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나눔본부, 강남구청역에 첫 기부쌀독 설치
이웃에 쌀 등 먹을거리 지원, 기부 문화 확산
몰지각 시민 파손으로 안전위협…철거 결정
[뉴스핌=이보람 기자] 서울 지하철역 두 곳에 설치됐던 '사랑의 쌀독'이 사라졌다. 시민 안전과 관리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14일 뉴스핌이 찾은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개찰구 안쪽 '사랑의 쌀독' 자리에는 관련 사업을 설명하는 글만 벽에 덩그러니 붙어있을 뿐, 있어야 할 쌀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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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사랑의 쌀독이 철거된 후, 벽에는 쌀독 사업을 설명하는 글귀만 남아 있다. |
쌀독이 놓여졌던 자리는 간간히 역 자원봉사자들이나 시민들이 앉아 쉬는 공간으로 바뀐지 오래였다.
해당 기부 사업을 주관했던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이하 쌀나눔본부)에 따르면 당산역에 설치돼 있던 쌀독은 올해 초 철거됐다. 해당 역장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
쌀나눔본부 측 관계자는 "취객 등 일부 시민들이 쌀독을 훼손하고 파손된 쌀독 조각으로 시민을 위협하는 등 안전 문제가 있어 철거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쌀독이 설치됐던 또다른 지하철역인 7호선 강남구청역도 마찬가지다.
사랑의 쌀독 사업은 쌀나눔본부가 국내외 극빈 가정에 기부를 통해 쌀 등 식자재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했다.
쌀독은 지난 2012년 강남구청역에 처음 설치됐고 서울과 인천 일대 지하철역 몇곳과 교회 곳곳에 마련됐다. 시민과 기업들은 해당 사업을 통해 쌀독이 설치된 지하철역이나 교회에 쌀을 기부했다. 기부된 쌀은 어려운 가정으로 보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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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에 설치된 '사랑의 쌀독' 모습. 벽면에 쌀을 기부한 시민과 기업의 사진이 붙어 있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홈페이지] |
사랑의 쌀독은 시민들이 쉽게 기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된 쌀독은 일부 시민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파손되고 흉기로 변하는 위험까지 발생했다.
이렇다보니 실제 역사 근무자들도 관리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당산역 측 관계자는 "당산역의 경우 하루 근무자가 총 3명뿐이어서 그동안 쌀독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역에서 쌀을 기부받는 업무와 쌀독 관리 등을 역사 직원들이 모두 도맡아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 쌀 기부 문의 안내번호로 전화를 걸자, 역 사무실로 연결됐다.
쌀 기부 사업은 지하철역 외 기존에 기부 창구 역할을 했던 교회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