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알릴레오 방송
유시민 "김, 측은지심에 경쟁과 경제에 방점"
박지원 "北, 군수산업서 민수경제 체제 전환"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각개편이나 각 지방행정단위별로 경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보면 경제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역사에서 경제에 방점을 찍고 권력을 운용하는 군주들의 경우 측은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은 남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뜻한다.
유 이사장은 27일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김 위원장은 그 전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과는 성격 성품 혹은 리더십 스타일에서 좀 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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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화면 캡쳐> |
이날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판문점 선언 1주년 특집으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초청해 대담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유 이사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임자들과 다른 점을 설명하며 "첫째는 부인과 되게 다정하다"며 "그 전의 북한의 최고 지도자의 부인이 공식석상에 같이 이렇게 나타나거나 대화하거나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보통국가의 대통령 부부 혹은 총리 부부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경제와 경쟁 체제를 중시하는 점을 들며 "너무 헐벗고 못사는 인민들을 볼 때 마음이 아파서 경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박지원 "북, 군수→민수경제 체제 전환"
이에 앞서 박지원 의원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후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의 연설을 통해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며 "과거 같으면 이런 얘기를 인정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내각을 개편하는데 김재룡 총리로 바꿨는데 그가 군수산업을 최대로 발전 시킨 경제통"이라며 "군수산업의 발전체제를 민수경제로 이첩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깜짝 놀랄 조치는 각 시도를 경쟁체제로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독립채산제하고 경쟁체제로 (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의에서 경제사령탑인 내각총리를 박봉주 당 부위원장에서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회 위원장으로 교체했다.
박 의원은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까지 변화하지 않는 약속이 '쌀밥에 고기국'"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을 해서 어떻게 됐든 북한의 식량문제가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굶어죽는 사람이 없고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했는데, 핵을 과감하게 폐기하고 경제 발전에 치중한다 했는데 그게 잘못돼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제재를 하니 재작년에 마이너스 3.5%, 작년에 마이너스 5% 경제성장을 했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또한 "우리 자력갱생 하자라면서 국민들에게 경제체제 지도층을 바꾸고 내각에다가 경제적 권한을 더 강화시켜 준 것"이라며 "그리고 각 시도에 경제체제를 도입 하는 것을 보면 무엇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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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화면 캡쳐> |
◆ 유시민 "북, '우리끼리' 강조하지만 최근 의심 든다"
두 사람은 최근 북한이 우리 정부를 향해 보이는 비협조적 태도 등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북이 남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 민족끼리를 대단히 강조하지만 얼마나 북한 당국자들은 잘 지키고 있는지 의심이 좀 든다"며 "화살머리 고지 유해발굴사업이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무장 완전해제, 개성연락사무소 운영 문제, 4.27 1주년 공동행사 등등을 비롯해 하노이 이후 이 모든 것이 다 질척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건 성동격서"라며 "우리를 쳐서 미국을 움직이려고 하는 거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동격서(聲東擊西)는 동쪽을 치는 듯이 소리를 내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을 뜻한다.
박 의원은 "어떻게 됐든 우리의 특수성 상 어쩔 수 없어 우리가 받아들여서 앞으로 개선시켜 나가야지 지금은 당장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 이사장은 "남북관계를 주춤거리게 만들어서 미국을 움직이는 이 전략, 이건 북이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박 의원은 "지금 그만하라고 하려고 방송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