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질병관리본부는 작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던 것을 감안해 오는 20일부터 9월까지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살피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은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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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결과 [표=질병관리본부] |
온열질환자 응급실감시체계는 국민의 폭염 건강보호 활동을 안내하기 위해 온열질환 발생현황과 주요특성을 감시하는 것이다. 전국의 약 500여 개 협력 응급실을 통해 온열질환자 응급실 방문 현황을 신고받아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협력 응급실, 전국 시도 및 보건소 담당자를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온열질환자 응급실감시체계 준비에 들어갔다.
질별관리본부가 이처럼 온열질환자 응급실감시체계를 강화한 것은 지난해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작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접수된 온열질환자수는 4526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48명이다.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지난해 신고된 온열질환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남자 환자가 3351명으로 전체 환자의 74%를 차지했다. 여자 환자는 1175명이었다.
질환종류별로는 열탈진이 2502명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이후 열사병 1050명(전체 환자의 23.2%), 열경련 518명(11.4%), 열실신 314명(6.9%)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40~60대 중장년층 환자의 비중이 전체의 63%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에는 과거 5년에 비해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25.6%에서 30.6%로 약 5%P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937명, 서울 616명, 경남 436명, 전남 322명이었다. 과거 5년 평균에 비해 서울은 7.3배, 경기는 5.5배, 인천은 5.9배 늘어났다.
발생시간별로는 낮 12시에서 저녁 6시 사이에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오후 3시대에 환자 발생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사망자는 48명으로 과거 5년 평균 10.8명의 약 4.4배를 기록했다. 질환종류는 48명 사망사례 모두 열사병이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34명으로 전체 온열질환자 사망자의 71%다. 과거 5년 평균 비중 55%에서 16%p 증가했다. 사망사례 중 70대가 10명, 80세 이상이 22명으로 고령자에서의 사망이 많았다.
발생장소별로는 실외가 30명, 실내가 18명로 실외가 많았다. 다만 실내가 차지하는 비중은 37.5%로, 과거 5년 평균보다 22.7%p 늘어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온열질환자 신고가 많았던 것은 짧은 장마 이후 폭염이 오래 지속됐기 때문"이라며 "장마 종료 직후인 작년 7월11일경부터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8월 중순까지 길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도 온열질환자는 특히 대도시의 집에서 발생한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작년 서울, 경기, 인천 지역 중 집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84명으로 전국 집 발생사례(624명)의 61.5%를 차지했다. 서울 지역 집 발생사례는 과거 5년 평균의 20배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폭염 시 외출을 자제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쪽방촌 등 폭염에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과, 노인, 어린이에게는 무더위 쉼터 연계, 차량 안 어린이‧노약자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취약계층 맞춤형 폭염예방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