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인터뷰]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 "대한체육회가 병 키웠다"

기사입력 : 2019년01월16일 17:51

최종수정 : 2019년01월18일 12:06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대한체육회, 자격 안되는 지도자 발탁...성폭력 사태 방관"
"40년 된 태릉선수촌...성폭력 예방 등 선수 안전 보호 미흡"
"합숙소 폐지보다 여성지도자 확대 등 시스템 고민해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온몸이) 턱 내려 앉는 기분'이라고 했다. '사라예보의 전설'을 넘어 최초의 여성 체육선수촌장을 지낸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은 심석희와 신유용으로 이어지는 체육계 성파문에 선배로서 방관한 듯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이에리사는 한국 체육계의 산증인이다. 남북대결이 첨예하던 냉전시절 '공산권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린 제32회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서울올림픽 여자탁구팀 감독에 이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5개월간 여성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을 맡았다.

이후에도 토리노겨울올림픽(2006년)과 베이징올림픽(2008년)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거쳐 19대 국회의원(2012년~2016년), 인천아시안게임선수촌장(2014년)을 역임하는 등 선수와 체육행정 모두를 통달한 한국체육계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체육계 거목이 온몸이 턱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면 오죽했을까. 준비된 질문을 던지기가 오히려 민망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마치고 한발 물러섰던 스스로를 질책했다고 했다. 심석희 선수를 보면서 이제 할말은 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녀 숙소 카드출입시스템 만들었더니..일부 코치 "사생활 침해다"

"그동안 선배로서 방관한 것 같아 미안하고 부끄러웠어요. 어린 시절부터 50년 넘게 체육계에 몸담으면서 부끄럽지 않게 일했습니다만, 현 시점에서 체육계를 보면서 국회의원 임기 후 한발 물러섰던 자신을 질책했어요.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서 했어야 했는데…마지막 남은 여성 체육인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것을 늘 생각했으나 실천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심석희 선수를 보면서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 인터뷰. 2019.01.15 mironj19@newspim.com

현재 체육계 분위기에서는 제2, 제3의 심석희 선수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탑오브탑'급인 심석희 선수도 피해를 당한 마당에 성폭력이 체육계에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을 이제는 외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대한체육회가 이같은 병을 키운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고백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피해자들의 보호는 미흡한 반면 가해자들은 체육계에 여전히 발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탈북인 출신 리듬체조 코치도 간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지만 결과는 흐지부지됐죠. 조재범 전 코치도 2011년 승부조작으로 처벌을 받았지만, 대표팀 코치로 남아 있었구요. 국가대표의 지도자는 대한체육회 승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애초에 지도자 자격이 안되는 사람을 대한체육회가 승인을 하면 안되는거죠. 이런 사태는 대한체육회가 방관한 것이나 다름없는 거에요."

한국 체육계는 이제 '이에리사 선수' 시절이 아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상위권에서 노는 '수준높은 스포츠강국'이다. 하지만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신체 성장속도에 비해 정신적 성장속도는 어떨까. 몸이 크는 동안 마음은 곪아가는 '상처입은 선수'들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심석희 선수에 따르면 태릉·진천선수촌 빙상장이나 라커룸에서도 성폭력이 이뤄졌다고 한다. 선수촌에서 이같은 범행이 가능할 지 물었다.

"태릉선수촌장으로 있을 당시 열쇠를 통해 숙소와 훈련장을 들어갈 수 있었어요. 열쇠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별다른 제재없이 남녀숙소를 오갈 수 있었던 겁니다. 태릉선수촌이 당시(2005~2006년) 만들어진 지 40년이 넘었는데 선수촌 내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과연 선수촌이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나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우선 남녀 구분없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돼 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드출입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숙소별로 출입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카드가 정해져 있게 만든거죠. 또 누가 들어갔는지 출입기록이 다 남기 때문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추진한 일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어요."

◆숙소 모자라 남자숙소에서 여자선수 잘 판..정부 '증축 안된다'

이에리사 전 촌장은 태릉선수촌장을 하면서 여성 선수들의 숙소 확대를 추진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높은 '정부'라는 장벽이 만만치 않았다.

