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9 첫 주말 개통량 "갤S9보다 많고 노트8보다 적다"
영상에 최적화된 단말기+요금제 조합으로 점진적 실적 개선 전망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9(갤노트9)'이 지난주말(24~26일)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제품 혁신성 부족 등으로 올해초 출시된 '갤럭시S9(갤S9)'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소비자 반응이 더 좋았다. 영상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바일 유저들의 이용행태를 겨냥한 이통3사의 신규 요금제와 단말기 성능이 어느정도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27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주말 갤노트9 개통량은 상반기 신작 갤S9의 첫 주말 개통량보다 많고, 지난해 하반기 신작이었던 '갤럭시노트8(노트8)'보다는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측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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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신도림 테크노마트 스마트폰 판매 매장의 모습.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갤럭시노트9'가 이날 공식 출시됐지만, 한산한 모습이다. 2018.08.24 flame@newspim.com |
지난 3월 출시된 갤S9은 갤노트8의 70% 수준인 약 18만대 개통에 그치며 부진을 이어갔다. 노트8은 개통 첫날 약 26만대를 개통시켰다.
일단은 최악의 부진을 나타냈던 갤S9 실적보다 반등하면서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갤노트8의 초반 개통 실적이 역대 최고 실적이었음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이통시장의 번호이동 건수 역시 평소 대비 40% 이상 증가하며 갤노트9이 예상보다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뒷받침했다. 사전 개통 첫날 2만9738건의 번호이동 건수를 기록하며 시장 과열 기준인 2만5000건을 넘긴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 25일(토요일)까지의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하루 1만8201건으로 개통 전 20일 평균 대비 45.3% 늘었다.
업계는 신제품으로 인한 폭발적인 신규 가입자 증가는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초반 실적보단 점진적인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최근 이통3사가 잇따라 내놓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노트9 흥행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장시간 영상을 시청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데이터 용량을 제공하는 각사 신규 요금제가 대화면, 대용량 배터리 등 영상 시청에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갤노트9 활용성에 잘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KT(회장 황창규)와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은 각각 지난 5월과 7월, 월 6만9000원(선택약정할인 적용 시 5만1750원)에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공개한 상태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2월 이통사 중 가장 먼저 '속도·용량 제한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공개한데 이어 지난 21일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55GB 이상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놨다.
갤노트9는 영상 시청에 최적화된 단말기로 제작됐다. 출시와 동시에 유튜브를 시청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의미의 '유튜브 시그니터 기기(YouTube Signature Device)'로 인정받았다.
역대 갤럭시 노트 제품 중 가장 큰 6.4인치 대화면에 18.5대9 화면 비율, 쿼드HD+급 (2960x1440) 화질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영상 시청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는 평가다. 배터리 역시 역새 최대 용량인 4000mAh를 탑재해 장시간 영상 시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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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갤럭시 노트9 사전개통 전야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KT] |
요금제와 단말기 모두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 이용량이 많은 이른바 '헤비 유저'를 겨냥한 상품들이다. SK텔레콤측에 따르면 데이터 150GB는 2GB 용량의 영화를 2.5편씩 매일 감상할 수 있는 수치다. 이같은 영상 콘텐츠 중심의 요금제·단말기 조합이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헤비 유저들의 대기 수요를 점진적으로 흡수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이 제품으로 이통 시장이 예전처럼 호황 국면으로 반등할 것이란 과도한 기대는 자제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디바이스 자체의 혁신성이 전작에 비해 부족하고, 시장 호황기 대비 보조금도 많이 줄어 새 단말기로 갈아타려는 유인이 많이 줄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무리한 신규 가입자 유치 보단 기존 가입자 지키기쪽에 중심을 두는 영업 기조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최근들어 이통사들은 예전처럼 신제품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라면서도 "고객의 데이터 및 단말기 이용행태를 정확히 겨냥한 요금제와 단말기가 나온 것이므로 이에 부합하는 신규 고객이 점진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