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산업

[개혁개방 40주년] 선전속도의 산 증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기사입력 : 2018년02월23일 16:55

최종수정 : 2018년02월23일 16:56

상장 경영승계 없이 '이리문화', '품질경영'에 올인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올해 2억대 판매 목표

[뉴스핌=백진규 기자] ‘이리 문화’, ‘야전침대 문화’를 전파한 선전속도(深圳速度, 개혁개방 1번지 선전의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의미)의 산 증인. 바로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華為) 회장이다.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인 런 회장은 올해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화웨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연말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도태되는 직원은 떠나라. 좋게 만났으니 좋게 헤어지자”고 할 만큼 불 같은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구보다도 직원들을 챙기며 복지와 연구개발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해, 품질경영의 대표주자로 업계의 존경을 받고 있는 런정페이 회장을 조명해 본다.

◆ 43세에 늦깎이 창업, ‘이리문화’ 전도사

1944년 구이저우(貴州)성의 시골에서 7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런 회장은 문화대혁명의 아픔을 뼈저리게 겪은 인물이다. 중학교 교장인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충칭건축공업대학(重慶建築工程學院, 현 충칭대학)에 진학했으나, 1966년 문화대혁명과 함께 아버지가 반동분자로 지목되면서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 진로를 고민하던 런정페이에게 아버지는 “공부를 멈추지 말라”고 독려했다.

대학 졸업 후 인민해방군에서 건축병으로 복무한 그는 다시 선전의 석유회사에서 일한 뒤 사업을 시작했다. 1987년 5명의 직원을 모아 화웨이를 설립할 당시 그의 나이는 43세였다. 처음엔 무역업을 하다 통신교환기 제조로 업무를 확장하면서 본격적으로 IT제조업을 시작했다.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게 되자 런 회장은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력을 갖춰 살아남겠다는 것. 이는 당시 중국 기업가들 사이에 팽배해 있던 한탕주의와는 거리가 멀었고 주변의 반대도 심했다.

그러나 런 회장은 ‘기업이 발전하려면 이리의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 이 세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이리 문화를 설파하며 연구개발을 지속했다. 1991년부터 연구실 한켠에 자리하게 된 야전침대 역시 화웨이 기업문화의 상징이 됐다.

2000년 닷컴버블이 무너지면서 런 회장은 일생에 가장 힘든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승승장구하던 그도 당시엔 손 쓸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런 회장은 “반 년 동안 그저 긴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 창업가의 노력을 설명한 노래 ‘베이궈즈춘(北國之春)’을 수백 번씩 들었고 들을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많은 IT기업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품질 제일주의를 지켜낸 화웨이는 결국 기사회생에 성공한다.

◆ 상장 경영승계는 없다, 품질경영에 올인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바이두>

화웨이는 샤오미(小米),앤트파이낸셜(螞蟻金服)과 함께 중국에서 가장 큰 비상장 기업으로 꼽힌다. 샤오미는 오는 9월 상장할 예정이며, 앤트파이낸셜 역시 상장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런 회장은 상장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2016년 런 회장은 “화웨이는 향후 50년 내 상장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영의 목적은 기업의 핵심 역량을 증대시키는 것이며, 상장으로 외부 투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화웨이를 가족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도 아니다. 장녀 멍완저우(孟晩舟)가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아들 런핑(任平)이 총재를 맡고 있지만 런 회장은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런 회장은 화웨이 주식의 단 1.4%만을 갖고 있다. 나머지 주식은 투자자들과 ‘화웨이 직원주주회’에서 소유하고 있고, 주요 직원들은 런 회장과 함께 회사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CEO 로테이션제도로도 유명하다. 우수한 인재 한 명에 기업이 의존한다면 결국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 관료주의 대신 품질과 실적에만 집중하자는 것이 그가 지난 30년간 고집해 온 경영철학이다.

덕분에 화웨이는 중국을 대표하는 통신제조업체로 성장했다. 중국시장 기준, 2017년 화웨이는 1억255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했다. 런 회장은 2018년 신년행사에서 “올해엔 중국에서 스마트폰 2억대를 판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1일 화웨이는 영국 통신사 보다폰(vodafone)과 세계 최초로 5G 통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미국 국방부가 온라인 보안을 이유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안을 의회에 제출한 뒤에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눈에 띈다. 중국이 ‘2030년 5G 최강국 도약’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화웨이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 못 버티면 나가라, 남겠다면 최대한 보상하겠다

중국 매체 펑황망(鳳凰網, 봉황망)은 21일 주요 대기업의 구내식당 식사를 비교해 보도했다. 알리바바 직원들은 채식 위주의 소박한 식사를 하는 반면, 화웨이 직원들은 훙샤오러우(紅燒肉)·양갈비·초밥까지 웬만한 고급 뷔페식당이 부럽지 않은 최고의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알리바바 식당(왼쪽)과 화웨이 식당(오른쪽) 메뉴 비교 <사진=펑황망>

화웨이는 잘 나가는 중국 인터넷 IT기업 중에서도 최고의 복지를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런 회장은 올해에도 업계 최고 수준의 보너스와 함께 파격적인 주택지원을 약속했다.

런 회장은 회사를 선전에서 둥관(東莞)으로 옮기면서 직원들에게 시중 분양가의 1/3로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70제곱미터 아파트 기준으로 약 115만위안의 보너스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다.

그러나 런 회장의 통 큰 복지를 무조건식 퍼주기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말 런 회장은 “연말 보너스에 돈을 아끼지 않겠다. 단, 회사 기여도에 따라 금액과 지급 시기를 조절하겠다”며 “도태되는 직원은 결국 잘려져 나갈 수밖에 없다. 좋게 만났으니 좋게 헤어지자”고 엄포를 놨다.

화웨이는 수년째 중국에서 야근이 많은 기업 1위로 유명하다. 업무가 많아 애인과 헤어졌다, 이혼했다는 얘기가 인터넷에 파다할 정도다. 지난 2008년엔 업무 스트레스로 직원이 자살하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런 회장의 명확한 ‘당근+채찍’ 정책은 결국 기업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올해 초 텐센트에서 발표한 ‘2018년 글로벌 브랜드 영향력 지수’에서 화웨이는 전체 3위,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네티즌들은 “화웨이가 비상장 기업이라 안타깝다. 화웨이 입사를 못한다면 투자라도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