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아내 가사노동 남편의 5배…육아, 아내 몫
전문가 “근로시간 줄여 일·가정 양립해야 해결돼”
[뉴스핌=김규희 기자] 결혼 4년차 38살 아빠 박모씨는 지난해 초 어렵게 아이를 얻었다. 금쪽같은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만 해도 자신의 모든 걸 쏟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1년 지난 뒤, 아내가 아이 보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주말 하루만큼은 좋아하는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매주 사회인 야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42살 아빠 김모씨도 비슷하다. 그는 지인 사이에서 알아주는 축구 마니아다. 둘째 아이가 갓 '뒤집기'에 성공한 시기지만 그도 주말마다 축구장에 나가 공을 차고 돌아온다.
이들은 매우 당당하다. 주중 내내 직장 나가 돈을 벌어온다는 대의명분이 있었다. 외벌이 가정이란 것이다. 주중 퇴근 후에도 육아를 도와주고 있으니 주말과 휴일 중 적어도 하루는 쉬어도 된다는 주장이다.

외벌이 남편이기 때문에 가사노동의 시간이 적더라도 용인된다는 논리라면, 맞벌이 혹은 여성 외벌이인 경우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이 비슷하거나 많아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통계청이 지난 2015년 6월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편 외벌이 가정의 경우 가사노동시간으로 남편은 평균 46분, 아내는 6시간을 썼다. 맞벌이 가정에서는 남녀 각각 41분, 3시간13분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내만 취업한 가정에서도 아내의 가사노동이 남편보다 많았다. 평균 2시간39분으로, 남편의 1시간39분보다 1시간 많았다. 낮엔 직장 나가 일을 하면서도 퇴근 후 육아에 매달리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문제는 맞벌이냐, 외벌이냐에 있지 않았다. 원인은 아이돌봄 등 ‘가사노동은 여성의 일’이라는 인식에 있다는 것이 여성정책 전문가의 설명이다.
통계청의 2014년 사회조사 결과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가구 중 부인이 가사부담을 주도하는 비중이 전체의 80%가 넘었다. 남편도 80.5%가 이에 동의했다.
김영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맞벌이 가정에서 가사노동 시간 뿐 아니라 여성의 노동시간이 남성보다 짧은 것도, 사회가 육아와 가사노동의 1차 책임을 여성에게 부담시키기 때문”이라며 “제도개선과 함께 인식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 가사노동으로 인한 갈등은 잘못된 사회구조 때문이라 분석했다. 김 박사는 “근본적으로 근로시간이 너무 많아 남성이건 여성이건 일을 마치고 가사노동을 할 여력이 안된다. 가사노동도 결국 ‘노동’이므로 일에 지쳐 돌아오면 하기 싫을 수밖에 없다”며 “꼭 가사노동이 아니더라도 여가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