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해외법인 중 최고 성장률…"예의주시 중"
[뉴스핌=이지현 기자] 현대캐피탈이 중국의 '사드 보복'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성장 가도를 달리던 중국법인 사업이 축소될까 우려해서다. 더군다나 현대차의 중국 판매 실적이 저조해 이같은 우려는 가속화되고 있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중국법인은 현지에서 현대·기아차가 판매될 때 자동차금융을 제공하는 전속(Captive) 금융사다. 지난 2012년 6월 북경기차투자유한공사와 합작해 설립됐다.
중국법인은 별도의 부가 사업 없이 자동차금융을 통해 수익을 낸다. 결국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현지 캐피탈사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현대캐피탈이 중국법인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이 고조되면서 롯데그룹을 비롯한 한국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를 파손하는 사례도 있었다. 불매운동이 현대차로 확산되면 현대캐피탈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중국법인은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인데다 현지화를 많이 해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대차 판매에 큰 변동이 생기면 현대캐피탈도 영향이 불가피한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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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기준 현대캐피탈 해외법인 실적<자료=현대캐피탈> |
현대캐피탈 중국법인은 여러 해외 법인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중국법인마저 타격을 입으면 현대캐피탈의 해외 사업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현대캐피탈 중국법인은 1097억원(6억2260만위안)의 순익을 냈다. 이는 2015년 한 해 순익 3억2280만위안에 비해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반면, 해외법인 중 가장 큰 미국 법인은 지난해 9월까지 1021억원(8790만달러)의 순익으로 전년말(2억9540만달러)보다 줄었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실적이 부진하다. 올해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현대·기아차는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지난 2012년 10.5%에서 지난해 1월 6.1%, 올해 1월 5.4%까지 하락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본사 차원에서 영업 확대에 나섰고, 자본금도 약 3500억원(20억위안) 가량을 늘렸다. 하지만 내부에서도 현대차 판매가 부진하면 올해는 사업 확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올해 실적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드 보복이 현대차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당시에도 중국내 일본차 불매운동이 진행됐지만 두 달만에 정상화 구도로 돌아섰다"면서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99% 현지생산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번 이슈는 일시적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