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P2P대출기업 대표, 항공기 전문가 등 글로벌 인재 다양
[뉴스핌=백현지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시절 선발한 글로벌 인재들이 금융투자업계에서 맹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검투사로 알려진 황 회장은 당시 신입직원 채용에 있어 남다른 잣대를 적용해 주목받았다.
◆ 헤지펀드시장 돌풍 주역
황영기 회장이 우리은행장 시절 공채로 뽑은 인력들이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대표에서부터 중금리 P2P(개인 대 개인 거래) 대출 대표, 선박을 비롯해 항공기 등 대체투자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먼저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그는 황 회장이 2004년 3월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직후 전문직군 육성을 목표로 시행한 여름방학 인턴제도를 통해 2005행번으로 입사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타은행들과 달리 여름방학 인턴을 40명 넘게 대규모로 채용했다.
![]() |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원 대표는 우리은행의 자기자산을 운용하는 증권운용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투자관련해 유통주식을 중심으로 주식, 채권, 펀드를 모두 봤었다"며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후 원 대표는 트러스톤운용, 브레인운용 등을 거쳐 라임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전문운용사 기준 완화에 발맞춰 가장 먼저 자산운용사로 전환하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작년에 헤지펀드 수탁고 2500억원을 달성했고 펀더멘털롱숏, 기업공개(IPO)특화, 메자닌, 해외상업부동산 담보채권 등 다양한 전략 상품을 출시하며 헤지펀드 업계를 선도해 왔다.
현재 원 대표는 금융투자협회의 전문사모운용사 모임을 통해 황영기 회장과 정기적으로 만난다.
◆ 국내최초 중금리P2P기업 창업자
2006년 공채로 우리은행에 입사한 이효진 에잇퍼센트(8percent) 대표도 금융업계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는 황 회장의 전문인력 공채출신이다.
국내 최초로 중금리P2P 대출기업을 설립한 이효진 대표는 현재 창업 4년차를 맞았다. 최근 이 대표는 핀테크관련 수상자리에서 시상자로 나선 황 회장과 만났다.
이 대표는 우리은행 재직 당시 지점근무 뿐 아니라 퀀트모델 분석,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트레이딩 등을 두루 거치며 전문성을 쌓았지만 결국 2014년 퇴사를 결정하고 그 해 말에 창업했다.
![]() |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 <사진=에잇퍼센트> |
에잇퍼센트라는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대출자들에게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는 일이 회사의 주요 비즈니스다. 현재 에잇퍼센트의 회원 숫자는 4만4910명에 달하며 실제 투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만도 1만4620명으로 국내 중금리 P2P투자 플랫폼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대표는 에잇퍼센트의 대출에 대해 "1.5금융권"이라고 강조한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은행에서 대출이 힘든 사람들이 고금리 대출을 써서 빚을 써야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제시하고 싶었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에잇퍼센트는 지난해 8월 최저금리 보상제를 실시하기도 했다. 에잇퍼센트에서 대출한 고객(1~7등급 대상)이 이후 다른 금융기관에서 0.01%라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경우 대출 수수료와 함께 보상금 10만 원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에잇퍼센트는 투자할 곳 없는 투자자들과 대출이 필요한 사람을 연계해주는 데서 발전한 금융플랫폼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인프라부터 항공기까지 대체 전문가
저금리기조가 고착화되며 주식과 채권 전통자산을 넘어 대체투자 분야에 대한 인기가 높다. 또한, 대체투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대형IB(투자은행)로 도약을 위해 갖춰야 할 전문영역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에서 대체투자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양성제 스트럭처파이낸스부장은 2004년 여름 우리은행 IB사업단에서 인턴경험을 통해 대체투자 전문가로 첫 발을 내딛었다.
![]() |
양성제 NH투자증권 스트럭처파이낸스부장 <사진=이형석 기자> |
양 부장은 "은행의 IB 비지니스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단순한 신용이나 담보가 아닌 특정 자산이나 프로젝트의 미래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하는 구조화금융 분야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옛 우리투자증권의 구조화금융 부서로 자리를 옮긴 그는 해외자산, 항공기금융에 대해 선제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해 다수의 딜을 성사시켰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신입공채 기준에 대해 "정답만 맞추고 모범생인 사람보다는 야성있고 그릇이 큰 사람을 원했는데 실제 인재가 많이 나와준 것 같아 보람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신입사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똑같이 얘기해온 게 있다"며 "그들이 일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 골드만삭스 뉴욕, 바클레이즈 런던에서 스카웃해가려고 하는데 내가 한국을 떠나면 안된다고 붙들러 다니고 싶으니 그렇게 서로 성장 발전하자고..."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