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공기업 해외법인 분석, 지난해 말 기준 2조원 손실
가스공사·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손실 두드러져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국내 주요 공기업의 해외법인 가치가 지난 2년간 2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이명박 정부(2008~ 2013년) 시절 해외자원 개발에 나섰던 에너지 공기업의 손실 후유증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36개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 중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주요 경영지표를 공개한 15개 공기업의 97개 해외법인 가치를 분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주요 공기업 해외법인 투자 현황 [사진 = CEO스코어] |
그 결과 2018년 기준 취득가액은 23조4187억원으로 2016년 대비 1조86억원 감소했다. 장부가액은 11조1368억원으로 3조1701억원 떨어졌다.
지분의 현재가치를 장부가액이라고 한다. 취득가액보다 장부가액이 더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해당 기간 공기업의 해외법인들은 취득가액과 장부가액의 차이인 2조1616억원을 날린 셈이다.
반면 이들의 매출 총액은 2조2558억원에서 약 50% 증가한 4조8497억원이었다. 당기순손실은 4428억원으로 2조2533억원에서 1조8106억원 감소했고 부채는 17조160억원으로 2년전보다 약 4% 줄어들었다.
기업별로 보면 가스공사의 부실 후유증이 가장 두드러졌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취득가액이 2016년 대비 1713억원 줄었는데 장부가액은 무려 2조114억원 급감해 손실규모가 1조840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호주 GLNG 사업에서 1조99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명박 정권 당시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참여한 석유공사 역시 같은기간 총 1562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특히 석유공사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록한 손실규모는 7조2072억원에 달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우라늄 자원개발로 인한 손실규모가 컸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취득가액은 1억3400만원 증가했지만 장부가액은 무려 909억 감소했다. 손실 대부분은 한전에서 인수한 우라늄광산 개발 사업에서 발생했다.
광물자원공사(687억원), 석탄공사(33억원), 남동발전(12억원), 남부발전(10억원) 등도 지난 2년간 손손실이 이어졌다.
한편 같은기간 장부가액 증가액이 취득가액 증가액 보다 많은 기관은 한 곳도 없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동서발전, 서부발전, 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조폐공사, 중부발전, 한전KPS는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증감 규모가 동일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가 가장 큰 해외법인은 광물자원공사가 룩셈부르크에 출자한 'Kores Lux S.a.r.l'로 41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석유공사의 'Harvest Operations Corp.'(3230억원), 'Offshore International Group'(1028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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