태릉선수촌은 1966년도에 만들어진 것만큼 규모가 작았다. 당시에는 한국이 도전할만한 종목과 올림픽 등에서도 종목이 몇개 안 됐고, 나라 자체도 빈곤에 허덕였기에 크게 만드는 것 자체를 고려할 여지가 적었다.

"2006년에 접어들면서 아시안게임에서만 종목이 40개나 됐죠. 아시안게임을 위해 어딘가에서 훈련을 해야하지만 태릉선수촌 규모가 작아서 들어올 수 없었어요. 남자와 여자 선수가 반반이라고 했을 때, 여자 선수 숙소가 부족하다보니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 숙소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5층짜리 숙소에서 3층까지 남자 선수를 쓰게 하고, 나머지 층은 여자 선수가 써야 하는데  숙소가 모자라니 남자 숙소에 여자가 혼숙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당시 문화재청이 여자 숙소 확대를 반대했어요. 문화재청에 찾아가 '당신 딸이 남자숙소에서 잔다고 하면 허락하겠느냐'며 끝까지 요구했지요."

문화재청이 반대한 이유는 태릉선수촌이 위치한 장소가 문화재 보호구역에 있기 때문이다. 태릉선수촌은 조선 중종의 계비이자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의 능인 태릉과 명종의 능인 강릉 사이에 있다. 두 능을 합쳐 태강릉이라 한다. 문화재 보호구역에서는 문화재청의 허가없이 건물을 증축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 인터뷰. 2019.01.15 mironj19@newspim.com

당시에는 남자 코치와 여자 선수가 의논할 열린 공간도 없었다. 

"미팅룸처럼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지도자와 선수간 접촉이 열린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만들었어요. 여자 선수가 남자 코치를 만나려 해도 체육관과 숙소 밖에 없었습니다. 1대1 접촉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겁니다. 당시 선수촌 지원금도 체육관과 숙소에 대한 것에 그쳤어요. 국가의 투자가 과연 국가대표선수에 준하는 투자인지 지금도 의문입니다. 현재 성적지상주의와 합숙소 문제를 비난하기 전에 과연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졌는가 싶어요. 지금까지 제대로 됐다면 이러한 범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어요."

선수촌에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별도 인력은 없었는지 물었다.

"지도위원이라는 것이 있긴 했어요. 당시 남성 지도위원 4명, 여성 지도위원 1명으로 모두 5명이어요. 지도위원마다 각자 역할은 있었죠. 여자 지도위원은 여자 선수들 얘기를 듣고 고충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는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현재 진천선수촌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선수 규모에 비해 부족했어요."

최근에 옮긴 진천선수촌에서도 범죄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도 많다. 선수촌은 여전히 범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진천선수촌을 가보면 알겠지만 어머어마하게 큽니다. 나쁜 짓을 하려면 어디에서도 할 수 있어요. 규모는 어마어마하지만 진천은 고립돼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지만, 선수촌에서 술병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술을 가지고 와서 선수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들을 선수촌 안에서 풀지 않겠어요? 진천선수촌 지을 때 태릉선수촌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천선수촌은  교통 등 여러 여건을 보면 태릉선수촌에 비해 불편한 곳입니다. 선수들이 태릉이나 진천 양 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선수촌의 폐쇄성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태릉선수촌은 체육사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승리관, 월계관, 챔피언하우스 등 건물 3동과 운동장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 철거에 들어갔다. 인근 태릉과 강릉을 포함한 태강릉의 조선왕릉 복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선수촌으로 기능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합숙소 폐지는 극단적 방법

이야기를 듣다 이에리사 전 촌장의 시절에도 이런 문제가 심각했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체육계만 질타를 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일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많잖아요. 사회가 변해가는 과정이죠. 유독 체육계만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져서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금메달리스트, 스타의 폭로로 문제가 되면서 더 그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선수촌장 할 때 선수들이 언제든지 선수촌장 방에 와서 상담하고 힘든 것을 얘기했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선수들이 지도자들로부터 성추행 문제나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부분을 털어놓기도 했어요. 당시 선수를 둘러싼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육계 성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체육계에서는 문제를 쉬쉬하고,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용기를 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한국 체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그 밑에 각 체육단체들이 연결돼 있는 구조입니다. 사실은 선수촌장을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죠. 한국 체육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기획, 운영하는 것은 대한체육회입니다. 그런 것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죠. 태릉선수촌장으로 있을 때 관리와 인사, 예산을 위임 받아서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지휘감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선수촌장이 인사, 예산, 시설 관리 등 선수촌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다 지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었죠."

