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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과 7분] 또 한해를 남기고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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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종인 상무 = 이제 몇 시간 지나면 해가 바뀝니다. 2019년이 시작됩니다.

새해 맞는 기분, 어떠신가요? 가슴이 두근거리시나요? 머리가 지끈거리신가요?

희망이 많을수록 전자에 가깝고, 반대일수록 후자 쪽 아닐까 싶습니다.

 

새 것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말하기 앞서 놓고 가는 것들, 정리하는 게 순서겠지요.

2018년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먼저 언론 평가 두 가지, 소개합니다.

먼저 외국입니다. 미국 이야기인데요. 구태여 멀리 간 건 우리와 관련이 있어서 입니다.

 

◆ 미국인이 꼽은 올해 1위 뉴스는?

 

 ‘뉴스핌’ 권지언 기자가 27일 내보낸 기사 보겠습니다. 「미국인들 “올해의 탑뉴스는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입니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The Hill) 등이 조사해 26일(현지시각) 공개한 서베이 결과, 응답자의 22%가 ‘북미 정상회담’을 올해의 뉴스로 꼽았다네요. 

2위는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에 관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18%), 3위는 ‘불법 이민자 가족분리 정책’(17%) 입니다.

기사에 소개된 논평이 흥미롭네요.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중요한 이벤트들이 있었던 걸 감안하면 많은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올해의 뉴스'로 꼽았다는 게 서프라이즈”라고 했군요. 공화당 여론조사 요원 짐 호바트(Jim Hobart)의 평가입니다.

그의 말처럼 4위(11월 중간선거, 16%)와 5위(7월 브렛 캐배노 대법관 지명, 15%)에 오른 묵직한 이슈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발생한 뉴스입니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게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입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에 힘입어 한때 80%를 넘나들던 지지율이 반년도 안 돼 40% 중반으로 떨어졌지요. 집권 후 처음으로 ‘부정적 평가’가 ‘긍정’을 앞서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나타났습니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는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첩보보고서 유출 ▲청와대 특별감찰관실 압수수색 사태 ▲김정호 민주당 의원의 ‘공항갑질’ 논란 ▲법정 주휴일 최저임금 산정 포함 논란 등이 악재라고 분석했군요.  “여론조사 기간에 있었던 남북철도·도로 연결은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국민들에겐  ‘흘러간 옛 노래’를 미국은 오래 간직한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젊은 미국인들이 북미정상회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흥미롭습니다.

18∼34세 유권자의 31%가 북미정상회담을 꼽은 반면 35∼49세는 이민자 가족분리 정책을 더 우선했다고 합니다. 

 

세대간 의견차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갤럽의 2018년 12월 통합 여론조사(성인남녀 3007명) 결과, 20~40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더 많았습니다. 20대 51%, 30대 58%, 40대 54% 등입니다.

반면 50대 이상은 '못하고 있다'가 더 많네요. 50대는 ‘잘하고 있다’ 40%, ‘못하고 있다’ 53%, 60대 이상은 33%, 54%였습니다.

 

◆ 젊은 층일수록 문재인 대통령 지지?

 

이 조사결과를 놓고 “젊을수록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더 뜯어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주 특이한, 눈여겨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숫자 하나가 숨어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남녀로 나눠보면 20대 남성의 지지율은 41%(‘못하고 있다’ 45%), 여성은 63%(‘못하고 있다’ 23%)입니다.

20~40대 가운데 유독 20대 남성만 ‘못하고 있다’가 높은 것입니다. 20대 남녀 지지율 격차도 아주 큽니다.

 

20대 남성들 사이에 지금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정책에 대한 비판인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20대 남성의 불만은 색다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지지율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20대 남성의 동향을 예의 주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섣불리 예단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 ‘어깨의 짐은 무거운데 갈 길은 멀기만 하구나’

 

두 번째 언론 평가는 교수신문(kyosu.net)이 내놓은 ‘올해의 사자성어’입니다.

교수신문은 매년 전국 대학교수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여 그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뽑아 발표하고 있지요. 올해는 ‘任重道遠’(임중도원)이 선정됐습니다.

응답자의 38.8%가 택했군요.  『논어(論語)』에 있는 말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전호근 경희대 교수(철학과)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정책이 뜻대로 이뤄지려면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은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추천했다”고 합니다. 

2위는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密雲不雨’(밀운불우)가 차지했는데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소득주도 성장 등 중대한 변화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희망적 전망에만 머무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네요. 

문 대통령 집권 1년차인 지난해 사자성어는 무엇이었는지 혹 기억하십니까? 

파사현정(破邪顯正)이었습니다.  “적폐청산이 ‘파사(破邪)’에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는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의 지적이 가슴에 와 닿는군요.

