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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명운 짊어진 황각규, 신동빈 대신 일본行…경영권 방어 총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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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법원 보석 허가 안 나와 물리적으로 어렵다 판단

[서울=뉴스핌] 박준호 박효주 기자 =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그룹의 명운을 짊어지고 28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을 하루 앞둔 이 날 오후까지도 보석 허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신동빈 회장의 주총 참석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판단에서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 부회장을 비롯해 민형기 컴플라이언스 위원장,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이태섭 준법경영실장 등 4명의 롯데 대표단은 이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선 보석 허가 여부가 주총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황 부회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신 회장 대신 일본 경영진에게 지지를 당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했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변함없이 지지를 당부하는 내용의 신동빈 회장 서신을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등 일본 이사진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주총에는 대리인도 입장할 수가 없어 황 부회장이 직접 주총에 참석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이 아직 3심 유죄 확정을 받은 상황이 아니라는 점과, 한일 롯데그룹 통합 경영을 위해서는 신 회장의 이사직 유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도 자신의 해임안이 올라와 있는 주총에 참석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재판부에 보석 허가를 간곡히 호소했지만 결국 이 같은 바람은 결국 무위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이번 주총은 신 회장의 부재 속에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변수가 발생할 우려가 커진 상태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동생인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과 자신의 선임안을 제출했다.

업계는 앞선 네 차례 표 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신 전 부회장이 이번 다섯 번째 표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본 기업문화 특성상 구속까지 된 신 회장을 계속 신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이 신 회장의 이사직 유지가 일본의 준법경영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임할 명분이 있는 만큼 롯데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의 우호세력이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오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신 전 부회장이 과반주주(50%+1주)로 있는 광윤사(28.14%)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은 일본 임직원 세력이 갖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종업원지주회 27.75%, 공영회 13.94%, 임원지주회 5.96% 등 일본 경영진의 영향력 아래 놓인 지분이 총 47.65%에 달한다. 의결권이 없는 LSI 지분(10.65%)를 제외하면 이들 지분만으로 의결권 과반을 넘기는 셈이다.

이에 따라 롯데로서는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이 부결된다고 하더라도, 신 회장의 이사 해임안이 가결된다면 향후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 향배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자회사인 L1~L12 투자회사와 함께 호텔롯데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롯데물산-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고리가 여전한 상황에서, 일본 경영진이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를 매개로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등 40개 계열사를 수직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원 리더’ 체제가 무너진다면, 한국 롯데는 일본 경영진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가 된다. 당장 연결고리 내 한국 계열사 이사진에 일본인 인사를 추가해달라는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 이는 일본인 경영진이 그룹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익 극대화를 위해 한국 롯데에 배당금 확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일본 이사진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가 향후 한일 롯데 경영과 지배구조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신동빈 회장을 대신한 황각규 부회장의 임무가 상당히 막중하다”고 말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사진=이형석 기자]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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