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지난 14일 오후 3시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소재 공중전화부스 전기차 급속충전소. 3년차 영업용 전기차택시 운전사인 A씨가 공중전화부스 급속충전소에서 택시를 세워놓고 20여분간 충전했다. A씨는 "전기차는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길지 않아 하루 4번 정도 충전한다"며 "공중전화부스를 많이 활용하면 되는데 숫자도 적고 그나마 도로변에 없어 충전하기 힘들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그는 "올 9월쯤 일반 차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충전소 확대와 공중전화부스의 재활용을 목적으로 시작한 '도로변 공중전화부스 전기차 급속충전소'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도로변 공중전화부스 사업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 10곳에 그치고 있다. 충전시 전기차를 주차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공중전화부스, 접근성 좋지만 전국 10곳 불과
15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과 KT링커스가 올해 추가 계획인 공중전화부스 전기차 급속충전소 5곳이다.
도로변 공중전화부스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은 KT링커스와 환경부 산하 환경관리공단에서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 서울 4곳, 성남 1곳, 대구 3곳, 순천 2곳 등 전국에 10곳을 운영중이다.
상대적으로 공중전화부스 충전소가 적은 이유는 장소를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충전 방식이나 시간, 가격 등은 마트나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에 설치된 일반 급속충전기와 다르지 않다.
공중전화부스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스탠드형으로 DC차데모 AC3상, DC콤보 3종의 충전기 타입이 갖춰져 있다. 사용법은 사용법은 기존 주유 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제 후 충전 연결기를 차 충전구에 꼽고 기다리면 된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에 따르면 급속충전기를 통한 충전 시간은 완전 방전상태에서 80% 충전까지 약 30분이 소요된다. 사용요금은 kWh당 173.8원으로 100km 당 약 2760원이다.
도로변 공중전화부스 전기차 급속충전소 사업은 시작 당시부터 관심을 끌었다. 충전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기차 보급 확대와 급격한 이용률 하락으로 철거 위기에 놓인 공중전화부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중전화부스는 전국 도로 곳곳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KT링커스와 환경부는 전국에 설치돼 있는 공중전화부스(2015년 기준 7만12대) 중 도로변에 있는 시설을 적극 활용해 매년 20곳씩 충전소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논의되고 있는 부스는 서울 4곳, 인천 1곳으로 5곳 정도다. 이마저도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네트워크 기반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보급된 전기차는 1만528대다. 1기 이상 완·급속충전기와 주차면을 둔 전국 공용 전기차 충전소는 849개다. 충전소가 전기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충전시 주차공간 확보' 어려워
충전소를 단기간에 늘리지 못하는 것은 장소 확보가 녹록치 않아서다. 전기차 충전은 일반 주유와 달리 약 20~30분가량의 주차 시간이 필요한데 그만큼 차를 세워놓을 수 있는 공간에 인접한 공중전화부스 찾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장소를 찾는다 해도 주변 상가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최종 허가 받기가 어렵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충전 시간 동안 인접 상가를 활용하는 것이 좋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점포 앞에 오랜 시간 주차가 돼 있는 것을 불편해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설치된 충전소 4곳 중 넓은 대로변에 위치한 곳은 전기차택시 기사를 만난 구로동 충전소 한 곳이다. 이 충전소는 8차선 도로에 인접해 있는데다 바로 근처에 상가가 없어 차들이 이동이 자유롭다. 다른 곳들과 달리 충전을 위한 주차 공간도 2곳이 확보돼 있다.
나머지 3곳의 충전소는 2차선 도로에 인접해 있거나 공영 주차장 일부를 점유하고 있어 차량 1대만을 주차할 수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충전기 구축은 환경부와 KT링커스가 협의해 위치를 선택하면 최종적으로 지차제의 허가를 받는다"며 "마땅한 위치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지만 막상 위치를 찾아도 주변 상가에서 장기 주차를 반대하는 경우가 있어 최종 허가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환경공단 관계자 역시 "충전기를 구축하려면 대기하는 차량까지 고려, 최소 1곳 이상의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기존 주차 공간이 줄거나 상가 주변의 차량 유동성을 막아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공중전화부스를 임대해 주면서 KT링커스가 얻는 수익이 전혀 없다는 점도 충전소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공중전화 사업은 휴대폰 보급으로 적자를 면치 못해 다른 통신사업자들이 이를 보전(2014년 기준 133억원)해 주고 있다.
전기차충전 업계 한 관계자는 "KT링커스가 충전소로 부스를 이용하게 해주면서 받는 것은 부스를 새롭게 리뉴얼 해주는 것 뿐"이라며 "KT링커스에 돌아가는 수익이 없는 것도 확산의 걸림돌일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