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GDP 성장률 2.6%, 소비자물가 상승률 1.9% 전망
수출증가와 IT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증가 영향
[뉴스핌=김은빈 기자]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가 3년 만에 상향조정됐다. 한국은행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증가와 IT업계를 중심으로 확대된 설비투자를 이유로 꼽았다. 특히 이번 전망치는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와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영향도 반영됐다. 한국경제의 대표적인 ‘악재’를 상정하고도 경제전망이 상향조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만 한은은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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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가 '2017년 경제전망' 기자설명회에서 국내외 경제 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은은 13일 ‘2017년 경제전망’ 기자설명회에서 2017년 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2.5%에서 0.1%포인트 오른 2.6%로 조정했다. 2018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는 2.9%다.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향조정한 건 2014년 4월(3.8%→4.0%) 이후 3년 만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바꾼 배경에는 우선 IT업계를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증가가 있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가 전년대비 6.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월 전망치는 2.5%였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설문을 해보니 올 연초에 조사했을 때보다 반도체 부문에서 투자가 증가됐고, 집행계획도 올라가있었다”며 “글로벌 IT업황도 향후 2~3년 간 좋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IT설비투자는 단기에 끝날 일회성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3월 한국의 수출은 488억8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대비 13.7% 증가했다. 3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를 반영했음에도 전체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조정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장민 국장은 “중국의 사드조치와 관련한 영향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 측은 사드 보복과 관련, 1년 동안 중국 관광객이 30% 감소, 대중수출이 2% 정도 낮아질 것이라는 가정을 기본 베이스 시나리오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도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1.9%에서 2.0%로 소폭조정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탄핵 결정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완화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기가 상승세를 탄 게 아니냐는 의견을 들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민 국장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작년 4분기보다 높아질 거라고 보긴 하지만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며 “저점을 기나 기조적으로 상승추세를 타는 것인지 판단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이 둔화된 점도 신중론에 힘을 더한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10.7% 증가율을 기록하며 경기를 이끌어왔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4.5%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북한 리스크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낙관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편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와 내년 각각 1.9%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2017년 중 1.7%, 2018년에는 1.9%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에 대해서는 2017년 750억달러, 2018년 730억달러 내외를 보일 것으로 한은 측은 예상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