 

◆ DJ정부와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교수 평가는?

 

‘대통령 지지율’과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서 교수 집단이 언론보다 더 긴 호흡으로 살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하루 단위로, 주 단위로, 그리고 월 단위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는 언론에 비해 대학은 그래도 1년 단위로 매듭을 지어가는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김대중 정부 때부터 지금까지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의 변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사자성어’를 발표했는데요.

2001년은 김대중 대통령(임기 1998.2~2003.2) 집권 4년차로 미국 9.11테러가 있었던 해입니다. 국내에서는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에 대한 세무조사가 본격화된 해이기도 합니다. 2001년의 사자성어는 ‘오리무중’이었고요, 2002년은 ‘이합집산’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2003.2~2008.2) 시절을 보겠습니다.

1년차인 2003년은 우왕좌왕이고요, 2004년은 당동벌이(黨同伐異).

당동벌이는 ‘같은 무리와는 당을 만들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뜻입니다.

2004년에는 대통령 탄핵, 수도 이전, 국가보안법 폐지안·언론관계법·사립학교법 개정안·과거사규명법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심했지요.

1년 내내 지속된 정쟁과 경제 불황 등을 빗댄 ‘지리멸렬(支離滅裂)’과 ‘이전투구(泥田鬪狗)’도 2004년 사자성어 목록에 올랐군요.  ‘2004년 최악의 사건’으로는 ‘대통령 탄핵’을 꼽았습니다.

3년차인 2005년은 '상화하택'(上火下澤)입니다. ‘위에는 불, 아래는 물’이란 뜻이네요. 

통상 불은 위로 올라가려 하고, 물은 내려가는 성향을 가진 것처럼 서로 이반(離反)하고 분열한다는 의미입니다. 진보와 보수 간 이념논쟁이 치열했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둘러싼 지역갈등, 사립학교법 국회통과를 둘러싼 갈등 등이 심했다고 교수신문은 논평했습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대문 앞에 달아놓고 개고기를 판다)이 2위, 정제되지 못한 말이 난무한다는 '설망어검'(舌芒於劍), 상대방의 작은 허물을 찾아 비난한다는 '취모멱자'(吹毛覓疵) 등도 순위에 올랐습니다.

 

2006년은 ‘하늘에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되어 내리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정됐습니다.

주역에 나오는 말로, 여건은 조성되었으나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교수신문은 ‘체증에 걸린 듯 풀리지 않는 한국의 정치와 경제 상황’을 선정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또 치솟는 부동산 가격,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돼 갈등만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미 FTA협상 등이 국민들에게 답답함만 안겨줬다고 지적했네요.

아울러 북한의 핵실험으로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이 더 어렵게 된 점은 답답함을 넘어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어설픈 개혁으로 나라가 흔들렸음을 의미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 모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만사휴의(萬事休矣)’가 뒤를 이었고, 개혁하는 데 있어 미흡한 전략과 전술로 강고한 기득권층과 맞서려는 행태를 묘사한 ‘당랑거철(螳螂拒轍)’도 언급됐군요.  ‘2006년 안타까운 일’로는 ‘북한 핵실험’이 1위로 선정됐네요.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이자, 연말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07년은 ‘자기를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선정됐습니다.

“남을 속이는 것은 곧 자신을 속이는 것인데, 이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 심해진 것이다”라는 뜻을 가진 자기기인은 『주자어류』를 비롯해서 불경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는 “자기기인은 인간의 도에 넘친 욕망이 분출돼 나타나는 행동”이라면서 “사회저명 인사들의 학력위조, 대학총장과 교수들의 논문표절, 유력 정치인들과 대기업의 도덕 불감증 등 자기기인 사건을 많이 접했다”고 말했군요.

이어 난제가 가득한 형국을 묘사한 ‘산중수복(山重水複)’,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치부가 드러난다는 ‘수락석출(水落石出)’, 대통령 선거에서 눈뜨고 볼 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졌다는 뜻의 ‘목불인견(目不忍見)’이 순위에 올랐군요.

 

이상 살펴 본 것처럼 김대중, 노무현 등 진보정권에 대한 대학교수들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습니다. 날카롭고 비판적이지요.  언론 평가보다 더 혹독합니다. 

※ 만약 문재인 정부가 ‘사자성어 평가’에 관심을 갖는다면 2006년을 거울삼을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 MB정부 5년의 사자성어는?

 

이제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정부 4년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명박 1년차인 2008년에는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습니다. 

김풍기 강원대 교수(고전비평,국어교육학)는 “정치·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해를 보내면서 정치권은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면서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귀를 열고 국민과 전문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군요.

