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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0주년] 제철보국 넘어 100년 기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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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건설 50년…8년 연속 세계 1위 철강사 도약
올해 100년 기업 도약 원년…신소재 육성으로 재도약 박차
정치권 독립·글로벌 철강 보호무역주의 돌파 과제

 

[뉴스핌=정탁윤 기자] "조상의 핏값으로 짓는 제철소 건설에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 걸고 일을 해야 한다. 만약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앞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

포항제철(현 포스코)의 창업자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의 말이다. 포스코가 1968년 4월 1일 '철을 만들어 국가에 보답한다'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정신으로 설립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공장설비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1998년 조강 생산 기준 세계 1위의 철강회사로 도약했다. 2000년 민영화에 이어 2001년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구매, 생산, 판매 등 전 부문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디지털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년 포스코 고유기술로 탄생한 파이넥스 상업생산 설비를 가동했다. 파이넥스는 '쇳물은 용광로에서 생산된다'는 철강산업의 기술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 세계 제철역사에 큰 획을 그은 창조적 혁신기술이다. 

1970년 4월 1일 포항제철 1기 설비 종합착공식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가운데)과 박태준 사장(왼쪽), 김학렬 부총리가 발파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100년 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포스코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10년 단위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신중기전략을 통해 철강과 비철강 사업의 수익 규모, 국내와 해외 사업의 매출 비중을 각각 절반씩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하드웨어 사업을 중심축으로 소프트웨어를 접목하는 스마트 기업으로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전문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로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철강산업은 물론 에너지, 건설, 화공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룹 본연의 사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하는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 스마트화)을 추진해 자체 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차별화된 융복합 사업을 새로 개발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향후 철강사업에서 생산체계의 고효율화와 지속적인 제품 고급화를 통해 '세계 최고(World Top)' 시장 지위를 더욱 강건히 하겠다"며 "그룹 사업은 고수익 핵심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융복합 사업을 창출하며, 미래사업 발굴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건설

포스코는 1968년 대일청구권 자금을 들여 '포항종합제철'로 문을 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과업을 수행할 적임자로 군 후배인 박태준을 선택했다. 박 전 대통령은 후에 포스코의 창립정신이 된 '製鐵報國'이란 휘호와 함께 전권을 박태준 명예회장에게 넘겼다. 박 전 대통령은 박태준에게 "나는 임자를 잘 알아.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나는 고속도로를 감독할 거야. 임자는 제철소를 맡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1967년 6월 연산 3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는 지역으로 포항을 낙점했고, 10개월 뒤인 1968년 4월 1일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가 출범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올해 시무식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깃발을 흔들고있다. <사진=포스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68년 대일청구권 자금을 전용하는 아이디어(후일 일본으로부터 차관과 기술을 제공받는 방법으로 수정)를 냈고, 일본 정부는 1969년 8월 제3차 한일각료회담에서 종합제철 건설 사업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1970년 4월 1일 연간 조강생산 103만톤 규모의 포항제철소 1기 설비를 착공해 3년 3개월 만인 1973년 7월 3일 종합 준공됐다. 포스코는 네 번의 확장사업을 통해 1983년 조강생산 910만톤 체제로 거듭났다.

이후 고도성장기의 급증하는 국내외 철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광양으로 사업장을 넓혔다. 1985년 광양 1고로 착공을 시작으로 1992년 종합준공식까지 바다를 메워 제선-제강-압연 공정을 직결하는 최신 제철소를 건설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 "제조업 기반 AI기술 등 스마트화로 4차 산업혁명 대비"

지난 1월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18’을 참관하고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스마트 선진기업들과 만나 포스코 고유의 스마트 솔루션(Smart Solution)의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권 회장은 '2018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인공지능(AI)의 파워를 절감했다"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스마트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CES 참관 소감을 밝혔다.

포스코는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철강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포스코는 혁신 제품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 확대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적인 월드프리미엄 제품은 자동차강판이다. 포스코는 중국, 인도, 멕시코에 자동차강판 생산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태국에도 자동차강판 생산법인을 준공했다.

지난해 4월에는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기가스틸' 생산 전용 7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을 준공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강판이다.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서 찢어지기까지의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어서 '기가스틸'이라 명명했다.

포스코 기가스틸을 적용한 차체 'PBC-EV' 프레임.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미래차로 각광받고 있는 전기차의 핵심 소재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 리튬 직접추출 독자기술을 개발했고, 남미와 호주 등에서 리튬 함유 염수 및 광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산 1만2000톤 규모의 국내 최대 음극재 생산 판매 회사로 자리 잡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사 역량을 결집해 전기차 소재에서 인프라까지 그룹 차원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미래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기가스틸'을 자동차 소재로 적용하면 알루미늄 등 대체 소재에 비해 경제성, 경량화는 물론 높은 강도로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하고, 특히 가공성이 탁월해 알루미늄 부품보다 더 복잡한 형상의 제품도 만들 수 있다.

◆ 정치권 독립 시급…글로벌 철강 보호무역 파고 넘어야

100년 기업을 내다보는 포스코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이다. 더불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철강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을 넘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포스코는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정부 지분이 하나도 없음에도 역대 정권마다 회장이 교체되는 수난을 겪어 왔다. 정부는 포스코를 권력의 전리품으로 인식해 회장 인사에 끊임없이 개입해 왔다.

고(故) 박태준 초대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이유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황경로 회장, 정명식 회장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후 김만제 회장은 김영삼 정부에서는 임기를 채웠지만 연임 후 김대중 정부 때 중도 사퇴했다. 1996년 취임한 유상부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사퇴했다. 2003년 취임한 이구택 회장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 중도 사퇴했다. 이구택 회장 후임으로 2009년 선출된 정준양 회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자진 사퇴했다.

포스코는 이처럼 반복되는 정치적 외압을 막고 회장 인사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이사회 중심의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 중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철강시장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부터 정신 차려야 한다. '독립선언' 같은 것을 통해 자율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어떤 제품을 팔면 마찰을 줄일 수 있을까 연구하는 기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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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랭킹 1, 2, 3위가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3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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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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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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