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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50년] '수송보국' 대한항공, 100년 향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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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2018년 평창올림픽 공식 항공사
과감한 노선 개설...'하늘길 개척'에 날개를 달다
새로운 100년 도약 준비…조원태 회장 "고객들의 더 나은 삶 꿈꾸는 날개 될 것"

[편집자] 지난 1969년 대한항공공사가 민영화되며 출범한 대한항공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보유항공기를 20배, 국제선 노선을 37배 이상 확대하며 국내 항공업계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등장하며 대한항공의 독점체제가 깨졌고, 잇단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시장 진입으로 항공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00년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항공업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결과만 예측하고 사업을 시작한다거나 이익만을 생각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업은 진정한 의미의 사업이 아니다. 만인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사업이라면 만 가지 어려움과 싸워 나가면서 키우고 발전시켜 나가는 게 기업의 진정한 보람이 아니겠는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지난 1969년 만성적자를 내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할 당시 임직원들을 이렇게 설득했다. 그는 공기업 인수를 반대하는 임원들에게 "대한항공공사 인수는 국익과 공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소명"이라고 말했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설립된 대한항공공사는 대한민국 교통부 산하 최초의 국영 항공사였다. 만성적자가 이어지자 정부는 1969년 대한항공공사법을 폐지하고 민영화를 추진했다. 한진그룹이 이를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킨 게 지금의 대한항공이다.

1969년 3월 6일, 김포공항에서 거행된 대한항공공사 인수식. [사진=대한항공]

'수송보국(輸送報國)'을 기치로 내건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민영 대한항공의 50년 역사가 곧 대한민국의 항공 역사인 셈이다.

대한항공 출범 당시 구형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에 불과했으나 50년이 지난 현재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1969년 36억원에서 지난해 12조6512억원으로 3514배 이상 성장했다. 국제선 취항도시도 출범 초기 일본 3곳에서 2019년 3월 현재 43개국, 111개 도시 노선으로 37배 성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급변하는 항공시장 속에서 대한항공이 눈부신 성장을 일궈낸 데는 조중훈 창업주와 그 바통을 이어받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리더십, 적극적인 신노선 개척과 대대적인 서비스 혁신, 과감한 투자가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 1988년 서울올림픽·2018년 평창올림픽 공식 항공사

대한항공은 1970년대 태평양, 유럽 및 중동에 하늘길을 잇따라 열며 국가 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80년대에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서울올림픽 공식 항공사로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1990~2000년대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본격적으로 대한항공을 진두지휘하면서 비약적 발전을 이룬 시기다. 조 전 회장은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직에 올랐다.

1990년대는 베이징, 모스크바 노선 개설로 굳게 닫혀 있던 땅에 태극 날개를 펼쳤다. 2000년대에는 조 회장 주도로 당시 항공업계 흐름에 발맞춰 국제항공동맹체 스카이팀(SkyTeam)을 창설했다. 프랑스 루브르, 러시아 에르미타주,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3대 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 우리나라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기도 했다.

2010년대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지원 및 공식 파트너로서 대회 성공 개최를 견인했다. 조 전 회장은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및 조직위원장을 각각 역임하면서 유치 및 대회 성공에 핵심 역할을 했다. 2018년에는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협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대한민국의 항공 역사를 새롭게 썼다.

◆ 과감한 노선 개설...'하늘길 개척'에 날개를 달다

항공사들에게 노선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고 흐르는 핏줄과 같다.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고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출범 당시 대한항공은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새롭게 태어난 신생 민간 항공사일 뿐이었다. 게다가 노선 개설은 국가 간 외교 문제 등 민감한 영역이다. 새로운 노선을 개척하는 것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만큼 힘든 일이었다.

당시 미주 노선은 한·미 항공협정에 따라 알래스카를 경유해 시애틀까지 가는 북태평양 노선으로 제한돼 있었다. 특히 중동으로 가는 발판이 될 서울-방콕 노선, 동남아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서울-마닐라 노선, 서울-사이공 노선 등의 취항도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었다.

가장 급한 곳은 바로 서울-사이공 노선이었다. 1969년 당시 베트남 노선은 파병을 비롯해 한국 건설사와 용역업체의 진출로 인해 수요가 폭증하는 노선이었다. 귀국하는 장병이나 기술인력 수송을 위해 필수적이었던 노선이라는 의미다.

조중훈 창업주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협정을 맺으려면 시간이 많이 들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에 한국의 병력과 근로자 수송을 위해 취항이 불가피함을 설명하고 착륙 허가를 받아냈다. 그 결과 1969년 10월 보잉720 항공기가 사이공에 취항했다.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대한민국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은 동남아행 수요로 이어졌다. 이를 토대로 국적 항공사로서의 면모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 유럽, 미주 하늘길까지 열어젖히며 장기적인 성장 토대도 마련해 나갔다.

◆ 앞을 내다본 투자 적중...'불황에 투자' 전략이 성장엔진에 가속페달

1972년 9월 조중훈 창업주는 보잉747 점보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큰 여객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거금이 투입되는 점보기 구매는 많은 이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무모하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조중훈 창업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예측하고 미리 투자해야 진정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점보기가 대한항공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며,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세계인의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점보기는 대한항공의 주력 기종으로 수십 년간 세계의 하늘을 날며 대한민국의 대한항공이란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다.

1973년, 1978년 각각 발생한 1, 2차 석유파동 시기에도 대한항공의 전략은 그대로 이어졌다. 당시 항공사 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 부담은 평소의 4배까지 늘었다. 미국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 유나이티드항공 등은 오일 쇼크 때문에 수천 명의 직원을 감원할 정도였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항공 사장이었던 조양호 회장의 전략에 따라 대한항공 운영 항공기 112대 중 임차기는 14대뿐이고 대부분 자체 소유 항공기였다. 이 때문에 매각 후 재임차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고, 이는 IMF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

2003년 초대형 항공기인 A380 기종을 도입한 것은 불황 속 투자 전략의 백미(白眉)였다. 2003년 당시 이라크 전쟁, 사스(SARS), 9.11 테러 영향 등으로 인해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은 이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삼았다.

과감한 투자 덕분에 대한항공은 2006년 이후 글로벌 경제 회복으로 항공시장이 호황을 맞은 시점에 A380, 보잉777-300ER 등 차세대 항공기들을 적기에 들여올 수 있었다. 반면 다른 항공사들은 그때서야 항공기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항공기 제작사가 넘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새로운 항공기 도입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 새로운 100년 도약 준비…조원태 회장 "고객들의 더 나은 삶 꿈꾸는 날개 될 것"

대한항공 50주년 기념식 전경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창립 5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으로의 도약을 위해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발표한 경영 발전 전략 '비전 2023'을 통해 성장과 수익,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기로 했다. 매년 5.1%씩 성장해 2023년 16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보유 항공기는 190대로 늘릴 예정이다.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감사위원회, 경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안전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더욱 높여 나가기로 했다. 재무구조 개선 부문에서는 지속적인 흑자경영으로 2023년까지 차입금을 11조원, 부채비율을 395%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안정적인 배당 수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기업설명회(IR) 활동으로 주주 가치 극대화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사장)은 5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50년 동안 대한항공의 두 날개는 고객과 주주의 사랑 그리고 국민의 신뢰였다"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날개가 되어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대한항공의 새로운 100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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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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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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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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