교수신문은 응답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파문,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 등을 처리하는 정부의 대응방식을 ‘호질기의’에 빗대 비판했다고 논평했습니다.

김종철 연세대 교수(법학)는 “2008년은 정부출범과 뒤이은 촛불시위, 금융위기로 대표되는데 정치, 경제, 사회 지도층이 상황에 맞은 진단과 전망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사익을 우선하거나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본질을 간파하지 못하고 미봉과 임기응변으로 대응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했고 김정래 부산교대 교수(유아교육학)는 “이명박 정부는 실용을 내세우면서도 국가기강을 다시 세울 대책을 내지 못하고, 이에 대한 충고를 이념 대결로 치부하고 있다”고 ‘호질기의’ 선정 이유를 밝혔군요.

또 구승회 성균관대 교수(의학)는 “자신을 낮추고 남의 말을 듣는 자세가 부족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맹신이 올 한 해 우리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었는데 호질기의가 이를 잘 요약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교수신문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어 금융위기를 비유한 ‘토붕와해(土崩瓦解)’, 일을 서두르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는 ‘욕속부달(欲速不達)’,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린다는 ‘일엽장목(一葉障目)’,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설상가상(雪上加霜)’ 등이 순위에 올랐군요,

 

2년차인 2009년에는 ‘샛길과 굽은 길’이라는 ‘旁岐曲逕’(방기곡경)이 선정됐습니다.

'방기곡경'은 일을 정당하고 순탄하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서 억지로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조선 유학자 율곡 이이가 『동호문답』에서 군자와 소인을 구분하는 법을 설명하면서 ‘소인배는 제왕의 귀를 막아 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방기곡경’의 행태를 자행한다’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서로 옳다고 하지만 중도를 얻지 못한다는 ‘중강부중(重剛不中)’, 소모적인 논쟁을 거듭한다는 ‘갑론을박(甲論乙駁)’이 뒤를 이었네요.

 

3년차인 2010년은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숨기지 못했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입니다.

진실을 숨기려 하지만 거짓의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 또는 속으로 감추면서 들통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태도 등을 빗댄 말이기도 합니다.

 

교수신문은 “공정한 사회를 표방하지만 정작 이명박 정부는 불공정한 행태를 반복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는 김기봉 경기대 교수의 선정 사유와 “올해는 천안함 침몰, 민간인 사찰, 검찰의 편파 수사 등 의혹이 남는 사건들이 유독 많았다. 반대 여론이 많은 한미 FTA타결도 잘한 일이라고 강변하는 모습은 장두노미의 의미와 맞아 떨어진다”는 안철현 경성대 교수의 발언도 함께 소개하고 있네요.

 

2011년은 엄이도종(掩耳盜鐘)입니다.  ‘자기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으로 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김풍기 강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각종 의혹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거의 없다. 여론의 향배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생각만 발표하고 나면 그뿐이었다. 소통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고 합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독단적으로 처리해 놓고 자화자찬으로 정당화하면서 국민의 불만에 전혀 유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최민숙 이화여대 교수는 “대통령 측근 비리, 내곡동 사저 부지 불법매입, 한미 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등 바람 잘 날 없다. 모든 것이 소통부재에서 연유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군요. 

이외에도 이리에게 양을 기르게 하는 격이란 뜻으로 탐욕스럽고 포학한 관리가 백성을 착취하는 일을 비유하는 ‘여랑목양(如狼牧羊)'과 갈림길이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지 못한다는 ‘다기망양(多岐亡羊)’이 목록에 올랐습니다.

 

MB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의 사자성어는 '세상이 모두 탁해 홀로 깨어 있기 힘들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으로 초나라 충신 굴원의 「어부사(漁父辭)」에 있는 말입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지식인과 교수들마저 정치참여를 빌미로 이리저리 떼거리로 몰려다니면서 파당적 언행을 일삼는다. 진영논리와 당파적 견강부회가 넘쳐나 세상이 더욱 어지럽고 혼탁해진다. 이명박 정부의 공공성 붕괴, 공무원 사회의 부패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지만 해법과 출구는 눈에 띄지 않는다”고 추천이유를 밝혔다고 합니다.

또 윤민중 충남대 교수(화학)는 “개인 및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해 좌우가 갈리고 세대갈등, 계층불신 등으로 사회가 붕괴되고 있다”고 했고,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MB정부 끝자락에서 모든 윤리와 도덕이 붕괴되고 편법과 탈법이 판을 치는 세상이 돼버렸다. 검찰이나 법원은 법을 남용하고 오용함으로써 정의를 우롱했고, 대통령은 내곡동 부지문제 등 스스로 탐욕의 화신이었음을 보여줬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고 합니다.

