠다.
▲2012년도에 선정됐다. 우리 아버지, 나, 자식들 모두 병역을 마쳤다. 숙부님도 명문가다. 한 할아버지 밑에 두 가문이 병역명문가가 된 경우는 아직 찾아보지 못했다. 아버지 덕분인데 매우 자랑스럽다.

-아버님 얘기를 듣고 싶다.
▲부친께서는 일제시대에 징병을 갔는데 그때 동기가 유명한 백인엽 장군이었다. 일본에서 같이 생활을 했다. 아버지는 해방 이후 살아오셔서 함평에서 대한청년단이라는 우익단체 간부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6·25가 발발했고 아버지는 백인엽 장군이 사령관으로 있는 부대에 자발적으로 들어갔다. 일제시대 군대를 나왔기에 가지 않아도 됐지만 방위군사령부 산하 영광·함평 지부의 초대장을 하면서 지리산을 방어했다고 한다. 북한군과 좌익단체를 막았다. 전쟁 이후에는 고향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

-나라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산 아버지다. 존경할 만하다.
▲아버지는 내가 9살 때, 35살의 나이로 돌아가셨다. 전쟁 이후엔 지역 의용소방대장도 했고 지역농협도 만들었고 사업도 했는데 하루아침에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훗날 아버지 휘하에서 중대장을 하던 분을 만났는데 아버지 이야기를 하시더라. 정말 용감하고 훌륭한 분이었다고. 좌익들이 습격할 때마다 아버지가 등장하면 '정병우다, 우리끼리 힘 모아야 한다'고 사람들은 말했고 함께 좌익들을 물리쳤다고 한다. 동네 어르신이 '자네 아버지는 큰일 하셨으니 공을 찾아보라'고 해서 병무청에 신청을 했고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아버지 덕분에 병역명문가가 됐다. 우리 어머니도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었으나 효부열녀상 국무총리상까지 받은 분이다.

[연평도=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11월 1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중앙회장님 본인도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직장인으로 시작해 구청장, 교수도 했다.
▲1978년 글로벌기업에 사원으로 입사해 28년을 근무하며 10단계를 승진해 CEO까지 했다. 이후 광진구청장으로 선출됐고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도 했다. 향우회 일도 봤고 동창회도 맡았다. 이런 사람 드물지. 돈도 없고 백도 없는데 여러 일을 했다. 그런 경험 때문에 심부름을 잘 할 것 같아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라는 뜻에서 병역명문가회 임원들이 나를 중앙회장으로 추대한 것 같다.

-원래 꿈은 무엇이었나.
▲사법고시 공부를 했는데 시험 3개월을 앞두고 군대를 가게 됐다. 3개월만 연기해주라고 했는데 해주지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갔다. 전역 이후 곧장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도 가지 않고 고시공부를 시작하려고 했다. 부인은 고향에 가고 나는 절로 공부하러 가려고 했다. 그런데 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부인까지 농사짓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당시 최고의 직장 1순위가 외국계기업이었는데 미련이 있었지만 그곳에 들어가게 됐다. 내 꿈은 공직이었기 때문에 이후 구청장을 했고 법대를 나왔으니 법률학 석·박사를 받았다. 명예행정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그런데 군대는 다들 가고싶지 않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아직도 일부 고위직이나 부유층의 자식이 병역의무를 기피하는 사례가 적발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더구나 북한의 핵개발 및 미사일 도발로 긴장된 현시점에서 우리는 더욱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하고 젊은 청년들이 스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래도 군대를 다녀와도 큰 혜택이 없는 게 현실이다.
▲군복무기간이 과거보다 많이 단축됐다고 해도 한참 젊은 나이에 통제된 군생활을 마치면 국가에서 보상과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취업시 가산점도 있다. 고위공직자, 지도층은 병역을 이수한 사람만 권한과 명예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 공감대도 형성돼야 한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개인 양심의 자유도 중요하고 종교적 이유로 병역 거부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국민 모두의 공감대가 형성된 후 대체복무 제도가 실시돼야 한다. 현역 복무기간의 2배 이상의 근무기간을 정해 교도소나 사회복지 시설 등 어렵고 힘든 곳에서 대체복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 복무기간은 허송세월을 낭비하는 게 아닌 국가에 대한 충성심, 인내, 공동체 정신, 리더십을 익히는 시간이다.

◆ 정송학 중앙회장 프로필

1953년생, 조선대 법학학사, 한양대 대학원 법학 석사, 세종대 행정학 명예박사, 한양대 대학원 법학 박사
전 한국후지제록스 상무이사, 전 후지제록스호남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특별시 광진구 구청장,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 현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현 대한민국병역명문가회 중앙회장

noh@newspim.com, heog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