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각 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내놓은 공약 중 유독 일치하는 게 있다. 바로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다.
수수료율 인하는 카드사와 밴사 등 일부에게 부담이 되는 반면 다수의 가맹점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하로 가맹점들이 얻는 이익이 크지 않은 반면 다수의 카드 소비자들이 얻는 혜택은 줄어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연매출 기준을 기존 2억원·3억원에서 3억원·5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공약했다. 또, 중소가맹점의 우대 수수료율을 현행 1.3%에서 1%로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영세·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의 매출액 기준을 상향하자고 제안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체크카드 수수료율 0%로 인하, 카드수수료 1% 상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다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현재까지 카드수수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누가 당선되든 카드 수수료율 인하는 추진될 전망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시름이 커졌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서민들을 위한다는 카드수수료 인하는 선거철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포퓰리즘 공약"이라면서 "하지만 무리하게 수수료를 내리면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카드 혜택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카드 수수료율 조정은 통상 3년에 한 번씩 이뤄진다. 지난해 이미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한 차례 중소·영세가맹점의 우대 수수료율을 낮췄다. 올해 대선 이후 또 수수료율을 내리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카드수수료율과 비슷한 공약이 최고금리 인하다.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7.9%에서 20%로 인하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이자 총액이 대출원금을 넘지 못하게 하는 이자제한법 개정도 계획하고 있다.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 2금융권은 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약이 오히려 서민 돈줄 죄기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고금리를 인하하면 저신용자에 적용되는 대출 원가와 적용 금리 차이가 벌어져 금융사들이 저신용자 대출을 줄인다는 것.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월간 신규대출이 3억원 이상인 저축은행들 중 8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곳은 지난 2015년 말 6곳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최고금리를 34.9%에서 27.9%로 내린 이후 올해 3월에는 10곳으로 늘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고금리를 인하하면 그만큼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서민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서민에게 부담이 되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열린 서민금융연구포럼에서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는 "대선을 계기로 서민금융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최고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오히려 불법 사금융만 기승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