 

◆ 박근혜 정부 첫 해부터 부정적 평가

 

박근혜 정부 첫 해인 2013년의 사자성어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도행역시(倒行逆施)가 선정되었군요.

잘못된 길을 고집하거나 시대착오로 나쁜 일을 꾀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도행역시를 추천한 육영수 중앙대 교수(서양사)는 “박근혜 정부의 출현 이후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정책·인사가 고집되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한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군요.

 

“새 정부 일처리 방식이 유신시대를 떠올릴 정도로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응답한 최낙렬 금오공대 교수협의회장(물리학과)을 비롯하여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부녀대통령으로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과거의 답답했던 시대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였다”(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 “대선 공약을 헌신짝처럼 버렸다”(서관모 충북대 교수회장), “경제민주주의를 통한 복지사회 구현이란 공약으로 당선됐지만, 공약들은 파기되고 민주주의의 후퇴와 공안통치 및 양극화 심화 쪽으로 가고 있다”(강재규 인제대 법학과 교수) 등 교수신문이 전한 교수들의 비판이 신랄하군요.

 

급기야 집권 2년차인 2014년에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사자성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사기」에서 간신 조고가 황제에게 사슴을 말이라고 고하면서 진실과 거짓을 조작하고 속인데서 유래하는 말입니다. 2014년은 세월호가 침몰한 가슴 아픈 해이기도 합니다.

곽복선 경성대 교수(중국통상학과)는 “2014년은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뀐 한 해였다.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우리 사회를 강타했다. 사회 어느 구석에서도 말의 진짜 모습은 볼 수 없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네요. 구사회 선문대 교수(국어국문학과)도 “세월호 참사, 정윤회의 국정 개입 사건 등을 보면 정부가 사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군요.

 

지록위마와 함께  ‘삭족적리(削足適履)’가 선정됐는데 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는 뜻입니다. 남기탁 강원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선거용 공약, 전시행정 등을 위해 동원된 많은 정책이 억지로 꿰맞추는 방식”이라며 추천 이유를 밝혔고 박태성 부산외대 교수(러시아 중앙아시아학부)는 “원칙 부재의 우리 사회를 가장 잘 반영한 말”이라고 평가했군요.

 

세월호의 아픔을 표현한 ‘지통재심(至痛在心)’과 ‘참불인도(慘不忍睹)’도 눈에 띄는군요. 지통재심은 ‘지극한 아픔이 마음에 있다’는 뜻으로, 효종이 청에 패전해 당한 수모를 씻지 못해 표현한 말이라고 하고요, 참불인도는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 3년차인 2015년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입니다.

 

혼용무도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입니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진 말로, 각박해진 사회분위기의 책임을 군주, 다시 말해 지도자에게 묻고 있다는 게 교수신문의 해석입니다.

 

이어 촛불집회가 광화문에 등장하는 2016년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입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교수들의 예언대로 결국 군주는 전복되고 말았습니다.

 

◆ 건강한 보수의 출현을 기대하며

 

저는 2018년이 뜻있는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6월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과 4월27일, 5월26일, 9월18~20일 등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입니다. 

정치적 이벤트를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기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6월13일 치러진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된 ‘보수의 몰락’입니다.

 

바야흐로 새해 2019년은 정치의 계절을 알리는 해입니다. 벌써 조짐을 보이고 있지요.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군웅할거와 이합집산이 시작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건강한 보수의 출현을 기대합니다.

 

한 인터뷰를 보니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6·13 지방선거에 대해 “보수의 궤멸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는 자유한국당의 몰락이고 궤멸일 뿐이다”라고 했더군요. “정말로 보수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사람들은 자유한국당을 보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합니다.

그는 “지금 젊은이들이 자기 나라를 ‘헬 조선’이라고 하는 마당에 자유한국당은 그런 고민조차 하는 일이 없엇다”라며 “국민에게 그런 문제의식을 보여준 일이 없고,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이 그런 세력을 신뢰하겠느냐”고 했더군요.

윤 전 장관은 이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만행이 드러났다. 그것이 무능과 부패가 아니면 뭐라 변명하겠느냐”면서 “박정희 신화가 이제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전히 시대가 바뀐 것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원리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윤 전 장관의 이 같은 질타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비단 자유한국당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세력인 더불어민주당도 이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이야 뭐가 됐든 2018년의 비옥한 자양분을 토대로 2019년에는 이 땅에도 건강한 보수의 새싹이 피어나길 염원합니다.

새가 잘 날기 위해서는 좌와 우, 양 날개 모두 필요하니까요.

  

 

[뉴스핌 Newspim] 박종인 상무(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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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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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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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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