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 절친…트럼프 선거캠프에도 조언
말년에 성희롱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보수언론을 대표하는 '폭스뉴스' 공동설립자 로저 에일스가 18일(현지시각) 77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폭스뉴스는 이날 에일스 부인 엘리자베스의 성명을 인용해 그가 숨졌다고 밝혔다. 경막하 혈종으로 인해 뇌 손상이 있었고 이로 인한 합병증이 공식 사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 에일스 <사진=블룸버그> |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에일스는 지난해 꼬리를 문 성희롱 의혹과 고소 사건으로 폭스뉴스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1960년대 말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미디어 보좌관으로 발탁돼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는 '공화당의 TV뉴스 플랜' 보고서를 들고가 두터운 신임을 받았고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밑에서도 일했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선거 캠페인 자문역을 맡는 등 공화당 거물급 정치인의 미디어 조력자로서 지속적으로 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도 TV 토론을 비롯해 주요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조언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수 성향 거대 TV 조직의 설계자로서 정치 후보자들을 할리우드 셀레브리티(유명인사)처럼 대중에게 잘 팔리게끔 하는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3년 미국 경제방송 CNBC 회장을 맡았던 그는 1996년 머독의 제의를 받고 폭스뉴스 설립자로 옮겨왔다. 이어 초대 최고경영자(CEO)를 지냈고 2005년 회장직에 올랐다. 그는 '공평함과 균형잡힌 뉴스'를 모토로 내세워 폭스뉴스를 CNN, MSNBC와 경쟁하는 뉴스채널 '빅3'로 키웠다.
그러나 에일스는 말년엔 각종 성희롱 스캔들에 휩싸여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내려왔다.
전직 폭스뉴스 앵커 그레천 칼슨한테서 성희롱 혐의로 고소당해 2000만달러(226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해야 했고 이어 메긴 켈리, 줄리 로긴스키 등 여성 앵커와 전직 직원 등 6명에게서 추가로 고소당하거나 여러 가지 성희롱 혐의를 받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