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빛바랜 아버지 모시저고리에 그려낸 추억…이경희, 고국서 첫 개인전

기사입력 : 2018년09월17일 09:19

최종수정 : 2018년09월17일 09:19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1일부터 19일까지 합정동 인사갤러리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탈리아에 25년간 체류하며 작업해온 화가 이경희(51)는 꽃을 그린다. 집 뒤 야산에 핀 야생화, 여행길에서 만난 꽃들, 동네 어귀 식당 테이블에 놓인 꽃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꽃들을 형상화한다. 사실 꽃그림은 너무 흔하고, 식상할 법한 것이지만 이경희에게 꽃은 특별하다. 타국에서 모국어가 아닌 이탈리아어를 쓰며 사는 그에게 꽃은 큰 위로이자 혈육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피었다가 속절없이 사그라지는 꽃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드로잉하다 보면 인간의 삶과도 대비돼 더욱 빠져들게 된다.

이경희의 꽃그림은 조금 독특하다. 캔버스가 아니라 삼베 또는 모시 천에 꽃들을 그린다. 이경희는 전통방식으로 직조한 옛 안동포나 한산모시에 수채물감과 아크릴 글루를 섞어 꽃을 그리고 다림질을 해 그림이 착색되게 한다. 그런 다음, 가장자리를 오색의 명주실로 정성껏 손박음질을 한다. 여늬 꽃그림과는 확연히 다른 이 기법은 그가 창안한 독특한 방식이다.

아버지 유품(모시적삼)에 그린 작품과 함께 한 작가 이경희.[사진=DB커뮤니케이션]

이경희는 어느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버지의 모시 저고리를 발견했다. 우윳빛 한산모시로 만든 적삼이었다. 살아계실 때 그 모시 저고리를 입은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는 옷섶과 소매에 매화를 하나 하나 그려넣었다. 아버지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그린 매화 송이에는 옛 추억이 응집되며 ‘기억의 저장고’가 됐다. 작가는 어머니가 오랜 세월 간직해온 삼베와 모시를 이탈리아로 가져와 그 샛노란 천들 위에 갖가지 꽃들을 그려 넣었다.

이경희 ‘꽃과 그림자’. 모시에 수채물감, 아크릴 글루, 실크실, 금박. 2017

이경희는 자신만의 감각으로 꽃잎 등을 확대하거나 과장한다. 따라서 실제의 꽃과 그림 속 꽃은 여러 면에서 다르다. 한 화폭에 만개한 꽃과 시든 꽃무더기가 공존하는 그림도 있다. 또 꽃을 거꾸로 그리거나, 꽃의 뒷모습을 그린 것도 있어 이채롭다. 전통방식으로 직조한 옛 삼베와 모시는 폭이 30~50cm로 좁아 이를 띠처럼 잘라낸 뒤, 그물처럼 엮어 확장시켜 그 사이 사이로 꽃을 배치한 작품도 있다. 이는 입체감이 살아나 또다른 맛을 선사한다. 작가는 강렬한 꽃그림 주위에 금박을 덧붙이거나 배경을 금박으로 처리하는 등 여러 변화도 시도했다.

이경희 ‘추억2’. 모시에 수채물감, 아크릴 글루, 실크실, 금박. 2017

이경희는 근래에 제작한 신작들을 모아 고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번역된 기억’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사갤러리(대표 김태흥)에서 작품전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는 활짝 만개한 꽃, 살짝 시든 꽃, 우울증을 앓는 친구를 위해 만들었던 꽃다발, 해변을 산책하며 만났던 꽃, 여성을 위해 선물하는 미모사 꽃, 아들이 대학졸업식에서 머리에 썼던 월계수 화관 등등을 그린 회화 30여점이 나왔다.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계속된다.

화가 이경희는 경희대 미대를 졸업한 뒤 이듬해 동료 작가 박은선(조각가)과 결혼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가 이탈리아 카라라 아카데미아에서 무대장식과를 다녔다. 그러나 빠듯한 살림살이 때문에 학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아들 둘을 낳은 뒤 카라라 아카데미아 서양화과에 재입학해 졸업했다.

작가는 “가족여행이나 남편의 조각 전시를 위해 새로운 도시를 다닐 때마다 내 눈에는 꽃들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또 사계절 늘 다른 꽃들이 피고지는 정원은 유학생활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견디게 해주었다. 그 꽃들을, 그리고 그 꽃과 함께 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싶어 작품의 주제로 삼게 됐다”며 “본격적인 작업의 시작은 늦었지만 한국 고유의 삼베와 모시를 캔버스 삼아 그린 작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만의 독자적인 꽃그림으로 심화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에서 그룹전 등에 꾸준히 참여해온 작가는 내년에는 이탈리아의 휴양도시 포르테 데이 마르미(Forte dei Marmi)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art29@newspo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가덕신공항 공사기간 22개월 연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연내 재입찰하기로 했다. 앞선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나 유찰되고 수의계약 추진도 중단되면서 표류하던 사업에 대해, 정부와 공단이 정상화 로드맵을 마련해 다시 추진에 나선 것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부지가 내려다보이는 대항전망대에 위치한 비행기 모형 [사진=최지환 기자] 21일 국토교통부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연내 입찰 공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네 차례 유찰되고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된 이후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정부와 공단은 입찰방식과 공사기간, 사업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업 재개 방안을 마련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본래 개항 목표는 2029년 말이었으나, 올 5월 기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하 현대건설)이 해상과 육상을 아우르는 대규모 고난도 공사임을 고려할 때 108개월의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국토부가 지위를 박탈하면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입찰은 턴키 방식으로 추진된다. 해상 연약지반이 두껍게 분포한 가덕도 지역 특성을 고려해 토석 채취, 연약지반 처리, 방파제 설치, 해상 및 육상 매립, 활주로 설치 등 복합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시공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공사기간은 연약지반 안정화 확보에 중점을 두고 기존 84개월에서 106개월로 연장했다. 정부는 지반 계측을 통해 안정화가 앞당겨질 경우 후속 공정을 신속히 연계해 전체 공기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해상공사 장비 제작 기간과 공사용 도로 개설 등 사전 준비 기간도 반영됐다. 공사비는 당초 10조5000억원에서 건설투자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을 적용해 10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공단은 종합적 사업관리(PgM) 체계 도입을 통해 토목·건축·항행시설 등 복수 프로젝트를 통합 관리하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상시 운영해 안전과 품질을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연내 입찰 공고를 거쳐 사업자 선정과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우선 시공분 착공을 추진한다. 행정 절차와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 개항이 목표다. 공항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도로·철도 인프라도 병행 추진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발전 및 북극항로 시대 대응 전략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건설돼야 한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되,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11-21 16:00
사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