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국민건강과 세금의 관계, 아이코스는 예외인가요

기사입력 : 2017년08월30일 16:10

최종수정 : 2017년08월30일 21:23

"유해성 검증은 나중에"…일단 같은 세율 매기자는 기재부·국회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국가가 세금을 물리는데 '국민 건강'만큼 자주 쓰이는 명분은 없습니다. 정부는 담뱃세를 올릴 때도 '국민건강'을 위해서 흡연율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용역을 의뢰해 '국민건강'을 위해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율을 더 매기는 주세 종량세를 제안했고, '국민건강'을 위해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힌 경유에 세금을 더 매겨야한다고 말했죠.

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6월 출고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 기준인 종량세로 주세 체계 변경을 제안했습니다. <자료=조세재정연구원>

국민건강이 세금의 명분이 된 건 국민을 설득하기 쉽다는 이유도 있지만 지속가능한 국가 운영을 위한 냉정한 계산도 깔려있습니다.

OECD가 발간한 '건강 통계 2015'(Health Data 2015)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의 기대수명은 흡연율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국민이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노동력을 빨리 잃게 되고, 후두암·폐암 등 각종 중증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4~6배 높아져 건강보험 적립금에도 부담을 지우죠.

그러나 국민건강을 빌미로 술·담배에 매기는 이른바 '죄악세'는 조세의 또다른 원칙인 조세형평성에는 어긋납니다. 부자보다 서민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기는 역진성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국민건강을 이유로 세금을 부과할 때는 더욱 철저히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따라 부과해야 합니다.

◆ "외국회사에 세수 뺏길 수 없다"는 정부…국민건강 명분 어디로

아이코스 <사진=필립모리스>

그러나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아이코스 증세안에서는 담뱃세의 애초 명분인 '국민건강'은 실종된 모습입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8일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현재 1갑당 126원에서 594원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의결하지 못했습니다.

세율 인상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외국계 담배회사의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면서 일어나는 세수 공백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습니다. 반면 반대하는 쪽에서는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해성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막아섰죠. 반대편에 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약해 세율도 조금 낮추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습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에 비해 90% 이상 적다고 밝혔습니다. 스위스 베른대 연구진은 아이코스의 발암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3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으나, 필립모리스 측에서는 해당 연구결과의 측정방식에 문제가 있고 당사는 세계적인 표준 조사방법인 캐나다방식을 사용했다고 반박합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필터를 통과하지 않고 나오는 담배연기(부류연)도 만들지 않아 간접흡연의 위험성도 크게 떨어집니다.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모습.<사진=뉴시스>

일반 담배에서 아이코스로 갈아탄 흡연자들은 상당수가 돈을 더 들여서라도 주변에 폐를 덜 끼치고 본인의 건강도 챙기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말합니다. 아이코스 기계는 정가가 12만원입니다.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아이코스 안에 넣는 전용 연초인 히츠의 가격은 현재 한 갑에 4300원으로, 일반 담배 4500원과 비슷합니다. 일반 담배와 동일한 세금이 매겨지면 히츠 가격은 한 갑에 6000원으로 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적다고 하더라도, 전자담배의 타격감이 일반담배보다 적어 더 자주 흡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해성이 크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흡연습관에 따라 다릅니다. 사람에 따라 전자담배를 필 때도 일반 담배를 피는 사람과 똑같은 양을 피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거죠. 맥주가 소주보다 알콜도수가 더 낮지만, 맥주를 더 많이 마시므로 맥주가 소주보다 더 유해하다는 식의 논리입니다.

◆ 기재부 "일반 담배와 똑같이 매겨야" vs 복지부 "연구 결과에 따라 신중해야"

조세당국인 기획재정부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의 수장은 이 문제에 대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오른쪽)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을 마치고 웃으며 퇴장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스핌 이형석 기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태우는 방식만 다를 뿐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담뱃잎을 원료로 한다는 점에서 세율이 달라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보다 낮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반 담배는 (니코틴) 함량 차이에도 불구하고 단일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합니다.

반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 장관은 지난 2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궐련형 전자담배가 객관적으로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이코스의 유해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면서 "검증시간이 다소 필요하고 일반 담배와의 유해성 차이규명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 인상안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개소세 인상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일단 일반담배와 같이 과세한 후, 나중에 유해성 여부를 판단해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9월 인상안이 통과되면 박 의원의 말처럼 유해성과는 관계없이 '일단 가격 인상'이 됩니다. 한번 올린 세금을 낮출 수 있을지는 추후에 또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게 되겠죠.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박찬대 "22대 첫 법안은 25만원 지원금"…최상목 "타깃 지원 효과적"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열리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으로 국민 1명당 25만원을 주는 법안을 꼽은 가운데 정부는 타깃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 총선 공약으로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시했다. 소요 재원은 약 13조원으로 추계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원내대표 경선 정견 발표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를 위해 여당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전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주는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타깃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조지아 트빌리시를 방문 중에 한국 기자단과 만나 "우리 경제 여건이나 재정 지속가능성을 볼 때 전 국민에게 현금을 준다거나 추경보다는 조금 더 특정해서 사회적 약자나 민생 어려움을 타깃해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2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30일 시작된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스핌DB]   ace@newspim.com 2024-05-06 16: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