엘리트체육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엘리트체육은 잘못된 겁니다. 왜곡된 엘리트체육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엘리트체육은 재능있는 선수를 국가에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죠. 즉, 재능있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위해 폭력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재능 있는 선수를 성폭력 등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엘리트체육은 이런 관점으로 이해해야 하고 선수 보호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선수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한 지도자 밑에 있다 보니 주종관계가 형성된다는 얘기도 최근 체육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만 그렇지는 않아요. 어린 선수를 한 코치가 꾸준히 가르치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도자들이 선수를 육성하는 것만큼 유능하고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끌어들여야 하죠. 내가 선수 감독 시절에는 지도자는 무릇 24시간 눈동자 같이 선수들을 지키고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반면 우리나라 지도자는 생활 체육으로 많이 가려고 합니다.  보수가 약하기 때문이죠. 국회에 있을 때도 한달에 300만원이던 월급을 350만원으로 올렸어요. 그때는 1년치 월급이 아니라 훈련 개월에 따라 급여를 지급했어요. 훈련을 1년 중 6개월 하면 그만큼만 지급하는거죠. 지도자에 대한 처우가 약하다보니 엘리트 지도자를 안하고 생활 체육을 합니다. 유능한 사람이 지도자를 하고 싶은 체육계가 돼야 합니다. 지도자를 교육하고, 잘못 하면 엄벌을 처하는 게 필요합니다. 지도자로 하면 안 될 짓을 했으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하구요. 지금까지 시범케이스가 없었던 거죠."

합숙소 문제는 어떨까? 이에리사 전 촌장은 단호했다.

"합숙소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합숙소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하되, 문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합숙소가 폐쇄적이라고 하면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하죠. 우리나라 특성상 합숙훈련은 필요합니다. 체육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팀 운동은 같이 해야 손발이 맞죠. 개인 운동은 상대가 있어야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함께 훈련하고 지낼 수 있는 합숙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 개선방안은 뭘까.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은 "합숙소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예전부터 여자 합숙소나 국가대표 훈련소에 여성 지도자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자선수팀에는 여성지도자를 배치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여성지도자가 여자 선수의 훈련 계획, 생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인데, 돈이 많이 들지 않을까.

"이런 부분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해야 합니다. 국가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예산 지원이 인색하죠. 국회에 있을 때 엘리트체육에 들어가는 돈이 2000억원이 안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올랐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대한체육회 인건비, 국제대회 유치 지원금,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자 선수를 포함한 선수들의 인권과 복지에 대한 투자는 미미합니다. 대한체육회는 2016년에 국민생활체육회와 병합하면서 엄청 비대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생활체육에 들어가는 돈이 절반 이상입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하면서 인건비, 행사비 등에 드는 돈도 많아졌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 인터뷰. 2019.01.15 mironj19@newspim.com

 

◆제대로 된 보호센터와 위상 중요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물었다. '쇄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체육계 쇄신이 필요합니다. 쇄신하려면 하루빨리 체육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과 체육관련 전문가가 구성된 신고센터나 선수권익보호센터를 설치해야 합니다. 나는 국회에 있을 때 별도의 공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그런 것들이 만들어져 대한체육회가 벌벌떠는 조직이 돼야 합니다. 문체부에도 체육정책과장, 국장 같은 담당자가 있지만 수시로 바뀝니다. 그때마다 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죠. 보호센터에서 나오는 얘기를 체육계가 적극 반영할 수 있고, 선수들이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고,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이 생겨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호센터의 위상이 중요해진다.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은 여기에 동감했다.

"중요합니다. 위상이 확보돼야 지적하는 문제를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서 적극 반영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국민들은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지만 체육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남북단일팀과 같은 단발적인 이슈에만 관심을 가지죠. 그러다보니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어요."

