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가능성 적지만, 투자자산 해외 다변화 필요
[뉴스핌=김선엽 기자] 4월 위기설, 7월 위기설... 매년 반복되는 위기설이 올해도 고개를 든다. 환율조작국, 사드(THAAD),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두루 엮은 시나리오다. 새롭진 않지만 각각의 파급력을 예단할 수 없기에 투자자는 불안하다.
여기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19초 악수, 27홀 골프 라운딩, 4번의 식사 소식 등을 접하고 있노라면, 국내 투자자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위기설에 대해 '썰(설, 說)'일 뿐이란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글로벌 자산관리 차원에서 원화 자산에 대한 쏠림을 해소하고 해외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출처=FT> |
14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거론되는 위기설의 실현 가능성에 대체로 선을 그었다.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여러 재료를 조합한 것에 불과할 뿐, 이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개연성은 적다는 것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제서야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조금씩 거품을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인데 위기설은 타당하지 않다"며 "위기론은 국내 언론에서만 나오는 얘기 같다"고 지적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 년 간 침체됐던 전 세계 글로벌 교역이 최근 확대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신흥국 전체의 수출량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해선, "트럼프가 우리나라만 (원화 약세로) 때리면 문제가 되겠지만 중국 유럽 일본 등 모든 경쟁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위기가 온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중에 떠도는 시나리오대로 위기가 불거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블랙스완’이 언제고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러모로 불안한 투자자라면 우선적으로 선진국 투자 비중을 늘리고 아울러 금 등의 안전자산을 일부 매수하는 것이 좋은 대비책이라고 조언한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위원은 "위기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지만 투자는 펀더멘털과 투자심리간의 결합이라 기간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즉 단기로는 2분기 초까지 위험관리가 필요하며 이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금과 미국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성호 우리은행 WM추진부 부부장은 "미국과 유럽의 하이일드, 글로벌 배당주, 신흥시장 채권,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등으로 분산투자를 권유한다"며 "투자시기와 관련해선, 현 시점에서 일괄 투자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현식 KEB하나은행 투자상품서비스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식보다는 하이일드 채권을 통한 자산배분을 권유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성격상 이미 기대감을 많이 반영한 듯싶은데 반해 하이일드 채권은 미국 경기와 비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만 유동성이 부족한 채권시장 성격을 고려할 때, 아직 경기개선 기대감을 많이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관순 미래에셋대우 상품솔루션 팀장은 "4월 위기설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며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및 정책에 대한 우호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시장 흐름 변동 시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한 AB셀렉트미국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투자는 늦추면 늦출수록 어려워진다고 본다"며 "환(원화 강세)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원화가 추가 강세로 가기는 힘들다고 보는 구간이기 때문에 환 헤지를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팀장은 "이종통화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에 달러 이외에 엔이나 유로까지 들고 가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굳이 달러에 더해 다른 통화를 갖고 가기를 원한다면 골드 자산을 약간 들고 가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