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은행 퇴직자들 "내일이 두렵다"

기사입력 : 2017년05월05일 10:52

최종수정 : 2017년05월05일 10:52

"건강보험만 되면 어디든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재취업...창업 성공하기는 하늘에서 별따기

[뉴스핌=김나래 기자] 진한 감색 정장에 하얀 셔츠, 넥타이를 매고 33년간 A은행에서 근무했던 박성원(58·가명) 씨. 그는 정년퇴직 후 세 개의 직업을 갖고 있다. 오전에 계약직으로 은행에서 일한 뒤 오후에 SGI서울보증보험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주말엔 농부로 변신한다. 16년째 겸업한 농사다.

박씨는 은행에서 주로 기업 대출을 담당했다. 1981년 상고를 졸업하고 2014년까지 근무한 그는 은행업에 애착이 남다르다. 은행을 다니면서 조금씩 사둔 토지를 강제처분 당할까 걱정돼 시작한 농사가 어느덧 노년의 일이 됐다. 스스로 키운 농작물 중 일부를 주요 거래처에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그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보다도 명함 때문이다. 또 4대 보험이 포함된 직업이면 괜찮다는 것이 그의 선택 기준이다. 그는 "농사를 지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인생 2모작을 위해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재취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B은행에 다녔던 김준호(58·가명) 씨도 박씨와 비슷하게 은행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의 연수입은 1억원에 달한다. 기업여신 업무 경력을 살려 서울보증보험에서 능력을 발휘 중이다. 그가 하는 일은 기업들에 '이행보증보험'을 파는 것이다. 이행보증보험은 공사를 맡기고 자재구입비 등 선급금을 지급한 기업이 시공업체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C은행 출신 박상원(58·가명) 씨는 부동산중개업자로 변신했다. 은행에 다니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준비하는 등 제 2의 인생을 설계해왔다. 하루에 찾는 손님이 많지 않지만 부동산을 소개하면서 후배 은행원을 연결시켜 대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준다. 여기에 재무상담도 하다 보니 입소문이 퍼졌다.

D은행에 30년간 근무한 조동원(56·가명) 씨는 제조업체에 사무직으로 재취업했다. 가끔 직원들 눈치도 살피고 스트레스가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70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조씨도 재취업을 위해서는 10년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휴대폰대리점·음식점 창업,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

은행에서 은퇴한 후 재취업에 성공하기는 만만치 않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퇴직자 중 재취업한 비율이 20~30%도 안 된다는 게 현직 은행원들의 전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퇴직자들은 창업에 도전한다. 그렇지만 창업에 성공하는 건 더 어렵다.

휴대폰대리점이나 치킨집을 창업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다. 음식점 창업도 꼼꼼히 오랜 시간 준비 없이 도전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E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했던 현상원(60·가명) 씨는 은퇴 후 경기도 분당에 고깃집을 차렸다. 장사가 잘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덜컥 계약했지만 고깃집 운영이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워져 1년 만에 가게를 팔았다. 겉보기에는 사람이 북적거렸지만 실상은 이윤이 별로 없어 유지하기도 어려웠다. 퇴직금과 그동안 모아둔 여유자금만 축내고 말았다.

은행 업무와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고 소자본 대부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케이스도 있다. F은행에 다닌 김민수(56·가명) 씨는 은행에서 나온 뒤 친구와 동업으로 소자본 대출사업을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P2P 대출이다. 대부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 장점이 있다. 소액을 빌려주고 연 23~24%의 이자를 받았다. 불법 대출업자보다 금리가 낮아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돈을 떼이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조급함과 사전 준비 부족 등이 실패 이유로 꼽힌다. 박성원 씨는 "자존심 때문에 퇴직 후 재취업을 망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며 "(은행)업무가 방어적이다 보니 퇴직 후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이용자 1천명, 공동손배소 예고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1천여 명이 SKT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공동소송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약 1000명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21일 오후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보안 담당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4.05.21 yym58@newspim.com 대륜은 "집단소송 신청자는 1만 명 이상이나 서류 취합까지 완료된 분들에 한해서만 1차 민사소장 접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소장을 접수한 이후에도 2차 소장 모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장기간 해킹에 노출된 정황이 있으며 피해자들은 유심 교체 등으로 현실적인 불편을 겪었다"면서 "SKT는 보안에 소홀한 반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고,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나 경위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KT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에 있어 구조적인 소홀과 의도적인 비용 감축 정황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동소송이란 원고 또는 피고 혹은 그 쌍방이 여러 사람일 경우, 즉 소송주체가 다수일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사건처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다수의 피해자가 함께 소송에 참여한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와 SKT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전날(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geulmal@newspim.com 2025-05-22 12:49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