체육계 ‘미투’, 앞으로 확산될까. "잘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직이 그대로인데, 피해자들 입장에서 용기를 내기 어렵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운동했던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앞설 것입니다. 징계 받은 지도자들이 체육계에 돌아온 것을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피해자들이 ‘체육계가 변하고 있구나’ ‘국가가 대안을 마련하는구나’라고 먼저 느껴야 합니다."

sun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추경호 체포동의안 본회의 통과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석 180인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 2표로 가결됐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조건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치고 나서며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5.11.27 pangbin@newspim.com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로텐더홀에서 정부여당 및 특검 규탄대회를 벌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추경호"라며 "반드시 싸워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 등으로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란 특별검사(조은석 특검팀)은 지난 3일 추 의원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이틀 뒤인 5일 국회에 체포동의요청서를 제출했으며,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가 동의함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추 의원은 투표 전 신상발언 기회를 얻어 특검 수사는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특검은 제가 언제 누구와 계엄에 공모, 가담했는지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영장을 창작했다"며 "특검은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right@newspim.com 2025-11-27 15:41
사진
영국계 단타, 11월에만 5조 팔았다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연중 고점을 기록한 코스피가 11월 들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한 주체는 영국계 자금으로 나타났다. 9~10월 단기 매수세로 코스피를 4000선 위로 끌어올렸던 영국계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약 5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수급 전환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영국계 자금은 상반기까지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지수 급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며 단기간에 코스피를 다시 4000선 아래로 밀어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 이탈보다는 업종 재배치·수익 실현·헤지 전략 등 다층적 조정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 영국계, 활발한 거래에도 낮은 보유 비중…'단타 성향' 뚜렷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4조9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은 13조5328억원으로, 영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6.9%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월 영국계가 2조4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 외국인 순매수(4조2050억원)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영국계 자금은 올해 외국인 매매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영국계 투자자는 총 557조원 규모(매수 273조9270억원, 매도 283조730억원)를 거래하며 외국인 전체 거래액의 44.7%를 차지했다. 국적별 기준으로는 거래 비중 1위였지만, 보유 비중은 10%대 초반에 머무는 등 높은 회전율이 특징적이다. 이는 중·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유동적 자금 특성을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계 자금은 9월 2조2000억원, 10월 2조4000억원 등 두 달간 총 4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고, 코스피는 9월 말 3424포인트에서 10월 말 4107포인트까지 약 20% 급등했다. 이후 이달 3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4221.87포인트를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수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고, 거래 비중에서도 영국계 영향력은 두드러졌다. 하지만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한 달 새 300포인트 넘게 밀리며, 전날(26일) 기준 3960.87로 마감했다. ◆ 수익 실현 흐름 속 업종·자산군 재배치 뚜렷…"ETF 투자도 변화 감지" 코스피 4000선을 끌어올렸던 외국인 수급이 11월 들어 주춤하면서, 이번 수급 전환의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의 차익 실현과 업종 간 포트폴리오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은 특정 업종에서 수익을 실현한 뒤, 해외 자산이나 새로운 산업군으로 비중을 재조정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KODEX 레버리지'(93억8000만원)였고, 이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64억2000만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64억원),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55억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순매수 상위 10개 ETF 중 절반이 중국 테크 및 미국 증시 관련 상품으로 구성돼 외국인 자금의 관심이 해외 주요 지수로 이동한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같은 기간, 'TIGER 2차전지TOP10'(-79억원), 'TIGER200선물레버리지'(-68억원), 'KODEX AI반도체'(-56억9000만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올랐으며,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국내 ETF였다. 개별 종목에서도 자금 재배치 흐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25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NAVER, 한화오션 등이 포함됐다. 반면 셀트리온, 이수페타시스, LG 씨엔에스, SK바이오팜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통 반도체주에서 인프라, 바이오, AI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라기보다는 전략적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물 매도를 통해 일부 비중을 축소하는 동시에, 선물·옵션을 활용한 헤지 전략이나 국채 등 대체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외국인 자금의 유출보다는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재개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외국인 유입에 기반한 증시 상승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4000 돌파는 단기 유동성이 아니라 기업 실적이 만들어낸 구조적 상승이었다"며 "현재 조정은 큰 흐름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다음 단계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nylee54@newspim.com 2025-11-27 08: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